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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음을 내뿜는 악기인 나즈() 독주이다. 나즈는 날라리라고도 부르고 쒀나(唢呐)라고도 하는 태평소와 같은 악기의 통칭이다.

높은 소리를 내다보니 새소리를 자연스럽게 흉내 낼 수 있겠다. 그래서 연주하는 곡 이름도 바이냐오차오펑()이다. 시작하자마자 마치 새가 날아드는 듯 슬프게도 울고 화들짝 거리며 날아오르며 울기도 한다. 혼신의 힘으로 태평소의 고음을 아주 절묘하게 불러내고 있다.

정말 신기한 것은 후반부이다. 여전히 태평소가 관객들의 귓가를 사로잡는다 싶더니 갑자기 태평소 대신에 왼손에 감춰진 작은 나즈의 소리이다. 그런데, 때로는 사람 목소리가 그냥 터져 나오는 듯 착각이 든다.

이러한 연주방식, 즉 한 사람이 여러 가지 나즈 악기를 불며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것을 카시(
)라 부르는데, 이것은 원래 스촨(四川) 서북지방에서 사라진 절기였는데 슈펑야윈(雅韵)이 발굴해 발전시킨 것이라 한다. 연주하는 카씨의 제목은 려우챠올()이라고 한다.

찢어질 듯 나오는 목청도 눈 감고 들으면 태평소이거나 새소리다. 정말 신의 목소리인가. 또 다른 나즈가 입 속에 숨겨져 있는 것일까. 어느덧 태평소와 목소리의 경연장을 방불케 한다. 더불어 그 표정도 사뭇 장난기가 서려있다. 연기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맛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