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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기여가수인 리위춘(李宇春), 쩌우비창(周笔场), 허지에(河洁), 안여우치(安又琪), 짱징잉(张靓颍)을 배출한 후난(湖南)성 위성채널인 후난웨이쓰(湖南卫视)의 차오지뉘셩(超级女声)을 모르는 중국인은 없다. 2004년, 2005년 차오지뉘셩으로 매년 1억위엔 이상의 광고 등 수익을 올리고 대단한 인기를 끈 프로그램이며 가수 등용문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대장금'(국경절 및 중추절 기간에 다시 재방송) 방영과 '궁' 방영 예정으로 유명한 후난위성은 지역 성단위 방송국으로서는 꽤 인기채널이다. 중국국영방송이면서 전국에 방영되는 10개 이상의 CCTV채널과 각 1개씩 전국에 송출하는 성단위의 위성채널 중에서도 단연 시청율이 높다. 이런 인기채널로 성장한데는 단연 차오지뉘셩의 역할이 컸다고 해야 할 것이다.

2006년의 쫑쥐에싸이(总决赛), 최종 결선이 9월29일 후난성 성도인 창샤(长沙)에서 열렸다. 지난 4월 지역예선부터 이어온 대장정의 막을 내린 것이다. 장장 6개월 동안 전국을 사로잡았던 '수퍼걸' 프로젝트. 개혁과 개방이라는 구호 아래 경제성장의 와중에서 대중문화산업의 새로운 전환으로 평가받는 후난위성의 차오지뉘셩을 따라가 보자.


올해 4월 2일, 후난방송국은 2006년 차오지뉘셩의 씬원파뿌회이(新闻发布会), 즉 기자회견을 열어 정식으로 '2006快乐中国蒙牛酸酸乳超级女声'의 시작을 알렸다. 지역 성 방송국의 성공모델로 평가돼 중앙언론은 물론이고 각 성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스폰서인 멍니여우(蒙牛)가 프로젝트 명칭으로 들어온 게 특이하다.


2005년도 1위 리위춘(왼쪽)과 2004년도 1위 안여우치가 기자회견장에 나와 치사를 하고 있다. 리위춘은 '나는 꿈을 실현했다'(我实现了自己的梦想)고 하며 2006년도 차오지뉘셩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았다. 그렇다. 차오지뉘셩의 성공요인은 바로 가창력을 갖추기만 하면 누구든지 13억 중국인구 중 반인 여성들은 가수가 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이에 사람들은 TV 앞에서 흥분했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전국 5개 지역의 예선을 거쳤다. 18세 이상의 여성이면 신분이나 나이 제한 없이 신청할 수 있다. 지역 예선이 벌어지는 곳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젊은 여성들의 빠오밍(报名),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맨 처음 시작된 창샤(长沙)의 빠오밍장소.
 

기타도 등장했다. 10강전에서 쉬페이(许飞)는 비교적 조용한 노래를 불렀지만, 열광적인 응원에 꽤 시끄러웠다 한다. 이렇듯 야외에서도 녹화를 하기도 했다.

6월 초, 후난성의 성도(省都)인 창샤 예선에서 1등을 한 리나(厉娜). 왼편의 마이크를 든 주츠런(主持人,진행자)는 아주 유명한 리샹(李湘)이다.


신청자 중에서 가창력을 테스트한 후 50명을 선정하고 20강, 10강, 7강, 5강을 거쳐 최종적으로 3명을 지역 우승자로 선정한다. 참가자가 많아서 칸막이를 하고 전문가들이 일일이 테스트를 한다.
6월은 한참 월드컵이 열리고 있었다. 저쟝(浙江) 항저우(杭州) 지역예선에서는 참가자들이 월드컵을 기념하듯 축구공으로 연기를 하고 있다.
항저우에서 1등을 한 쌍둥이 듀엣 REBORN이 인기남자가수인 우치씨엔(巫启贤)과 열창을 하고 있다.


스촨(四川) 성 청두(成都)에서도 지역 예선이 열렸다. 독특한 복장을 한 출연자들도 있는 등 지역 예선이 지역 축제의 수준으로까지 발전해가는 느낌이다. 또한, 미국인이 50강에 뽑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역 결선에 가까울수록 일대일 방식의 대결을 하는데 이를 PK 방식이라 한다. 아마도 페널티킥에서 타온 듯하다. 청두 7강전에서 19비(比,대)12로 승부가 났다. 심사위원단이 둥근 표지를 넣어 결정하는데 방송을 의식한 방식으로 특이하긴 하지만, 30여명이 일일이 다 왔다갔다 하니 지루하기도 하다.
1등을 한 탄웨이웨이(谭维维)의 꺼미(歌迷,팬)들이 열렬하게 응원하고 있다.


