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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샤샤(张沙沙)는 화장기 없는 애띤 얼굴로 자신이 가수이며 박진영의 JYP 소속인 것을 대단히 기뻐하고 자랑했다. 중국 동북지방의 치치하얼(齐齐哈尔)이 고향인 20살 아가씨이다. 노래가 좋아, 스타가 되고 싶어 박진영 사단에 들어왔으니 대단한 자부심을 지닌 듯하다.

지난 10월 23일, SK텔레콤 글로벌원정대와 함께 방문한 곳에서 그녀를 만났는데, 사실 장샤샤 뿐 아니라 많은 배우와 가수를 양성하고 매니지먼트를 하는 곳이었으니 바로 이곳에는 3개의 독특한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한 공간에 어우러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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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 소속의 중국가수 쟝샤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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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한 회사 건물

SK텔레콤은 싸이더스HQ와 박진영의 JYP, 그리고 중국의 레이블 회사인 TR뮤직(타이허, 太合麦田)에 각각 투자해 중국에서 대중문화 비즈니스를 런칭했다. 더불어,중국 유명포털인 소후닷컴에 신한센(新韩线)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도 한다. 이 인터넷 서비스는 한국의 지상파 3사의 오락프로그램을 통해 한국문화를 중국에 소개하는 코드이기도 하다.

이 3개 회사를 조직하고 중국 내에서 새로운 한류 비즈니스, 글로벌을 지향하는 문화 비즈니스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김광섭(金光) 총재이다. 중국의 유망 배우와 가수를 캐스팅하고 매니지먼트해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는 문화상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데 낯선 땅 중국에서 대중문화에 대한 이해와 분석을 기반으로,

또한 SK텔레콤에서의 업무노하우를 결합해 'From china to Global'을 구현하려는 야심찬 전략이 있다. 지상파를 비롯한 메이저 매체와 문화기업들이 한류 기반의 확충을 등한시한 가운데, 이제 거의 한류의 약발이 다 끝나는 시점에 새로운 마인드를 펼쳐내고 있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지금은 장샤샤를 비롯한 많은 스타지망생들이 한국이라는 문화비즈니스 노하우에 흥미를 가지고 있지만 언제 당장 그 힘을 상실할 지 불투명한 것이 중국의 현실임을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더욱 김총재의 의연한 문화전략이 공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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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총재

사무실 곳곳에 싸이더스와 JYP 소속의 배우와 가수들의 포트폴리오가 보인다. 이름하여 한류스타들인데, 그들이 제대로 평가되고 있는 지, 중국사람들의 마음 속에 어떤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지 진지하게 고민도 해볼 일이다.

눈에 확 나타나는 흥미진진한 사람은 역시 박진영. 얼마전 JYP 중국법인을 설립할 때 방문해 중국매체와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그는 미국에서 중국 출신의 가수들을 열심히 교육시키고 있다고 하는데, 내년 초에는 한국에서부터 쇼케이스를 한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기대된다. 어떤 물건이 등장할 지, 조선족이건 한족이건 중국인의 잠재력을 미국의 토양에서 한국인의 노하우로 만들어내는 이슈가 성공적이길 기대해본다. 비(Rain)보다 더 파괴력 있는 창조가 구현될 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10대 후반의 조선족 쌍둥이 형제를 트레이닝 중인데, 중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진영은 '비에 비해 더욱 가능성이 큰데, 그 이유는 비와 달리 처음부터 미국에서 트레이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셔날리즘을 다 떨치고 바라보면 설득력 있는 기대를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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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Wonder Girls)의 포스터인가 보다. 사무실 복도에 걸려 있는 모습이다. 중국에서 그녀들은 'Wonder Girls'로 불린다. 갑자기 약간 이상하다는 느낌? 중국에서는 영어를 비롯해 서양 외국어를 자기네 말로 옮길 때 꽤 복잡한데 중국 화교권에도 'S.H.E'처럼 그냥 영어를 그냥 부르기도 하니 이렇게 부르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런데 왜 '비'는 'Rain'이라고 했을까? '비'는 한국어이기 때문일까?. 십중팔구 그렇다.  하여간 중국사람 중 한국 연예인들을 잘 알거나 한국어를 배웠다면 모를까, '비'라고 하면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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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조합이 아닌가. 건물 입구에 붙은 3개의 회사. 타이허(Tr)은 100여명의 중국가수들을 보유한 회사이다. 대표적인 가수는 몇년 전 전 중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차오뉘(超女)에서 1등을 한 여가수이다. 중성적 보이스와 촌스럽게 생겼지만 노래 하나는 기가 막히게 했던 리위춘(李宇春)이 회사 소속이다. 리위춘은 사실 실력만으로도 대중매체를 통해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인물인데 중국의 젊은이들에게 자신도 그 어떤 돈과 배경이 없어도 대중적인 스타기 돼 돈을 벌 수 있으리라는 환상을 심어준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리위춘 같은 인물은 1년에 한두명 나올까 말까이니 '동일시'에 의한 착각만 전 중국에 확산시킨 것이 아닐까 싶다.

중국의 가수 등용문, 2006년 초급여성 대단원의 막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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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몹시 불었다. 낙엽이 물들어 사무실 주변이 온통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우리 글로벌원정대원들은 이 분위기에 감동을 먹었다. 이런 곳에서 근무하면 능률이 오르겠다는 말도 하면서 부러운 눈짓을 연신 풍겼다.

새로운 한류의 흐름을 기획해서 다시 한번 꼭 찾아가겠다는 약속을 못 지켰다. 다음에 베이징을 가면 찾아가서 김총재의 업그레이드된 전략을 또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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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스케치이다. 장샤샤와 간단 인터뷰를 했는데 순수한 표정과 말투, 어딘지 모를 시골스러운 느낌도 있는데 의욕만큼은 대단해 보였다. 사무실 안 안무와 피아노 연습실도 아주 큰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아닌 듯 보였으나, 앞으로 중국에서 멋진 승부로 성공하는 한류 아이템이 되길 바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