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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지대이던 베이징 다산즈, 798 예술의 거리 사진 스케치


앞으로 베이징올림픽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올림픽을 전후해 베이징의 역사와 문화, 생활과 사람들에 대한 뉴스가 넘쳐날 것이다. 나는 베이징에 있을 때 가장 베이징답지 않으면서도 가장 즐겨 갔던 곳이 다산즈(大山子)에 있는 798예술의 거리이다. 

이곳은 이미 우리 언론에도 보도된 적이 있고, 베이징올림픽 환경 미화 차원에서 철거가 예정됐으나, 이곳에 입주한 가난한 예술가들과 시민들의 항의와 시위가 벌어져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1960년대 이후 냉전의 산물, 군수공장지대가 세월이 흘러 이제는 예술가들의 작업실 겸 갤러리로 변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 이곳에 간 것이 2005년, 그때는 사진작가 시에하이롱(谢海龙)의 '희망공정' 사진 전시회를 보러갔다가 이 보석같은 공간을 '사랑'하게 됐다. 

그 이후로도 시간이 나면 그저 이곳저곳 갤러리를 둘러 보고, 예술가들의 작업실 속으로 들어가곤 했던 곳이다. 매번 갈 때마다 전시내용도 조금씩 바뀌고, 사람들도 더 많아진 곳이지만, 그래도 이 공장터에 오는 사람들은 아직 그다지 많지 않다. 점점 식당이나 까페, 술집이 늘어나고 있으니 아마도 올림픽 기간에는 자유분방한 외국인들에게는 안성맞춤인 곳이 될 지 모르겠다.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모았다. 이곳은 한두곳을 빼고는 사진 찍는 것에 대해 아주 개방적이다. 나는 전시 예술(그림, 조형, 전위행위 등) 그 자체보다는 공장이나 사람, 조형물과의 대비가 더 참신했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기 힘든 주제나 소재, 느낌을 담고 있어서, 이국적이라 해야 할지 생경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추상? 리얼리즘, 초현실주의 뭐 등등이 혼합적이라 해야 할지 모를 풍부한 감상 앞에 늘 즐겁다. 

사진으로 엮은 동영상의 음악은 중국의 포크 기타리스트 겸 가수인 쉬웨이(许魏)의 칭런(情人)이다. (앗~ Lei, Xu로 잘못 썼네, 동영상 보시는 분 죄송~ Wei, Xu) 제목과는 달리 영화 <솽스지(双食记)>의 주제곡인데, 영화가 굉장히 재밌기도 하지만, 다소 암울한 느낌을 주는 줄거리와 잘 어울리는데, 이곳 798 예술의 거리가 만들어내는 예술혼과도 닮은 듯하다.
 
찍은 사진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들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