랴오닝(辽宁)성 션양(沈阳)에서는 청나라 복장을 하고 야외촬영을 하기도 했다. 뻬이링꽁위엔(北陵公园)에서 참가자들의 모습이 이쁘다.
션양 지역예선에는 조선족 아가씨가 참가신청을 냈다. 아쉽게 50강에 들지 못했다고 한다.
7월말에 열린 지역결선에서는 아이멍멍(艾梦萌)이 1등을 했다. '爱情三十六计' 노래에 맞춰 현란한 춤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참가자 중 인기영화배우이고 영화 '야연'의 주연배우인 쩌우씬을 닮아 샤오쩌우씬(小周迅)이란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쩌우씬처럼 노래도 잘 하는 지 예선을 통과했다.
7강전에서 참가자들이 재미난 단막극을 연기하고 있다. 가창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연기도 꽤 관건이 된다. 왜냐하면 심사위원의 투표로 선정되기도 하고 갈수록 일반 시청자들의 핸드폰을 통한 한표 행사도 있기 때문이다.
꽝동(广东) 성 꽝저우(广州)에서는 1,2,3위가 모두 전국 10위 안에 들었으니 꽤 실력이 쟁쟁하다. 5강전에서 참가자들이 관중들 속으로 들어갔다. 꽝저우 예선이 8월 11일에 끝났으니 여름내내 각 지역마다 열광의 도가니였다.


각 지역예선을 마친 후 이제 전국 결승이 벌어지게 된다. 8월 초 기자회견에서는 결승전 방식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장에는 이 프로젝트 주최 측 대표들이 모두 나왔다.


후난라디오TV영화집단 쫑징리, 후난방송국 타이짱 오우양창린(湖南广播影视集团总经理 湖南电视台台长 欧阳常林)이다. 그는 2005년, 대중을 위한 오락, 관중이 참여하는 오락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씬위르어(新娱乐)를 도입해 차오지뉘셩을 기획했다. '관중이 표준을 정한다'(观众定标准)의 원칙을 지니고 서민지향적 방송을 지향하는 후난방송국의 수장이다.


프로그램 총 다오옌(PD)인 왕핑(2006快乐中国超级女声总导演 王平). 후난위성의 옌파쫑씬(研发中心)의 주런(主任)이기도 한 그녀는 차오지뉘셩의 총감독으로서 단순 음악애호가들을 방송으로 끌어올렸고, 오락성을 입증해 정신문화를 한층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후난위성의 종삐엔쓰(总编室) 주런(主任)이며 프로그램의 대변인 리하오(2006快乐中国超级女声新闻发言人 李浩).


상해티엔위미디어 동사장 왕펑(上海天娱传媒董事长 王鹏). 티엔위미디어는 후난방송국이 투자한 자회사로 기획집단에 가까우며, 차오지뉘셩의 실무를 주관하고 있으며 차오지난셩을 기획 중이며 씽지에(星姐, Miss Star)를 통해 신인을 발굴하기도 한다. 후난위르어(湖南娱乐) 핀다오(频道,채널)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전국 결선 주츠런(진행자)인 왕한(主持人 汪涵)


기자회견장은 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몰렸다. 차오지뉘셩의 사회현상과 향후계획 등에 대해 질문이 잇따르고 있다.
이제 전국 결선이다. 그런데, 8~9월 다시 뜨겁게 달굴 비장의 카드가 준비돼 있다. 바로 최종 결선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3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규칙은 이렇다. 먼저, 제1단계는 푸훠싸이(复活赛)를 통해 각 지역예선의 4위부터 10위까지 7명이 부활한다. 5개 지역이니 모두 35명인 셈이다.


결국 전국 50강이 탄생한 셈이다. 이들은 후난의 성도인 창샤에 8월 중순, 나란히 모였다. 이렇게 각 등수별로 서로 다른 옷을 입혔다. 연분홍색이 각 지역 1등, 연하늘색이 2등과 3등. 나머지는 모두 하얀색이다.


