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의식주를 별다르게 해결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옷은 챙겨가고 호텔에서 매일 잠을 잔다. 여행이 이어지고 힘도 생기려면 먹어야 한다. 혼자 배낭을 메고 여행을 가면 ‘식(食)’ 때문에 가장 난감하다. 더구나 중국은 여럿이서 요리를 나눠 먹는 원탁에 익숙하다. 최근 중국 민란의 흔적을 찾아 ‘나 홀로’ 취재여행을 다녀왔다. 주희(朱熹)는 『집주(集注)』에 ‘아침은 옹, 저녁은 손(朝曰饔, 夕曰飧)’이라 남겼다. 옹손(饔飧)마다 수저의 친구는 풍부한 국수였다. (계속)
차마고도! 꿈에서라도 가고픈 마음이 든다. 방송 다큐멘터리가 우리에게 남겨준 고마운 설렘이다. 험준한 산과 협곡을 넘어가는 말(马), 말과 하나의 운명으로 묶인 마방(马帮)의 고단한 행로. 말과 차의 교환을 위해 생겨난 머나먼 길, 차마고도는 생명의 근원이 살아 숨을 쉬고 있다. 해발 4천m가 넘는 고원에 사는 티베트 사람은 야크의 젖으로 만든 버터만이 영양분이다. 여기에 풍부한 비타민을 공급하는 푸얼차(普洱茶)와 소금이 합류한다. 차마고도가 기나긴 세월을 견뎌온 이유다. (계속)
삼국지에 나오는 검문관은 천혜의 협곡이 만든 군사 요새다. 당나라 시인 이백은 에서 ‘길이 험해 하늘조차 보기 힘들고 나무가 거꾸로 자라는 절벽’이라 ‘한 사람이 지켜도 만 사람이 통과하기 어렵다.’고 과장한 곳이다. 검문관의 지형만큼 유명한 음식이 있는데 바로 두부다. ‘검문관에 들러 맛보지 않으면 억울하다’는 속설이 전해질 정도다. 두부 요리가 백 가지가 넘어 맛 못지않게 보는 즐거움도 있다. (계속)
사천 성 북부 랑중고성(阆中古城)은 천년고현(千年古县)이자 ‘중국 춘절의 발원지’라는 명성을 지니고 있다. 음력 정월 초하루 설날의 유래는 너무 많아 특정하기 어려운데도 2010년에 이르러 관련 부처가 랑중을 ‘고향’으로 인정했다. 역사를 특정해 문화상품으로 만들기를 좋아하는 중국답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은 삼국지 영웅 장비(张飞)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조조(曹操)의 부하 장합(张郃)이 진격해 오자 랑중을 지키는 일이 장비의 소임이 됐다. 장비는 랑중에서 통치하다가 애주가의 가장 좋지 않은 결말, 부하에게 살해되고 만다. 이제 소설의 주인공 장비는 랑중고성의 문화상품으로 손색이 없다. (계속)
매운 사천요리를 먹고 낙양에서 태원 가는 밤기차를 탔습니다. 침대칸에서 덜컹거리며, 그러나 저녁때 먹은 술 기운으로 새벽까지 잘 잤지요. 핑야오 티켓이 없어서 타이위엔을 끊고 핑야오를 지나 타이구에서 내리고 거기서 기차역 앞 아침 분위기에 맞춰, 산시의 다오샤오몐 국수를 먹고 다시 기차를 타고 핑야오까지 갔습니다. 중간에 만났던 사람들, 먹거리, 거리풍경 등이 다 재밌습니다. 물론 밤새, 그리고 아침부터 또 기차 여행이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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