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과의 대화
지리산 가을 모습 중에서 장터목에서 천왕봉 오르는 길이 가장 아릅답다 하겠습니다. 정상부터 서서히 물이 오르는 단풍의 모습이 갈수록 짙고 향기가 솟습니다. 고사목들의 앙상한 체취와도 잘 어울리는 길을 따라 천왕봉 정상을 오르니 날씨도 따뜻하고 구름도 걷혀 더할 나위 없는 산 정상의 기분입니다. 중산리로 내려오는 가파른 길을 따라 아무 탈 없이 종주를 마치신 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세석평전에서 하루 묵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세석평전의 황홀한 가을 풍경을 느끼며 산행을 다시 시작해 아담한 굴곡을 따라 장터목까지 이르는 길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서서히 익어가는 가을의 그림이 한폭이라 해도 좋을 듯합니다. 고사목도 운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