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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하니TV에 편성, 소개되는 <최종명의 차이나리포트> 프로그램의 ID입니다.



어느덧 [최종명의 차이나 리포트] 50회, 참 길고도 멀었다. 발로 걸으며 중국 곳곳을 휘젓고 다닐 때만 해도 이 기록이 내 노트북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풍광과 역사, 삶과 사람 냄새 속에서 푹 흘린 땀이 글과 사진으로 남더니 [한겨레]와 만나 영상으로 살아났다. 

그저 조금 남기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리고 중국이라는 나라가 참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영상 테잎을 가방 속에 안전하게 간직했던 보람이다. 우리나라 서해와 가까운 산둥 땅 웨이하이를 시작으로 방방곡곡, 동서와 남북으로 4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구석구석 돌아다니다 이제 베이징에 사뿐하게 내려앉았다. 

중국!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일. 각 지역마다 서로 다른 풍습과 생김새, 현실과 비전까지 '차이'를 전제하고 아는 일이 필요하다. 그래서 '차별'도 보게 됐으며 '갈등'도 느꼈다. 비록 흔들리는 앵글이거나 과격한 초점일지언정 영상에 묻어 있는 중국의 색깔을 연상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차이나 리포트]를 중국 친구들에게 보여 주면 깜짝 놀라곤 한다. 평생 살아도 다 가보지 못하는 나라, 그들 스스로 자부하고 한탄하는 자기네 나라를 마음껏 활보하다니 말이다. 어디가 제일 좋았나? 질문은 기본, 자기네 고향 갔었냐? 어떻게 그 많은 정보를 얻었냐? 추천 여행지는? 등등. 늘 뿌듯하다. 

이제 [차이나 리포트] 마지막 회를 열면 40대 후반의 도전과 모험에 마침표 좌판을 누를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젖히는 기반도 될 것이다. 중국 정치와 경제 분야로 활동 폭을 넓혀 콘텐츠를 생산하려 한다. 중국 생활 초기, '중국은 다 이래'거나 '중국은 우리와 달라'거나 하는 이야기는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된다. 여전히 복잡하고 이중적인 나라 속에 있지만 늘 연구하고 만들고 공유하면 즐겁다는 자신감만은 쌓였으니 말이다. 

[한겨레]에 고마운 인사를 드린다. 특히 영상팀은 고뇌의 연출과 시간 쪼개 만든 편집으로 어눌한 영상을 깔끔한 소품으로 잉태해 세상 앞에 내보냈다. 독자들은 물론 누구나 이 '보고서'를 쉽게 감상할 수 있게 됐다. 100여 도시, 30여 분 필름 50회, 180여 에피소드가 중국으로 가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참고서'가 되면 기쁘겠다. 

중국과 한 순간도 떨어질 수 없는, 어쩌면 미국보다 더 긴밀하게 연계된 나라. 느릿한 사회주의와 재빠른 자본주의를 묶은 듯한 이미지. 너무 가까워 아주 잘 아는 듯한 착각. 수 없이 교류하지만 늘 다투어야 하는 사이. 사(史), 문(文), 철(哲)의 밑천을 제공하는 나라. 우리에게 중국은 진정 무엇이란 말인지. 

[차이나 리포트]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는 없다. 다만, 중국 땅덩어리가 넓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누가 알겠는가? 누군가는 작은 실마리라도 얻어 슬기로운 중국 전문가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꿈 하나 남기고 싶다. 

최종명 pine@youyue.co.kr
기획: 김종일 / 프로듀서: 이경주 / 영상취재: 최종명 / NLE편집: 문석진 / ST연출: 이경주 이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