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7일, 따가운 햇살, 게다가 전문(前门)에서 다스란(大栅栏) 거리와 관인쓰제(观音寺街)를 거쳐 세계청년의 집, 게스트하우스에서 살짝 쉬기는 했지만, 쉼 없이 걸었더니 목이 몹시 말랐습니다. 늘 자주 가던 류리창(琉璃厂) 거리에 이르니 거의 기진맥진. 려우리창 거리를 동서로 가르는 도로 옆 2층에는 한적한 찻집이 있습니다. 커피도 팔지만 다양한 중국 차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니 쉬어갈 만합니다. 찻집 이름은 지구거(汲古阁), 알 듯 말 듯한 이름입니다. 차 도구도 파는데 전시된 물품들을 구경하는 것도 나름대로 눈요기입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에 큰 차 주전자가 눈에 크게 들어오는 이 찻집을 베이징 관광 오신 분들은 한번쯤 봤을 것입니다.
뜻있는 중국인들은 라오베이징(老北京)의 쓰허위엔(四合院)과 후통(胡同)의 변화, 소멸, 그리고 파괴를 안타까워 한다. 리여우리창(琉璃厂) 역시 점점 도시화, 특히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베이징 시정부의 정책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변모할 것 같다. 환경과 문화 올림픽을 지향해 전통을 잘 보존하는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해 본다. 남의 나라 일이라고 무관심한 것보다는 중국의 전통거리도 동양의 숨결이 숨었다 여기고, 또 우리의 정서와도 이어져 있으니 까짓것 '중국의 문화도 우리들의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13억 중국인들보다 더 즐겁게 맛보자. 그러니, 이곳도 아주 멋지게 보존되길 빌어본다. 보석처럼 보이나 비싼 보석은 아니다. 이쁜 귀걸이, 팔찌 등도 싸게는 30위엔부터 바가지를 써도 100위엔 정도면 산다. ..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동서로 나뉜 리여우리창(琉璃厂)은 4계절 어느 때라도 마음 편히 갈 만한 곳이다. 다만, 중국의 공예품들에 관심이 있어야 더욱 재밌을 것이니, 그렇다고 아무나 갈 곳도 아닌 듯하다. 골동품은 옛말이고 갖가지 공예품이 관광객들을 기다리는 곳이 됐다. 서편으로 가면 입구 왼쪽에 책방이 하나 있다. 중국 고서들을 주로 팔지만 눈으로 볼만하다기 보다는 머리로 봐야 하니 좀 답답하다. 그래서, 갈때마다 슬쩍 둘러보지만 선뜻 들어가서 훑어보기가 좀 어렵긴 하다. 길 중간에 다시 좁다란 길들이 높아, 햇빛도 가린다. 자전가 겨우 다닐만한 좁은 길 안으로 옹기종기 사람들이 모여살리라. 자전거 유람. 중국에서 아주 자주 자전거를 타고 다녔는데, 처음엔 출렁이는 느낌이 좋더니 요새야 그저 편하다는 ..
처음 유리창이라고 들으면 야릇하다. 베이징에 유리창문을 파는 곳인가. 그런데 관광지라니 이상하다. 지금이야 리여우리창(琉璃厂)이란 말을 들으면 금방 베이징 명물 관광지이면서 골동품을 파는 거리. 이렇게 생각이 들지만 말이다. 그런데, 원래 이곳은 황궁의 기와를 만들던 곳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니, 황성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것이다. 원나라 시대에 처음 만들어졌다고 하나 실제로는 명나라가 베이징으로 천도한 후 영락제 시대부터 활성화된 공장지대였던 셈이다. 그런데, 이곳은 기본적으로 황궁을 위한 곳이었기에 궁이 다 만들어지고 나서는 존재의 이유가 약해진 것이다. 황궁을 다시 짓지 않으면 말이다. 세월이 흘러 청나라 시대에 이르러 유리기와 공장은 거의 생산이 중단된다. 청나라는 강희, 건륭을 거치며 평화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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