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의 고향 한성(韩城)에는 680년 역사를 지닌 고건축 마을인 당가촌(党家村)이 있다. 기차역에서 10km 거리니 가까운 편인데 교통편이 나쁘다. 택시 타고 20분이면 도착한다. 입장권(약 10,000원)을 사고 들어서니 언덕 아래로 오랜 민가가 다닥다닥 붙었다. 당씨 집성촌으로 320호 1400여 명이 지금도 살고 있다. 고촌락에 오면 늘 흥분되는데 오랜 역사를 지녔기에 예상 밖으로 독특한 문화가 많기 때문이다. (계속)
초등학생도 알만한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관우(关羽)다. 정사와 소설의 주인공이며 도교와 민간신앙의 신이자 상인의 우상이다. 중국인들은 오랜 역사를 거치며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당을 세웠다. 제왕으로 대우받는 관제묘(关帝庙) 중에서 가장 정통은 역시 고향인 해주(解州)에 있다. 산서(山西) 성 서남쪽에 위치하며 서안(西安)에서 동쪽으로 250km 떨어졌다. 종교에서는 재물신으로, 정치에서는 황제로 대우하는 관우, 그를 봉공하는 무묘지조(武庙之祖)이자 관제조묘(关帝祖庙)에 도착했다. (계속)
즉석에서 삶으니 면발은 쫄깃하고 텃밭에서 딴 채소와 토종 달걀로 고명을 했다. 거칠게 양념을 한 육수조차 시원해 한 그릇 먹고 눈치 볼 겨를도 없이 또 한 그릇을 후루룩 먹는다. 2시간 오르며 흘린 땀을 다 갚고도 남지 싶다. 수공면(手工面)을 끓여준 ‘산 할아버지’의 얼굴 고랑에 담긴 연륜만 봐도 맛은 보나 마나, 선하고 환한 웃음마냥 정성스런 국수다. 땀처럼 눈물처럼 흐르는 것이 꿀맛 같은 국수인지 사람의 향기인지 뒤섞인 감동의 포만으로 행복해진다. (계속)
병마용의 주인 1978년 프랑스 시라크 대통령의 방문을 시작으로 1981년 8월 카터, 1984년 4월 레이건, 1985년 9월 닉슨, 1998년 6월 클린턴 미국 대통령도 달려갔다. 2004년 10월 러시아 푸틴 대통령, 2007년 11월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 2013년 한국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각국 정상이 늘 찾던 곳, 바로 시안의 병마용(兵马俑)이다. 중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물이다. 병마용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1호 갱에 도열 된 군단의 웅장한 모습에 놀란다. ‘세계 8대 기적’이라는 칭송에 손뼉까지 칠 정도다. 문화대혁명 막바지 1974년 3월, 우연히 세상에 출현한 병마용은 중앙집권적 통일국가를 지향하는 거대한 중국에 딱 어울리는 유산이다. ‘진시황 병마용박물관’은 공식 명칭이다. 이 ..
육도윤회의 교훈 5년 전인 2011년 7월, 당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충칭(重慶)을 방문했다. 지금은 중대한 기율 위반으로 당적을 박탈당하고 감옥에 갇힌 보시라이(薄熙来)를 만나러 간 것이다. 경기도지사 시절 인연을 맺은 ‘친구’를 만나는 일은 자연스러웠으며 정치권의 화제였고 경제적 교류를 비롯해 ‘전쟁 위험을 막고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양국 공동의 관심사’라는 손 대표의 발언도 소개됐다. 나는 그때 ‘위험한’ 인물을 만나는 것이 결코 손 대표에게 도움이 될 리 없으며 중국 정치판을 몰라도 참 모른다고 개탄했다. 2007년 보시라이는 중앙무대에서 거의 쫓겨나다시피 충칭으로 왔다. 범죄와의 전쟁, 사회주의 예찬을 위한 군중동원을 통해 와신상담하고 있는 모습이 야심으로 가득 찬 ‘아귀(餓鬼)’ 같았다..
사천 성 북부 랑중고성(阆中古城)은 천년고현(千年古县)이자 ‘중국 춘절의 발원지’라는 명성을 지니고 있다. 음력 정월 초하루 설날의 유래는 너무 많아 특정하기 어려운데도 2010년에 이르러 관련 부처가 랑중을 ‘고향’으로 인정했다. 역사를 특정해 문화상품으로 만들기를 좋아하는 중국답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은 삼국지 영웅 장비(张飞)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조조(曹操)의 부하 장합(张郃)이 진격해 오자 랑중을 지키는 일이 장비의 소임이 됐다. 장비는 랑중에서 통치하다가 애주가의 가장 좋지 않은 결말, 부하에게 살해되고 만다. 이제 소설의 주인공 장비는 랑중고성의 문화상품으로 손색이 없다. (계속)
중국여행 어디를 가야 좋은지 알려달라고 물어오면 망설이게 된다. 드넓은 중국 땅 어디라도 인상에 남지 않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요즘은 구이저우(贵州)를 꼭 가보라고 추천한다. 온화한 자연풍광도 좋지만 색다른 민족 문화가 특히 소박해서다. 다른 곳에 비해 손때가 아직 덜 묻은 이유도 있다. 소수민족으로 모여 사는 촌락 속으로 들어가면 난생 처음 보는 옷 색깔부터 전율이 솟고 익숙하지 않은 선율도 흐르고 입맛에도 어울리는 먹거리들과 만나게 된다. 많은 민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지만 무엇보다 묘족 마을, 강추! 여행 맛으로는 으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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