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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봉황위성의 인기프로그램 진행자 천루위(陈鲁豫). 어느 기자가 그녀의 몸값이 7억위엔의 가치가 있다고 하기도 했는데, 도대체 그녀는 왜 유명해졌는가. 바로 그녀가 진행하는 '루위여우위에'(鲁豫有约) 때문이다.


홍콩의 봉황TV(凤凰)는 올해 10년이 겨우 지난 방송국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위성으로 송출하기도 했으나 김선일씨의 죽음과 연관돼 현재는 중단된 상태. 봉황TV는 기존 대륙의 CCTV를 비롯 각 성단위 방송국들에 비해 뛰어난 기획과 현장감 있는 실황중계, 글로벌한 감각을 기반으로 급성장한 미디어이다.


그중에서도 루위여우위에는 봉황TV의 간판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일종의 스튜디오 대담 프로그램인 루위여우위에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천루위. 그녀는 나에겐 중국 미디어를 배우게 한 동기를 부여해 주었다.  



그녀는 베이징광뽀쉬에위엔(北京广播学院), 지금의 쭝궈촨메이따쉬에(中国传媒大学)에서 외국어(영어) 계열 궈지씬원(国际新闻)을 전공했다. 신문이란 중국에서는 '뉴스보도'를 말한다. 그녀는 아주 영어를 잘해 경시대회에서 1등을 하기도 했는데 그걸 계기로 CCTV를 거쳐 지금의 봉황TV에 이르게 된다.



루위여우위에는 그녀가 CCTV를 그만 두고 미국에 갔을 때 CNN의 인터뷰 프로그램을 보고 키웠던 꿈이기도 하다.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그녀는 노력하고 자신의 집념을 키워온 것이다. 루위여우위에는 봉황TV에서 그 꿈을 이뤘고,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토양이 봉황TV 시스템에는 있었던 것이다.



루위여우위에 프로그램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출연한다. 유명인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루위와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사람을 허심탄회하게 하는 매력을 지녔기 때문일까. 루위의 진지하면서도 포근한 진행에 프로그램이 재밌다.



그녀는 키도 작은 편이고 깡 말랐다. 그러나, 뛰어난 말솜씨와 유려한 영어 구사능력으로 봉황TV의 현장중계에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이라크 내전 속으로 들어갔으며 모스크바에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선정 특별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2006년은 봉황TV 10주년. 지난 6월 베이징수도박물관에서 기념행사가 열렸다. 자신이 인터뷰하기도 했던 청롱(成龙)과 함께 사회를 보기도 했다. 그녀는 중국 전역의 내노라하는 진행자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어 최고진행자로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心想约' 라는 제목으로 자서전이 책으로 나와있다. 부족한 중국어실력으로 꾸준히 읽었는데, 그의 방송에 대한 열정을 정말 본 받을만 하다. 단아한 단발에 방송인으로서의 옷매무새도 늘 단정한 그녀는 중국 방송문화 현장을 보는 거울이기도 하다. 그의 프로그램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중국인들은 대화를 좋아한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중국인 자신들의 이웃이고 미디어스타이고 유명인과의 공감은 그 어느 오락프로그램, 드라마, 영화보다 재밌어 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미디어와 대중문화 현장에서 그녀를 처음으로 소개한 이유는 바로 그녀가 아주 중국적이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아주 글로벌하다는 데 있다. 더불어 그녀를 통해 울고 웃는 중국인들을 분석하는 일이야말로 중국을 이해하는 길이기도 하다.


천루위, 그녀는 13억 중국인과의 대화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