지역 예선이 모두 끝이 난 후 8월17일, 제1단계 부활의 밤(复活之夜)이 열렸다. 이제부터 참가자들은 세자리 숫자의 고유 번호를 갖는다.
앞자리는 지역번호로 창샤 1번부터 꽝저우 5번까지이다. 또한, 다음 두자리는 지역 등수다. 108이면 창샤에서 8위에 오른 참가자인 것이다. 이때부터 관중들이 투표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35명은 시청자 투표와 핑웨이(评委)의 선발기준에 따라 최종적으로 5명이 부활하게 된다.
105호 후링(胡灵), 204호 쭈야치용(朱雅琼), 205호 하오페이얼(郝菲尔), 306호 치아오웨이이(乔惟怡), 508호 쑨이씬(孙艺心) 5명이 살아남았다.
다음은 10강에 들기 위한 2단계를 거친다. 이것을 이름하여 스치앙루웨이싸이(十强入围赛). 두번에 걸쳐 경기를 갖게 된다. 제1경기는 부활한 5명과 지역 3위, 제2경기는 제1경기의 승자와 지역 2위와의 PK 승부다.


먼저 제1경기는 부활한 5명이 각 지역별 3위인 103호 쉬페이(许飞), 203호 짱옌(张焱), 303호 양레이(阳蕾), 403호 꽁허(巩贺), 그리고 503호 한쩐쩐(韩真真)에 도전하는 것이다. 이때부터 소위 PK 방식대로 하는데, 8월24일에 열렸다.
제2경기는 이들 중 승자가 각 지역별 2위와 동일한 방식으로 8월25일에 열렸다. 결국, 최종 10강이 가려져는데 한쩐쩐(韩真真,지역3위), 탕시아오(唐笑,지역2위), 쉬페이(许飞,지역3위), 양레이(阳蕾,지역3위), 샹원지에(尚雯婕,지역2위)가 각 지역 1위와 함께 10강으로 결정됐다.
이런 진행방식은 중국 고대의 무술 대련 방식과 같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노래대결을 무술대결처럼 연출하고 있다.
최종 10강 명단과 고유번호다.
01호 한쩐쩐 韩真真、02호 REBRON、03호 아이멍멍 艾梦萌、04호 탄웨이웨이 谭维维、05호 리나 厉娜、06호 샹원지에 尚雯婕、07호 쉬페이 许飞、08호 리여우리양 刘力扬、09호 탕시아오 唐笑、10호 양레이 阳蕾


스치앙찐지싸이(10强晋级赛) 역시 무술 대련 방식으로 진행된다. 9월1일 10명 중 2명이 탈락하는 10进8 대결에서 9위 탕시아오와 10위 양레이가 결정됐다. 이어 9월8일에는 8进6대결에서 7위 한쩐쩐과 8위 REBRON이 결정됐다. 드디어 6명이 남았다.


쉬페이는 아쉬운 듯 관중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아쉬움을 남기도 떠났다. 9월 17일 6进5 대결로 6위 쉬페이가 떠나고 5명이 남았다. 이날 대결에서 아이멍멍은 한국전문 무용수들을 출연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9월 25일은 5进4 경기였다. 리나는 아이멍멍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한다. 결국 5위가 된 리나는 팬들과 악수하고 떠나고 마음씨 착하게 생긴 리여우리양이 그동안의 정을 담아 손을 들어주고 있다. 드디어 4명이 최종 결선, 즉 쫑쥐에싸이(总决赛)에서 9월29일 맞붙게 된 것이었다.


9월29일 금요일 마지막 대결은 중국 민속악기를 연주하는 女子十二乐坊의 아름다운 선율이 흘렀다. 4명의 마지막 주자들도 붉은 색을 똑같이 입고 연기와 노래를 했다. 결국, 아이멍멍이 아깝게 4위를 차지하며 떠나고 말았다. 아쉬운 표정이 역력하다. 결국 3명이 올해의 1등 꽌쥔(冠军), 2등 야쥔(亚军), 3등 지쥔(季军)을 차지하게 된다.


