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재벌, 제주도에 첫 삽을 뜨다

지난 5월 31일 중국 부동산 종합개발기업 뤼디(绿地) 그룹은 제주도에 총 규모 9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협약했다. 한국 지식경제부와 중국 공업과신식산업부의 승인 아래 계약 주체는 코트라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뤼디는 2012년 중국부동산산업협회 기준 100강 기업 중 5위다.

지난 2월 경상남도 김두관 지사의 베이징 투자 유치 설명회 당시 부동산 투자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중국 기업의 해외 투자 중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고 수익이 보장되는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중국 부동산 기업은 중국식 사회주의 경제정책, 개혁 개방의 후광을 업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한 중국판 재벌정책이라 할 수 있다.

부동산 기업 1위를 수년간 놓치지 않고 있는 완커(万科)는 1984년 창업했으며 2010년 기준 약 20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창업자 왕스(王石, 1951년생)는 광시 류저우(柳州) 출신으로 광저우 철로국과 선전특구발전공사에 근무하던 중 창업했다. 바로 개혁 개방의 물결이 떠오르던 시기이다. 선전(深圳)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전국 20여 개 지역에 진출해 있다.

이장수 감독으로 인해 유명한 헝다(恒大)는 1997년 창업한 이래 2011년 기준 약 17조원의 매출을 기록해 부동산 업계 2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자 쉬자인(许家印, 1958년생)은 허난 타이캉(泰康) 출신으로 우한강철학원을 졸업, 선전에서 근무하던 중 광저우에 파견된 후 부동산 개발의 가능성을 보고 창업, 폭발적 성장을 기록했다. 26개 도시에 진출해 부동산과 투자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개인 재산이 8조원에 이르며 2012년 3월 발표한 포브스[1] 기록에 따르면 세계 173위, 중국 대륙 5위의 갑부이다.

부동산 3위 기업은 다렌 완다(万达)로 1988년 창업한 이래 호텔, 백화점, 문화산업, 여행투자 등 사업 다각화에 성공해 20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남방에 완커가 있다면 북방에는 완다'가 있다고 할 정도로 기록적인 성장을 했다. 현재는 본사를 베이징으로 옮겼다. 창업자 왕젠린(王健林, 1954년생)은 쓰촨 몐양(绵阳) 출신으로 랴오닝대학을 졸업했으며 보시라이 주도로 '북방의 홍콩(北方香港)'[2]으로 발전한 다롄에서 크게 성공했다. 2012년 포브스 기록에 따르면 중국 대륙 6위의 갑부가 됐다.

(사진설명 : 왕스(왼쪽 위), 쉬자인(오른쪽 위), 왕젠린(왼쪽 아래), 장위량(오른쪽 아래))

다음으로는 국영 기업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가 홍콩에 설립한 지주 회사 중국해외발전공사(中国海外发展公司)가 매출규모 4위를 기록했다. 1969년 설립됐으며 개혁 개방 이후 부동산 개발 붐을 타고 1992년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부동산 업계 5위 뤼디는 2011년에는 완커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중국기업연합회가 발표한 국영 및 민영을 총망라한 중국 500대기업 중 36위였으며 세계 5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창업자 장위량(张玉良)은 상하이 주택 관련 공무원이던 1992년 당시 시 정부 산하 공기업으로부터 투자 받은 약 30억원으로 중국 최고의 부동산 재벌로 성장했다.

그 밖에도 100대 부동산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도시는 물론 지방 도시의 개발 붐을 타고 성장한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와 맞먹는(?) 부동산 재벌들

문화대혁명 이후 1978년 개혁 개방의 기치를 내건 중국은 1992년에 이르러 당시 88세의 노구를 이끌고 덩샤오핑은 남순강화(南巡讲话)를 한다. 때맞춰 부동산 개발을 통해 성공한 남방의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부동산 개발 모델은 전국으로 퍼져 개혁 개방의 최대 수혜 기업이 부동산 개발상이라는 등식을 성립시켰다. 정책 흐름을 간파한 창업자들은 너도나도 앞다투어 성공했다. 정부 관료와 끈끈한 관계는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

이처럼 중국 부동산은 개혁 개방 정책을 등에 업고 성장했다. 정책 지원이나 비호 아래 재벌로 성장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도 부동산 기업은 여전히 성장 기로에 있다. 몇 개의 부동산 기업 매출을 합하면 삼성전자 매출과 맞먹는다. 순 수익률을 따지면 훨씬 자금력이 있다. 엄청난 자본 축적을 무기로 중국 부동산 기업의 해외 투자는 시작된 지 이미 오래다. 제주도에 첫 삽을 뜬 중국 부동산 재벌이 앞으로 어떤 규모로 어떻게 우리나라로 쏟아 들어올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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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적 리서치 기업인 포브스(福布斯, FORBES)와 후룬(胡润, HURUN)은 매년 중국 부호를 선정해 발표한다. 100대 부호 중 부동산 재벌이 거의 1/3을 차지한다. 2011년 후룬 리스트는 39명에 이르는 부동산 기업 창업자를 이름을 올렸다.

[2] 1993년 6월 14일부터 15일까지 보시라이(薄熙来)가 시장으로 재임하던 다롄에서 개최된 랴오닝 성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제기된 캐치프레이즈로 덩사오핑의 남순강화를 통해 가속화된 개혁 개방 정책을 동북 지방으로 확대 발전한 것.

Global News Network 'A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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