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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주말(27일) 인천의 한 횟집에 갔다. 즐겨 먹는 생선회이긴 하지만 전문일식집이란 곳에 오랜만에 갔는데, 회를 주문하자마자 곧바로 금가루를 뿌린 회가 나타났다.

이 집은 죽을 뺀 다른 반찬들보다 먼저 회가 나오는데, 아주 현명한 영업방법인 듯하다. 대체로 회집에 가면 쓸데 없이 많이 주는 여러 곁가지때문에 정작 회의 참맛을 만끽하기 힘든 것에 비하면 아주 그럴 듯한, 어쩌면 정도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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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모듬회 한가운데 참치 위에 눌러붙은 금가루가 유난히 반짝거린다. 식용금가루가 먹거리의 가치를 더 살리는데 사용된 것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원가가 싸지는 않을 터이니 나름대로 고급 요리집에서나 등장하는 것이겠지 싶다. 금이 주는 인상과 조금 먹을 경우 무해하다는 인식이 전제된 것이라면 참, 대단한 발상이지 싶다. 김과 참치 그리고 금가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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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에 이어 등장하는 곁가지들도 예사롭지 않다. 전복, 문어, 멍게와 조개 그리고 게불을 탐스럽게 담아왔다. 생강, 무우, 마늘가 든 접시에 조개 하나를 담아놓으니 더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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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요리도 참 예쁜 자태로 등장했다. 새우찜 위에 알록달록 멋을 부린 모습이 군침을 돌게 한다. 역시 한마리 걷어내 살포시 접시에 담으니 그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피망과 고추 등 야채를 씹는 맛과 새우의 쫄깃한 맛이 서로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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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요리도 있다. 킹크랩이라고 하는데 그 크기는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담아나온 솜씨는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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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밥에 데리야끼 소스를 뿌려 나온 요리인데, 살짝 소스에 입을 대니 맛과 향이 나쁘지 않았다. 하나 입안에 넣었더니 사르르 녹는 느낌이 소스와 밥알이 서로 가볍게 융화작용을 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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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보통 회집에서 가장 실망하는 것이 튀김요리인 경우가 많은데 이 집의 튀김은 환상적으로 단백하고 쫄깃한 맛으로 그야말로 잘 튀긴 듯하다. 새우튀김, 고구마튀김. 나무랄 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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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처음에는 금가루에 현혹돼 소주 잔 빠르게 담그더니 서서히 새로운 요리들이 출현할 때마다 그 속도가 더욱 빨라져갔다. 회도 금빛찬란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 곁가지 요리들이 어떤 모양과 맛으로 입안을 감돌게 할 것인지 기대 역시 환상적이라 하겠다. 2008년 한해가 저물어가는 시점에서 금가루 먹었더니 올해 기억들을 예쁘게 담아가라는 메시지일까. 즐거운 맛!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