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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마용박물관에서 의외로 재미있고 유익한 전람회와 만났다.

바로 <인상쟈오즈타오(印象交趾陶)> '쟈오즈'는 채색이란 뜻의 차이여우(彩釉)와 거의 비슷하니 채색도자기(彩釉陶)라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이 쟈오즈타오는 명나라 말기부터 그 싹이 텄으나 청나라 도광제 시대 약 200여년 전 중국 광동 지방에서 발원했다고 한다.

이후 대만에서 그 예술적 기품이 더욱 꽃 폈으며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독특한 진한 색감이 도자기 속에 묻어 있기도 하거니와 마치 당삼채를 보는 듯한 착각도 든다. 중국의 민간예술의 보배라 일컫기도 한다. 마침, 대만출신의 린광이(林洸沂) 선생이 전시한 다양한 도자기를 보는 즐거움이 병마용 못지 않다. 그렇다. 역사공부하기 좋은 소재들이 넘친다.

우선, 관우, 관평, 주창 등 삼국지 인물들이 반갑고 노자(老子)와 토지공(土地公)도 있고  일반민중들이 하늘과 땅의 신이라 믿은 천후(天后)인 마조(妈祖)와 천리안(千里眼)과 순풍이(顺风耳)도 있다. 관세음(观世音), 보현(普贤), 문수(文殊) 보살도 있으며 자항(慈航)과 강태공(姜子牙)도 등장한다. 비의 신 우사(雨师)와 바람의 신 풍사(风师)도 있다. 8대 용왕 중 마나사용왕(摩那斯龙王) 진시황과 병마용도 있다.

부귀를 상징하는 쌍사자 놀이개 부귀사진(富贵狮镇)
토끼가 약을 찧는 그림접시 월궁오서도반 (月宫五瑞图盘)
호랑이가 가져다 주는 '복' 오복임문반(五福临门盘)
행운과 경사를 뜻하는 길상길경(吉祥吉庆)
전설 속 행운의 상징 마고헌수(麻姑献寿)
등등 어렵기도 하다.

가만 보면 재미있는 것은 무수히 등장하는 동물들
역사, 종교, 신화 속 인물들과 함께 등장해 그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동물의 역할인 것이다. 이미 토끼와 호랑이가 출몰했다. 관세음과 우사는 용을 타고 노자는 소를 타고 풍사는 호랑이를 타고 보현은 코끼리를 타고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가 등장한다.

중국인들에게 이 12지지(地支)들은 무슨 의미일까?
린광이 선생의 작품과 설명을 통해 알아보자!

쥐(鼠)

쥐는 12지지에서 '자(子)'이다. 호리병 속에서 끊임없이
성장해 꽃을 피우듯
자손만대(子孙万代)로 발전한다는 뜻이다

소(牛)

엄마소는 '배려(关怀)의 눈길(眼神)'이며 깊은 바램을 뜻한다.
그래서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순조롭기를 바라는 득의(得意)이며
모성애와 같은 혈육의 정을 뜻하기도 한다.

호랑이(虎)

앗~ 그런데, 호랑이를 잡아오지 못했다. 위의 오복임문도를
근거로 해보면
기쁨, 복, 재물, 우아, 품격 등 오복(五福)을 뜻한다.

토끼(兔)

우리 인류와 아주 친숙한 동물로 고요함 속에서
역동적인 모습인 정중동(静中动)을 나타낸다.

용(龙)

머리를 쳐들고 하늘로 솟아오르며 화기를
내뿜는 용은
상서러운 기운이 온 사방에 퍼진다.
길조의 의미로 상용헌서(祥龙献瑞)의 뜻이다.

뱀(蛇)

옛부터 뱀을 보면 재물을 얻는다고 한다.
일견대길(一见大吉)의 길조를 상징한다.

말(马)

말 위에 원숭이가 앉아있는 모습.
말을 타고 제후가 된다(马上封侯)는 것은
전도가 유망하다는 것을 상징한다.
(원숭이와 제후의 발음이 같다)

양(羊)

양은 고대에는 상(祥)과 같은 의미로 길상(吉祥)을 뜻한다.
역괘(易卦)에서 태양을 연다는 삼양개태(三阳开泰)의 의미로
역시 행운을 가져다주는 뜻이기도 하다.

원숭이(猴)

예가 아니면(非礼)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않는다(<논어>)
사비(四非)를 상징하는 동물로 가정의 화목을 뜻하기도 한다.
(그림은 위의 말 참조)


닭(鸡)

두마리의 닭이 서로 노려보고 있는 모습인데
싸우려는 투지(斗志)를 드러내는 동물이다.

개(狗)

개는 집을 지키고 주인을 섬기는 충성스럽게
자기 본분을 잘 지키는 진본분(尽本分)의 상징이다.

돼지(猪)

천간과 지지가 순환하는 일갑자(一甲子)를 상징하는 동물로
같은 발음의 일가자(一家子)를 내포하는데
한 가정이 풍요로운 모습을 뜻하기도 한다.


12지지 동물들을 두루 보니 재밌기도 하고
동양적 사고 속에 있는 지혜와 슬기도 배어있는 듯 생각이 든다.
중국 농경사회의 4가지 생업을 형상화한 대형 도자기 그림이 눈길을 끈다.

어초경독(渔樵耕读)


이 자오즈타오는 예술품이면서 동시에 캐릭터 상품이기도 하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션전 등 큰 도시의
백화점이나 캐릭터공예품 가게에 가면 간혹 볼 수 있다.

베이징에서는 판자위엔(潘家园旧货市场)에 가면
이런 상품을 살 수 있다.
예전에 직원들 나이(띠)에 맞춰 선물용으로 산 적이 있다.
어떤 형태의 캐릭터 상품으로 둔갑하느니 소개해본다.

사람의 띠를 셩샤오(生肖)라 하고
걸개 장식품을 과졘(挂件)이라 한다.
이름하여 열두 띠 걸개 장식품, 스알셩샤오과졘(十二生肖挂件)

자子 올해가 쥐띠~ 中华交趾陶


 축丑 우직한 소, 캐릭터라 귀엽네 中华交趾陶


인寅 호랑이야? 두꺼비같기도 하고...中华交趾陶


묘卯 토끼는 토끼답다 원래 귀염둥이니 中华交趾陶


진辰 둔해 보이는 용이군 中华交趾陶


사巳 니가 뱀이냐? 똥? 中华交趾陶


오午 오우~ 역시 말이 멋지네 中华交趾陶


미未 너도 양 아닐 미다 中华交趾陶


신申 원숭아 너는 조금 봐줄만하다 中华交趾陶


유酉 참새 같아 닭아 中华交趾陶


술戌 개가 아니라 복실강아지 中华交趾陶


해亥 헤헤 넌 돼지 저금통 같네 中华交趾陶


이거와는 조금 다르지만, 2004년도에 베이징 판자위엔에서
한 개에 15위엔인가 주고 20개 정도 산 기억이 나네요.
무려 1시간 30분 정도 깎고 또 깎아서
처음에 아마 50위엔 정도 불렀던 거 같네요.
중국 여행 중에 이런 녀석들을 만나면
중국 남방지역의 독특한 도자기 공예예술품인
"쟈오즈타오(交趾陶)" 또는 "쟈오즈 도자기"라고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