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 금강구름다리를 건너가면 정상으로 향하는 두 갈래 길이 나온다. 하나는 그냥 일반적인 등산로이고 또 하나는 삼선계단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이 가파른 계단길이 맑은 날씨에 찍은 표지판 사진에 비해 훨씬 공포스러웠다. 그것은 심하게 사방을 가로막고 있는 안개 때문.
다른 산행 사람들을 촬영하느라 뒤꽁무니에 섰는데, 갑자기 한 아주머니가 무섭다며 다시 내려온다. 얼마나 무섭길래.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올라가기 쉽지 않아보인다. 더구나 눈앞 시야가 그 불안감을 더 가중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냥 등산로를 따라 올라갔다. 위에서 바라보는 삼선계단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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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선계단에서 마천대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대둔산에서 그나마 등산로답게 가파르다. 1시간 가량 걸리는 길인데 기대한 것보다는 마음에 그다지 들지 않는다.
앙상한 가지에 걸린 각종 산악회 리본도 알록달록 하기는 한데, 그 다채로운 리본이 대둔산 정상 부근에서는 적절하지도 잘 어울리지도 않으니 말이다.
안개가 펴오르는 모습이 나름대로 인상적인 정상이다.
물론 정상 주변에 마구 던져진 귤 껍질도 마음에 들지 않기는 마찬가지.
늦가을의 앙상한 가지가 양팔을 벌린 듯한 모양인데 안개때문에 더욱 앙상한 느낌이 더 부각되고 있다.
산 정상에는 '개척탑'이 세워져 있어 깜짝 놀라기도 했다. 날아가는 까마귀 한쌍 때문이 아니라 산 정상에 개척이라니 어울리지 않는 컨셉이 아닌가. 무슨 연유인지 관심은 없지만 아쉬운 발길을 돌려 하산.
'척양척왜 보국안민, 동학농민혁명 대둔산 항쟁전적비' 정말 예쁘고 마음에 드는 글씨체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