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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8월29일) 오후 5시30분경(한국시간) 후베이(湖北) 이창(宜昌)을 지나는 318번 국도에서 버스가 불 타는 사고가 났습니다. 버스가 불 타는 모습을 영화 '실미도'에서나 봤지, 처음 보는 것이라 당황스러웠습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 허구헌날 버스 타고 돌아다니며 중국발품취재하는 사람으로서는 간담이 서늘한 것이지요.

 

이창은 싼샤따빠(三??), 장강 삼협댐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소수민족인 투쟈(土家) 족이 거주하는 싼샤런지아(三?人家) 풍경을 보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목격한 장면입니다.


언뜻 창 밖으로 빨간 불꽃이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이자
버스에 탔던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났습니다.


도로 한가운데 불 타고 있는 버스가 보인다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 우리 차 저 길을 지나가냐고 묻자, 기사가 아니라 하자
그럼 우리 내려서 한번 보고 가자, 그래서 모두 내렸습니다.


사투리를 섞어 말해 정확히는 알아듣지 못했으나,
한국사람인 줄 아는 내가 캠코더를 찍는다고 하더니만 아무리 불구경이 재밌다 해도 남의 일인냥 웃고 떠드는 사람들이 꽤 얄밉기도 합니다.

 

중국에서 가끔 노후된 버스를 타고 장시간 이동할 때가 있는데, 정말 괜찮을까 걱정이 됩니다. 얼마전 션전(深?)에서 하이난다오(海南?)의 하이커우(海口)로 이동할 때는 버스가 12시간을 달렸는데, 겨우 한두번 쉬었습니다.  결국 밤 11시경에 바퀴 여섯개를 한꺼번에 다 바꾸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중국의 버스는 대부분 큰 버스회사가 운영하지만 간혹 기사 몇명이 개인회사 형태로 버스 한 두대를 가지고 장거리 운행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대체로 버스가 노후하고,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도 있지요.


올해 7월말에 티벳의 한 도로에서 버스가 굴러 외국인 1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이런 경우는 버스도 문제이겠지만 도로 상태가 좋지 않아서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보니, 오늘 아침에도 싼샤런지아로 가는 도로에서 버스와 오토바이가 부딪혀 피 흘리고 쓰러져 있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오늘 사고를 두번이나 보다니...

 

중국은 크고작은 사고가 많지만, 언론에 보도되는 경우는 대체로 많지 않은 듯합니다. 과연 오늘 국도에서 난 버스화재 사고는 보도가 될까요?  지금 시간(7시50분)까지는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지켜볼 일입니다.

 

불에 타고 있는 버스 부근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데 그 모습이 그다지 급박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다행스럽게도 과열로 인해 연기가 나자 모두 대피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발품취재 중에 참 여러번 교통사고를 목격했지만 이렇듯 버스가 불 타는 '실미도' 영화같은 장면은 처음 봅니다.

 

사실, 중국 버스이동은 기차에 비해서 참 편리한 편입니다. 기차는 보통 7~10일 전부터 예매를 하니 현지인들이 미리 표를 확보하고 있어서 기차표 구하는 일이 아주 힘든 편인데버스는 바로 당일에 가도 거의 표가 있으니 편한 셈입니다. 예상보다 사고 위험도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 제 생각이긴 한데 이렇게 가끔 이상한 사고들을 보면 새삼 걱정이 앞섭니다.

 

* 318번 국도(상하이上海<->씨장西藏의 짱무樟木)
* 좀 멀리서 찍었더니 영상이 좀 많이 흔들립니다.
* 돌아오자마자 중국 현지에서 동영상파일을 올려봤는데, 좀 장난이 아니네요.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