최종 마무리는 탄웨이웨이와 샹원지에 둘이다. 긴박하고 흥미진진한 장면을 담기 위해 TV화면을 직접 찍었다. 마지막 노래는 수준에 맞게 선곡했다. 먼저 샹원지에가 카르멘(卡门)을 불렀고 이어 탄웨이웨이는 메모리(Memory)를 불렀다.
최종 PK는 선정은 일곱자리 숫자를 맨끝자리부터 부르는 방식이었다. 꽤 짜증나게 하는 순간이긴 했지만 장장 반년을 끌어온 프로젝트이고 보면 기다릴 만했다. 최종 순간에 먼저 샹원지에의 첫자리 숫자가 5백만을 기록했다. 만약 탄웨이웨이도 5백만이면, 즉 5를 부르면 탄웨이웨이가 1등. 그런데, 4를 불렀다. 결국, 상하이 출신의 샹원지에가 우승을 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탄웨이웨이 응원단 중 한사람을 고개를 떨구고 울고 두사람은 감격의 포옹도 한다.
샹원지에는 이미 엄청난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다. 나에게 메신저로 TV보고 투표하라고 알려준 중국친구도 샹원지에때문에 연락한 것이다. 한표 던지라고. 샹원지에의 꺼미(팬) 연령층은 아주 넓다고 한다. 게다가 팬의 8% 정도는 해외에 있다고도 한다.
샹원지에는 한번도 노래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핑웨이(评委) 위원들도 5강에 오르기 힘들 것으로 봤다고 한다. 그럼에도 우승을 거머쥔 것은 오히려 뭔가 올라가야할 목표가 없기에 그 어떤 가식도 없고 크나큰 득실도 없는 마음이 충분히 무대에서 구현되었다는 것이다. (这充分体现出她在舞台上没有任何掩饰,也没有太强的得失心) 그래서, 총감독인 왕핑은 그의 성공을 2005년의 리위춘에 비해 훨씬 문화적인 의의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샹원지에가 부른 노래 <爱>

 


폭죽이 터지고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있다. 가운데 꽌쥔(冠军)인 샹원지에(꽝저우), 오른쪽 야쥔(亚军)인 탄웨이웨이(청두), 왼쪽은 지쥔(季军)을 차지한 리여우리양(꽝저우)이다.
이들은 앞으로 엄청난 인기를 몰고 다니며 가수로서 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노래 실력을 갖추고 이토록 오래, 자주, 여러번 전국 시청자들에게 노출됐으니 말이다.
행사가 끝나고 신화사 기자가 총감독인 왕핑을 인터뷰한 기사가 차오지뉘셩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대가 차오뉘를 더욱 많은 의미를 부여'(时代赋予超女更多意义)의 기사에서 왕핑의 말을 인용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단한 자심감이다.
“超女最闪光的就是输得漂亮,赢得精彩。每一个被淘汰的选手,都是光彩地走开,虽败犹荣;每一个胜利的选手,都充满自信,珍惜对手的努力。这种不以成败论英雄的精神,也在默默影响中国人患得患失的心理。我们坚信,电视节目就是让一个不和的东西,变成一个和谐社会的一份子。”
"차오뉘의 가장 번득이는 점은 지더라도 아름답고, 이기면 훌륭하는 것이다. 매번 떨어져가는 선수들 모두 눈부시게 떠나간다.  패하더라도 영광이기에. 매번 승리하는 선수들도 자신감에 충만한다. 상대방의 노력을 아끼줄 알게 된다. 이런 게 승패를 떠나 영웅적인 정신이고 또한, 묵묵하게 우환이 생기건 사라지건 느긋한 중국인의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다. 우리는 TV프로그램이 바로 불화를 조장하는 것이지만 사회와 조화를 이루는 한 부분으로 변했다고 굳게 믿는다."
이 기사를 보니 재밌다. 여자가수 등용문을 무술 대결에 빗대어가는 것이 흥미를 유발하기는 해도 그게 중국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하거나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좀 이해가 쉽게 안된다. 또한, 사회 화합을 도모하는 재미있는 교양프로그램이 우리에게는 아주 많지 않은가.
차오뉘를 비롯 '대장금'과 같은 드라마마다 엄청난 광고로 수익 벌이에 여념이 없는 후난방송국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하여간, 작게 이룬 하나를 진지하게 키워내고 보다 풍부한 둘 이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들으면 침소봉대라 하겠다. 중국말에도 옌구어치스(言过其实)라고 하니 말이 실제보다 앞선다는 것이겠다.


01호 한쩐쩐 韩真真 7위




02호 REBRON 8위



03호 아이멍멍 艾梦萌 4위



04호 탄웨이웨이 谭维维 2위



05호 리나 厉娜 5위



06호 샹원지에 尚雯婕 1위



07호 쉬페이 许飞 6위



08호 리여우리양 刘力扬 3위



09호 탕시아오 唐笑 9위



10호 양레이 阳蕾 10위


글^여우위에 newonoff@한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