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글씨로 꾸민 마을 보고, 콩 안주에 ‘딸을 위한 술’을 마신다서예가 왕희지의 흔적과 문학가 루쉰의 고향 사오싱을 찾아서 저장 사오싱(紹興)은 서예의 성인으로 예우하는 왕희지(王羲之)의 서체로 가득한 마을이 있다. 문학가 루쉰(魯迅)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문학과 예술의 도시 사오싱은 상하이에서 2시간, 항저우에서 1시간이면 도착한다. 최근 직항이 생긴 닝보에서도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다. 대도시와 가까워 접근이 쉽다. 먼저 왕희지가 살았다는 서성고리(書聖故里)로 간다. 4세기 동진 시대 서예가로 유명한 왕희지는 산둥 린이(臨沂) 사람이다. 관리로 근무한 사오싱에서 오래 살았다. ‘천하제일행서(天下第一行書)’로 평가되는 난정서(蘭亭序)는 서예 초보자도 알 정도로 유명하다. (계속)
루쉰은 필명인데 원래 이름은 저우장셔우(周樟寿)이고 나중에 다시 저우슈런(周树人)으로 개명했다. 5·4운동 이후 작품활동을 하면서부터 필명을 쓰기 시작했다. 이곳에는 루쉰이 살던 집도 있지만 조상 대대로 살아온 집도 있다. 그의 스승 집도 있다. 먼저, 조거(祖居)를 찾았다. 약 5백여 미터에 이르는 보행거리 초입이다. 저우자(周家) 라오타이먼(老台门)이라 부른다. 한림원 서길사(庶吉士)를 지낸 그의 할아버지인 주복청(周福清)이 살던 집, '한림(翰林)'이란 편액이 걸려 있다. 이 대문을 지나면 대청(正厅)인 더셔우탕(德寿堂)이 나온다. 손님들을 접객하는 곳으로 나란히 의자 두 개가 놓여 있다. 원래는 닝셔우탕(宁寿堂)이었는데 청나라 도광제(道光帝)의 연호 민닝(旻宁)를 꺼려해 개명했다고 한다. 황제 연..
[중국발품취재78] 루쉰의 고향 샤오싱 오후 2시 버스를 타고 샤오싱(绍兴)으로 갔다. 2시간 남짓 도로를 달리는 중에 비가 점점 그치고 있다. 7월에 시안(西安)에서 만났던 유학생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숙소를 정하고 나니 다시 비가 세차게 퍼붓는다. 약속 장소로 가서 한국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고 또 맥주를 한잔했다. 루쉰(鲁迅)의 고향. 이곳 정보를 많이 얻었다. 9월 19일 아침, 시내버스를 탔더니 금세 루쉰 고향 마을(鲁迅故里) 앞에 세워준다. 빗물에 젖은 거리에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많다. 입구 담벼락에 왼손에 든 담배의 연기가 피어나는 모습의 루쉰(1881~1936) 초상화가 있다. 여느 다른 곳의 휘황찬란한 모습과 달리 흑백의 판화 같은 분위기는 정말 대문호의 가치를 대변하는 듯하다. 루쉰은 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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