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새해 1월3일 산동성으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웨이하이(威海)와 룽청(荣成)은 산동반도 제일 오른쪽 끝자락에 있으며 우리나라와 제일 근거리에 있는 도시들입니다. 최근에는 웨이하이에 인천공항에서 뜨는 직항로가 생겨 편하기도 합니다. 비행시간만 45분이니 정말 가깝지요.

지난 6일 엄청난 폭설이 왔습니다. 룽청의 한 호텔에서 아침에 일어나보니 세상이 온통 새하얀 눈으로 덮혔습니다. 눈이 잘 오지 않는 도시에 폭설이 오니 사람들이 정신이 없습니다.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정말 난감한 일이었지요.

한국에서 이륙하는 비행기가 웨이하이 공항에 도착한 후 그 비행기로 다시 한국으로 들어가야 하니 우리 판단으로는 빨리 한국에 전화를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웨이하이 공항이 오전 10시까지 폐쇄라 비행기가 인천에서 출발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느긋하게 움직였습니다. 그게 바로 크나큰 실수였습니다.

룽청에서 공항까지 평소 40분이면 도착하는데 눈이 내렸으니 시간 감당이 잘 안됐지요. 또한, 우리 일행을 도와주며 직접 자기 차로 같이 움직였던 룽청방송국 아나운서도 초보라 차량을 한대 불렀더니 80위엔을 달라고 하더군요. 어느새 눈은 그쳤으나 웨이하이공항도 온통 하얗습니다.

9시40분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11시경. 한국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도착한 후 다시 1시간 후에 이륙하니 충분한 시간이라 생각했지요. 앗~ 공항에 아시아나 직원이 '지금 오시면 비행기 못탑니다'고 하더군요. 이유는 중국 공항 직원들이 다 퇴근했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뭔소리래?

웨이하이 국제선 비행편수는 하루 4편. 모두 인천으로 가는 듯. 따라서, 중국 직원들이 근무하는 시간이 오전과 오후 두차례이고 오전근무자들이 막 퇴근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발권도 안되고 검역도 안되는 상황인 것이지요.

비행기가 이륙이 예상되는 시간은 아직도 거의 2시간이 남았는데도 말입니다. 눈이 이렇게 많이 왔고 한국에서 비행기가 이제 겨우 이륙했는데 그럼 도대체 아시아나 항공사는 웨이하이 공항 당국에 말도 못하냐 했더니 자기들은 아무런 힘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사정해도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몇팀이 안타깝게 발을 구르고 있었지요.

메이여우빵파(没有方法)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아시아나 직원 왈, '옌타이(烟台) 공항으로 가면 오후 3시 비행기를 탈 수 있을 것'이라 하더군요. 아시아나 티켓은 옌타이와 웨이하이에서 어디서라도 좌석만 있으면 태워준다고 하니 빨리 가보라는 것이지요. 기사에게 물으니 눈 길을 헤치고 가려면 3시간 걸리고 400위엔을 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단 출발했는데, 다시 엄청나게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눈 길에 3시간을 간다는 것은 죽음을 각오해야 할 듯. 체인도 없는 데다가 비행기 시간을 맞추려면 아무래도 좀 과속을 할 것이고 불안이 엄습해오더군요. 그래서, 하루 더 묵고 다음날 가자고 합의하고 '차를 돌려주세요' 했더니만 기사 '메이원티(没问题)' 충분히 비행기 탈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시간문제가 아니니 차 돌려서 웨이하이로 가자고 했지요.

웨이하이 시내도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기온은 영하 5도 정도인데 바람이 꽤 불어 체감온도는 훨씬 더 낮았습니다.

폭설은 아니지만 하루종일 눈발이 내리는 해변도시 웨이하이에서 하루 더 묵는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웨이하이 진룽(金融) 호텔에서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오른쪽으로 바다를 끼고 엄청 높은 건물이 앞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도시 전체는 내린 눈으로 하얗게 덮힌 상태. 해 저무는 저녁 야경이 이뻤습니다.

조명이 하나둘 켜지니 도시가 점점 색깔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날씨가 좀 덜 추웠더라면 해변가를 좀 걸어봤겠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지요. 건물 옥상에 분홍빛이 감도는 조명이 잠 인상적입니다.

웨이하이에는 아주 좋은 해수욕장이 있습니다. 몇년 전 여름에 가족들과 왔었는데 정말 물도 깨끗하고 모래는 금빛 찬란합니다. 여름에 웨이하이 해수욕장에서 피서를 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직항로가 생겼고 20만 미만으로 왕복항공료에다가 호텔숙박료도 싸니 고려할만 합니다. 게다가 CCTV 어린이 프로그램 세트장에다가 1시간 거리에 정말 훌륭한 동물원도 있고 장보고 기념관까지 있으니 나름대로 좋은 코스입니다.

자료를 좀 더 수집해서 다음번에는 장보고 기념관에 대한 글을 쓸 생각입니다.

웨이하이 한 식당에서 주전자 묘기로 차를 따르는 장면입니다. 베이징을 비롯 곳곳에 이런 모습을 자주 보는데, 한적하고 깨끗한 도시 웨이하이에도 있더군요.

찻물이 빙빙 도는 모습을 보니 눈이 같이 마구 돌더군요. 후후

하오당지아(好当家) 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식품회사 건물입니다. 하오당지아는 장보고기념관이 있는 룽청지역이 배출한 상장기업입니다.

하오당지아가 운영하는 골프장입니다. 36홀 규모의 골프장으로 최근에 개장했습니다.  

넓은 평원에 만들어진 골프장이니 건설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안들었을 듯합니다. 코스들도 대체로 무난해보였습니다. 시간을 내서 골프를 칠지 말지 몇번 고민했습니다.

저멀리 바다가 보입니다. 룽청에는 한국기업이 약100여개 들어와 있으니 주재원들이나 그 가족들이 자주 이곳에서 골프를 친다고 합니다. 또한, 한국과 가까워서 올해 3월부터는 골프투어도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라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