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회 간쑤 2 동서양의 길목에 초승달로 떠오른 오아시스 5) 장예 張掖 초저녁 공원은 시민들의 노래연습실 치롄산을 넘어 버스를 타고 14시간 만에 겨우 간쑤 성 장예에 도착했다. 곧바로 기차 역으로 달려가 다음 날 티켓을 예매할 생각이었다. 장예에서 하루 묵을 생각을 바꿔 다시 새벽 1시 19분 행 밤 기차표를 끊었다. 아쉽지만 바로 출발하기로 했다. 그래서, 시간이 서너 시간 남았다. 다시 시내 중심지인 중구러우(鐘鼓樓)로 갔다. 종각이 있는 곳이니 번화가이다. 누각 위로 해가 지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새 떼가 활개를 치고 있다. 해가 저물 때면 이렇게 새들이 떼로 몰려다니는 지는 모르지만 다소 스산하고 이상한 느낌이다. 사거리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뻗은 길이 보인다. 동쪽 길은 둥다제(東大街), 서..
둔황(敦煌) 시내는 아주 작고 좁다. 장거리 시외버스 터미널인 창투치처잔(长途汽车站)이 있는 밍산루(鸣山路) 거리에는 외국 여행객들을 위한 호텔이나 식당이 아주 많다. 그 중에서 두 군데 식당이 참 인상에 남아 소개한다. 한글로 ‘한국여행자들의 여행기록이 있습니다’라고 문 입구에 써 있어서 들어갔다. 테이블이 네 개 밖인 아주 작은 식당이다. 정말 2002년 7월부터 한국여행자들이 남긴 방명록이 있는데, 그걸 읽어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우리나라 요리를 시키고 기다리는 동안 아주 머리가 이미 배부르다. 정작 주인은 한국말을 못하고 대신 일본어를 좀 하는 듯하다. 이곳에서 만난 학생과 다시 우루무치에서 만났다. 그렇게 이곳은 한국 여행객들을 위한 연락처로 자리잡고 있다. 또 한군데는 John’s In..
밍사산(鸣沙山) 역시 관광지라 낙타와 모터자동차(ATV)를 탈 수 있다. 낙타를 타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꽤 낭만적이다. 고등학교 때인가 본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인가 막 그런 장면이 연상되고 그랬다. 사막을 가로질러 가는 실크로드 상인들의 모습 같기도 하다. 물론, 돈 내고 즐기는 여행이긴 하지만, 날씨가 더워서인지 그런 상상도 아주 금방이다. 이전에 네이멍구(内蒙古) 초원에서 탔던 모터자동차가 있어서 가격을 흥정(50위엔)하고 탔다. 울퉁불퉁한 사막을 넘고 넘는다. 운전사가 운전대를 나에게 건넨다. 부릉거리며 달렸다. 정말 신난다. 그리고 이게 참 말을 잘 듣다가도 안 듣는다. 사막을 넘어가는데 사막이 어디 똑바른 길이던가. 좌우로 확 기울다가 쓰러질 듯 불안하다. 다시 내려오는 길에 운전사 뒤..
밍사산(鸣沙山)은 사막 산이다. 둔황(敦煌)에서 남쪽으로 불과 5킬로미터 떨어졌으니 아주 가깝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도 20분이면 도착한다. 둔황 자체가 사막 가운데 조성된 도시임을 알 수 있다. 밍사산은 사람들이 사막모래를 밟으며 지나가면 모래가 흐르는 소리를 빗대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만큼 산도 꽤 높다. 동서로 40킬로미터, 남북으로 20킬로미터에 이르는 사막 사이에 우뚝 솟은 산이다. 해발은 1650미터 정도이나 가깝게 가서 보면 수십미터에 이르는 등산로가 보이기도 한다. 너무 더워 감히 오를 생각을 못했다. 밍사산에는 위에야취엔(月牙泉)이라는 오아시스가 있다. 밍사산에 둘러싸인 작은 샘인데 그 생김새가 초승달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위에야(月牙), 달과 이빨? 초승달을 말한다. ..
[중국발품취재48] 둔황 모까오 굴과 밍사산 자위관(嘉峪关)에서 312번 국도로 따라 안씨(安西)를 지나는 길은 정말 사막 한복판을 달린다. 아무것도 안 보인다. 그저 황량한 벌판뿐. 다시 안씨에서 서남쪽으로 두 시간 더 달리면 둔황(敦煌)이다.둔황 톨게이트를 지나면서 정말 ‘이 멀리까지 왔구나’하는 생각에 감회가 새록새록 피어난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만나 찬란한 교류를 꽃 피우고 실크로드라는 반짝이는 이름까지 얻게 된 곳. 둔황이야말로 실크로드의 상징이 아닌가.쉼 없이 흩날리는 사막 모래는 여전히 그 옛날 영화를 기억하고 있을까. 버스 차창에서 바라보노라니 이런 황폐한 토지 위에서 사람들이 살아왔다는 것이 기적이 아닐까 싶은 상념에 젖었다. ▲ 국도에서 둔황 시내로 들어가는 톨게이트 ⓒ 최종명 둔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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