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만리장성의 서쪽 끝 가욕관(자위관)에 있는 현벽장성을 오른다. 거의 비가 내리지 않는 지방인데 비가 내린다. 20도가 채 안 되는 온도라 가파른 장성을 오르는데 하나도 덥지 않다. 보통 때 35도가 넘는 걸 생각하면 축복이다. 오를수록 전망이 넓어지니 시야는 훨씬 시원하다. 멀리서 바라보면 검은 빛이 감도는 민둥산 헤이산에 파란 하늘, 흰 구름이 잘 어울린다. 생긴 모습이 베이징 부근 바다링八达岭 장성과 사뭇 비슷하다고 해서 서쪽 지방의 바다링이라 부르기도 한다. 서역으로의 통로를 개척한 한나라 시대의 여행가인 장건张骞, 흉노족 토벌 무장인 한나라 무장들인 곽거병霍去病과 후한 시대의 반초班超, 불법을 구하러 간 현장玄奘, 동방 여행가 마르코폴로马可波罗, 그리고 청나라 말기 정치가인 임칙서林则徐와 ..
자위관(嘉峪关) 관청은 그 건물이 웅장해 천하제일웅관(天下第一雄关)이라 하며 변방의 요새(连陲锁钥)라고도 한다. 명나라 시대 홍무 5년(1372년)에 세워졌다. 관청 성곽에 오르면 멀리 눈 덮인 설산이 보이고 우루무치로 가는 기차 길과 도로도 한눈에 보인다. 관청 내에는 재미난 볼거리가 많은데 그 중에 지스옌밍(击石燕鸣), 즉 돌을 치면 제비 우는 소리가 난다는 돌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제비 한 쌍이 있었는데 어느 날 숫제비가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암제비가 성벽에 부딪혀 죽었다 한다. 그 이후로 제비가 앉았던 돌을 치면 제비 우짖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사람들도 제비는 길조라 여겨 장군들이 전쟁터에 나갈 때 부인이 아이들과 함께 이 돌을 치면서 무사기원을 했다고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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