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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成都)에서 동북쪽으로 시외버스로 1시간 30분 가량 가면 광한(广) 시가 나오고 그곳에서 시내버스로 약 15분 가량 거리에 난싱진(兴镇)이란 곳이 나온다. 이곳에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유물이 발굴된 유적지로 그곳에는 싼싱두이(三星堆) 박물관이 있다.

 

예전 1930년대 이래 몇 가지 독특한 유물들이 간혹 발견되긴 했으나, 1980년부터 본격적인 발굴을 시작하자마자 엄청난 유물들이 튀어나왔다. 거의 5천년 이전 시대, 중국 역사로 보면 하나라 다음인 상()나라 시대까지 기원이 거슬러 올라간다.

 

청두에서 만난 사람들이랑 함께 이곳을 방문했는데, 우울하게도 이슬비가 내려 온몸이 좀 젖긴 했지만 위상에 걸맞게 최신 첨단 박물관을 방불케 하고 실내에 들어서니 젖은 몸이 금새 마를 것처럼 경외심이 엄습했다.

 

촬영금지 표시가 곳곳에 있고 감시원이 졸졸 따라 다녀서 처음에 촬영이 영 부담스러웠다. 대신 따라다니며 눈치는 주지만 제재하지 않아서 나중에는 드러내놓고 찍었다. 아예 입구부터 당당하게 찍었다면 아마 종일 따라다녔을 감시원.

 

이곳 박물관에는 5천년 전 청동기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들이 잔뜩 있다. 그냥 많은 게 아니라 그 수준과 내용이 새롭고도 독창적이라 새로운 문명이라고까지 평가된다. 4대 문명 발상지인 황하문명의 교집합에 전혀 들어가 있지 않으니 중국학자들도 당황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고촉(古蜀) 문화또는 고촉 문명이라고 부른다. 이 지방이 바로 촉나라 땅이니 그 이전 문명인들이라 그렇게 부른다.

 

엄청나게 크고 아주 섬세한 청동 새 조각상, 청동 가면, 예술적 감동을 한껏 품은 옥기 및 석기, 품격 있는 청동 검, 반듯한 도자기에다가 상아, 조개, 금으로 만든 유물 등 헤아릴 수 없다. 게다가 크고 작은 사람의 머리 동상은 물론 동으로 만든 새나 사슴 등 동물들까지 그야말로 완전 새로운 문명의 탄생이며 발견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학계가 뒤죽박죽인 듯하다. 그리고 생각해 볼만 수수께끼가 다섯 가지 있다. 그렇게 박물관에 써 있는데, 뒤집어보면 역사를 새로 써야 할 중국의 고민을 담고 있으니 한번 연구해 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