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마고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갯길, 72번 회전하는 ‘하늘 길’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차마고도 ⑤ 쭤궁에서 란우까지 디니(나탈리 우드)는 세월이 흐른 후 첫사랑 버드(워렌 비티)의 목장을 찾는다. 여전히 사랑하지만 이루지 못하는 마음을 담아 워즈워드(Wordsworth)의 시를 읊조린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해도,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우리는 슬퍼하지 않으리, 남아있는 날에서 힘을 찾으리라.” 초원에 올 때마다 영화 ‘초원의 빛’이 떠오른다. 초원에는 색다른 낭만 유전자가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차마고도 흔적이 깃든 티베트 초원은 ‘빛나는 영광’과는 조금 다르다. 방다초원(邦達草原)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계속}

티베트 민족의 주식인 청보리 밭과 아름다운 호수와 빙하의 반영 티베트 고원은 해발이 3,000m에서 5,000m에 이른다. 중국은 청장고원(青藏高原)이라 부른다. 고원 남쪽인 망캉(芒康)도 평균 4,000m가 넘는다. 하늘과 구름은 이 세상 풍경이 아닌 듯 화창한 날씨를 선사한다. 고원이라 농사가 쉽지 않다. 유별나게 초록의 밭이 줄줄이 이어진다. 볏과 식물로 고원의 토양에서 자라는 칭커(青稞)다. 티베트 고원에서 거의 유일하게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곡물이다. (계속)
최종명의 중국대장정(05) – 예라산 고개와 란우호, 미퇴빙천 산과 산 사이의 좁은 골, 산을 넘어가는 고개를 야커우(垭口)라 한다. 해발 4,658m의 예라산(业拉山) 고개에는 다르초가 무수히 휘날리고 있다. 아무리 봐도 티베트 글자는 까막눈일 텐데 왠지 낯설지 않다. 순결한 영혼을 담은 암호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고원 초원에 적응하기 시작한 것일지도 모른다. 해발을 점점 낮출 것 같은 세찬 바람을 따라 어디론가 영원히 떠나갈 것처럼 다르초에 새긴 부처의 바람은 폭풍처럼 흔들리고 있다. Mp-05-01 예라산 고개의 다르초 고개를 넘자, 펼쳐놓은 시야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구름 사이로 드러난 새파란 하늘로 햇살이 비친 산에는 이리저리 금을 그은 듯 길이 나부끼고 있다. 가로와 세로로 오가며 오르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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