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마을 한가운데로 들어가자 아마도 중국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표현해도 동감할만한 작은 연못 월소(月沼, 위에자오)가 보인다. 연못을 빙 둘러 역사의 빛깔로 연하게 퇴색된 고풍스런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곳 역시 눈썰미 있는 사람이라면 와호장룡의 장면이 떠오를 것이다. 장쯔이가 호수 위 물살을 밟으며 사뿐히 날아오르고 뒤이어 저우룬파가 뒤따르는 장면. 둘은 이 연못을 벗어나 대나무 숲에서의 멋진 칼 싸움을 벌인다. 이 연못은 명나라 영락제 시대에 주민들의 요청으로 한 지리학자가 오랫동안 탐사한 끝에 마을 한가운데 있는 샘을 넓혀서 만들었다. 산에서 내려온 계곡물이 연못에 모였다가 수로를 따라 마을을 돌아 나가도록 한 구조다. 완벽한 수리 계산을 한 것도 그렇지만 골고루 물을 나눠 쓰는 공동체 마..
[서평&인터뷰] ‘그들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아낸 인천 아시안게임이 개막됐다. 때맞춰 인천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가 세상에 나왔다. 바로 . 아시아인의 축제를 틈타 가뜩이나 열악한 출판시장에서 주목 받고 싶은 것인가? 생각했다. ‘삼치와 막걸리’로 대표되는 동인천 삼치거리를 현장 취재로 담아낸 책인데 ‘장사가 안되는 집이 있으면 자신의 손님을 직접 그 집으로 모시고 갔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절대로 가게 터를 확장하지 마라. 다른 집도 먹고 살아야 한다.’고? 휘황찬란한 조명과 무한경쟁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에서 이렇듯 소담한 이야기가 숨어있을 줄이야. 허름한 나무 대문 안에 왁자하니 모여 앉아 찌그러진 주전자에 가득 담긴 막걸리를 놓고 밤새 정치와 이념을, 그리고 사랑과 인생을 이야기한 사람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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