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옌고진青岩古镇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나서 다시 마을 안으로 들어선다. 어제 미처 다 보지 못한 여러 곳을 다시 한번 보기 위해서이다. 장원급제를 한 청나라 말기 조이형赵以炯의 장원고거를 찾았다. 마당 안 벽에는 100가지 수寿 자 필체가 있는 백수원百寿园이다. 특히 장원급제 당시 황제 앞에서 치르는 전시殿试 장면을 홀로그램을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롭다. 천주교당을 지나 다시 도교사원인 완서우궁万寿宫을 찾았다. 이 도관은 약 1,000평방미터에 이르며 도교의 교조인 태상노군太上老君을 봉공하고 있다. 도관은 대체로 사진 촬영에 너그러운데 이곳 관리자는 막무가내로 흥분하며 관여했다. 완서우궁 도관은 청암고진 입장료에 포함돼 있어서 자유로이 입장할 수 있는데도 여행자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서 안타깝다.
징청마오런(京城猫人) 30일간의 중국여행에서 가장 흥미로운 만남과 대화의 주인공은 ‘고양이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귀국 며칠 전 그토록 가고 싶던 베이징 고거 중 하나인 기효람고거를 들렀다가 우연히 징청마오런으로 유명한 마궈시(马国玺). 고양이랑 40년 넘게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청나라 최고의 천재이자 건륭제의 총신으로 [사고전서]의 총편집자 기효람의 옛 집에서 그림을 팔고 있는 그는 회족인데 강아지보다 고양이를 더 친근한 반려동물이라 합니다. 한 손으로 천천히 그려나가는 모습과 선과 면으로 윤곽을 드러내는 동작이 고양이와 함께 살며 잡아낸 필체가 아니라면 가능하지 않을 성 싶습니다. 그래서 6장을 한 셋트로 만든 그림을 산 후 함께 사진도 찍었습니다. 발품취재 기효람 고거 편에..
[중국발품취재78] 루쉰의 고향 샤오싱 오후 2시 버스를 타고 샤오싱(绍兴)으로 갔다. 2시간 남짓 도로를 달리는 중에 비가 점점 그치고 있다. 7월에 시안(西安)에서 만났던 유학생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숙소를 정하고 나니 다시 비가 세차게 퍼붓는다. 약속 장소로 가서 한국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고 또 맥주를 한잔했다. 루쉰(鲁迅)의 고향. 이곳 정보를 많이 얻었다. 9월 19일 아침, 시내버스를 탔더니 금세 루쉰 고향 마을(鲁迅故里) 앞에 세워준다. 빗물에 젖은 거리에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많다. 입구 담벼락에 왼손에 든 담배의 연기가 피어나는 모습의 루쉰(1881~1936) 초상화가 있다. 여느 다른 곳의 휘황찬란한 모습과 달리 흑백의 판화 같은 분위기는 정말 대문호의 가치를 대변하는 듯하다. 루쉰은 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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