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의 심장 같은 휘주 마을 호반, 야경에 취해 이백의 권주가를 읊으며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휘주 문화 ⑤ 이현 노촌과 굉촌 드라마 “휘주여인(徽州女人)”이라고 있다. 청나라 말기 휘주를 주름잡던 상인인 정씨(程氏) 가문에 시집온 다섯 여인의 애절한 삶이 줄거리로 2007년에 방영됐다. 황산시 이현(黟县)의 노촌(卢村)이 촬영지다. 실제로도 노촌의 상인을 주인공으로 한다. 청나라 도광제 시대 휘주 갑부이자 염상인 노방섭(卢帮燮)이다. 10세기 후반 오대십국의 남당(南唐) 말년, 노씨 조상이 이주했다. 33대손 노방섭은 부인과 첩을 여럿 둘 정도로 재력과 위세가 등등했다. {계속}
천천히 마을 한가운데로 들어가자 아마도 중국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표현해도 동감할만한 작은 연못 월소(月沼, 위에자오)가 보인다. 연못을 빙 둘러 역사의 빛깔로 연하게 퇴색된 고풍스런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곳 역시 눈썰미 있는 사람이라면 와호장룡의 장면이 떠오를 것이다. 장쯔이가 호수 위 물살을 밟으며 사뿐히 날아오르고 뒤이어 저우룬파가 뒤따르는 장면. 둘은 이 연못을 벗어나 대나무 숲에서의 멋진 칼 싸움을 벌인다. 이 연못은 명나라 영락제 시대에 주민들의 요청으로 한 지리학자가 오랫동안 탐사한 끝에 마을 한가운데 있는 샘을 넓혀서 만들었다. 산에서 내려온 계곡물이 연못에 모였다가 수로를 따라 마을을 돌아 나가도록 한 구조다. 완벽한 수리 계산을 한 것도 그렇지만 골고루 물을 나눠 쓰는 공동체 마..
드디어 안휘고촌락 훙촌宏村이다. 휘주문화를 대표하는 관광지이다. 마을로 들어서면 난후(南湖)가 나온다. 맑고 잔잔한 호수를 따라 나뭇가지들이 흔들거리는 모습이 정겹다. 호수에 비친 건물들이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하니 학생들이 캔버스를 놓고 연필로 열심히 데생을 하고 있다. 호수 위에 멋진 아치형 다리가 나타났다. 리안李安 감독의 첫 장면에 스틸 컷처럼 나오는 촬영지다. 다리를 보는 순간 도저히 쉽게 연출할 수 없는 멋진 모습에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봉긋한 돌다리와 수련이 어우러지고 있으며 천 년의 역사를 담은 집들과 먼산 구름과 하늘까지 차례로 드러나는 환상적인 장면. 잠시 숨을 멈추고 그저 바라볼 뿐이다. 왕(汪)씨 집성촌이다. 서원을 둘러보고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마을 전체가 소 우(牛)자형으로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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