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크리스마스가 며칠 남지 않았다. 매년 성탄절만큼 전 세계인의 마음을 흥분시키는 경우는 많지 않을 듯하다. 아마도 종교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산타클로스와 캐롤로 거리를 수놓는 갖가지 색채와 가락이 동심을 자극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단연, 산타클로스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좋은 캐릭터이다. 산타클로스의 기원이나 유래를 불문하고 누구나 싫어하지 않는 이미지가 아닐까. 이 산타클로스 캐릭터와 크리스마스 관련 상품들을 오랫동안 모아둔 곳이 있어서 찾아가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호선 원당역 부근의 한 오피스 건물은 산타클로스 창고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산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문앞을 지키고 서 있다. 산타 할머니(헝겊 패널 속에는 MR. and MRS로 적혀 있음)도 있었던가? 하여간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두 분이 환영해주니 이 멋진 창고가 기대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물을 가득 메고 손을 흔들며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산타 할아버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타클로스 창고에는 문 입구를 제외하고 삼면이 보물들로 가득하다. 가짓수로 거의 2천점이 넘는다고 한다. 이 창고의 주인은 예전에 <TV진품명품> 방송프로그램에서 6년 동안 방송작가로 활동하면서 차곡차곡 모으기 시작했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불러모은 산타클로스, 재미나고 예쁜 캐릭터도 많지만 1870년에 제작된 크리스마스 상자에서부터 시작해 19세기에 만들어진 물건도 상당히 많다.

19세기에 만들어진 산타클로스 삽화도 있고 1914년에 여왕이 선물한 담배상자, 미국 대통령 부인의 크리스마스 카드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870년 제작된 크리스마스 상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세기 산타클로스 신문 삽화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14년 여왕의 하사품 담배케이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59년 미국대통령 영부인의 크리스마스카드

산타클로스 창고에서 신기한 보물 찾기

정말 진귀한 물건들이 많은데, 골고루 창고 속속 다 뒤져보고 싶은데 잔뜩 쌓여서 주인이 아니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기 쉽지 않아보인다.

그러던 중 갑자기 에디슨이 나타났다. 1913년에 만들어진 제품인데 그 생김새가 요상한데다가 이 블루 색깔의 실린더 통으로 캐롤 노래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1910년대까지 오디오를 들을 수 있는 미디움(매체)로 활약했던 에디슨 축음기에서 소리가 플레이되는 것으로 LP나 SP와 같은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13년 제작된 캐롤 송을 들을 수 있는 '에디슨 블루 앰버럴 레코드'

정말 신기하지 않은가. 저 파란색 원통 면에 얇은 라인선이 그어져 있다. 축음기에 넣고 돌리면 저 라인속에 저장된 캐롤 송을 플레이 시켜 준다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LP판도 오디오 바늘침이 빙빙 원판의 라인을 따라 돌면서 노래가 나오지 않던가.

LP판도 수두룩하다. 수백장 돼 보이는 캐롤 앨범들 중에 특히, 가수 배호와 바니걸스가 반가웠다.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예전에도 많은 가수들이 때만 되면 이렇게 징글벨과 화이트크리스마스, 고요한밤거룩한밤을 노래했다. 토끼소녀, 바니걸스는 70년대를 주름 잡던 인기 여성듀오인데 배호의 캐롤 앨범은 뜻밖이긴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수십편의 비디오테잎도 있다. 달마시안을 비롯해 사슴과 눈사람이 나오는 테잎도 잔뜩 모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래 지금의 산타클로스 이미지는 코카콜라가 만들어낸 것이라 한다. 콜라 병으로 예쁜 색칠을 한 산타 콜라병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타클로스 모양의 초콜릿 만드는 도구이다. 초콜릿 원료를 넣고 두껑을 닫으면 산타클로스 초콜릿이 완성되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59년에 제작된 산타클로스 스타퍼레이드이다. 할리웃에서 만든 것이니 산타클로스 영화와 관련된 것이 아닐까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벽 한쪽에 걸린 스타워즈 산타클로스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리구슬 속에 들어간 있는 산타클로스 인형도 눈에 띤다. 장식도 고급스럽지만 어떻게 구슬 속에 산타클로스를 넣었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앗 ET다. 영화 캐릭터에 산타클로스 모자와 옷을 그냥 입혀본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놓으니 색다른 맛이 있다. '산타 ET'라니 정말 재미있는 컨셉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부시 대통령도 산타클로스 캐릭터와 만나니 정말 웃긴다. 찍 누르면 삑 소리라는 고무인형같은 것인데 부시의 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잘 표현된 모양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각양각색의 산타클로스가 창고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 수많은 산타클로스를 왜 모았을까. 몇년에 걸쳐 모았으니 이제는 작은 전용 전시관이나 박물관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것은 아닐까. 1년 사시사철 산타클로스와 함께 하는 자그마한 공간을 열어 이 보물창고가 진정 햇빛을 보게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곳 창고 주인장은 끊임없이 새로운 산타를 수집하고, 손 보고, 다듬어낸다. 예쁘게 닦고 조심스레 둔다. 산타의 마음을 닮아가는 창고 지킴이가 아닐까!

너무도 많은 산타클로스가 있다. 이번에는 컨셉이 비슷한 산타클로스를 서로 묶어서 슬라이드쇼로 만들어 봤다. 고풍스런 모습, 낚시꾼, 한여름의 산타클로스이다.

1. 고풍스런 산타클로스
0123456789101112

2. 낚시하는 산타클로스
01234567

3. 한여름의 산타클로스

0123456789

보물창고에서 산타클로스와 시간을 보내니 한껏 마음이 풍성해진 느낌이다. 산타클로스에도 역사가 있고 그 시대의 문화가 잘 담겨져 있는 듯하다. 이제 곧 성탄절이고 그 이브의 밤도 온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마을에 내려와 굴뚝을 타고 고요하게 잠 자고 있는 착한 어린이에게 선물을 한움큼 주려고 할 것이다.

동화 속에 사는 아이들에게, 동심을 담은 산타클로스 이야기를 해주면 어떨까. 오랫동안 차곡차곡 산타클로스만을 고집스럽게 모아서 쌓아둔 이 보물창고의 '값진 이야기'들이 세상으로 나가서 빛을 보게 될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