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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쓴 "베이징올림픽아웃사이드" - 다산즈 798예술구 (4)


798예술구에 있는 세계유명 소장인인 중국 당대 예술가들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는 예술센터와 '798바는 뭐?(什么798ar)'라는 작은 바와 바이스차관(白石茶馆)이 있는 공간도 아늑하면서도 분위기도 예술적이다. 휴식공간이면서 동시에 독특한 캐릭터를 파는 샵이기도 하다.

하지만, 거리의 시장만큼 시끌벅적하면서도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공예품이나 책, 캐릭터 옷 등을 가져다 놓고 노점에서 물건을 파는데 시장 이름이 재미있다. 벽돌 벽에 촹이스지(创意市集)라고 적어뒀는데, 창의적인 물건을 파는 시장이라는 것이다.

영상으로 보니 사람들의 활기와 '798'을 멋진 폰트로 제작된 티셔츠가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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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8예술구(艺术区) 안에는 다양한 전시공간이 있는데 여우룬쓰(尤伦斯)라는 이름의 예술센터가 있다. 여우룬쓰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품 소장가인 울렌스(Ullens)부부가 만든 전시홀이다. 중국의 현대작가들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8000평방미터 규모의 넓은 공간에 3개의 전시홀과 쇼핑몰, 식당까지 들어섰으니 798예술구에서도 가장 매머드급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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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룬쓰센터에 있는 캐릭터쇼핑몰이다. 전시작가들의 캐릭터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는데 창살 사이에 예쁜 칼라풀한 철조각들로 이음새를 만들어 둔 것이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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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에서 보면 바이스(白石)라는 이름의 찻집과 션머798ar 바가 있는 곳이다. 벽이나 바닥마다 나름대로 예술구답게 인테리어가 돼 있다.

찻집에는 중국 차들을 마시며 안락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조성돼 있다. 바 이름인 798의 '8'자를 영어의 'B'로 연결한 것도 눈에 띤다. 재밌는 발상이다. 콜라 한 잔에 12위엔, 맥주 한 캔에 18위엔이니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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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인 3818쿠(库) 건물인데, 이곳 입구 왼편에는 커피숍이 하나 있다. 798예술구에 갈 때마다 이곳에 들러 커피를 한 잔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 예술구가 너무 넓어 중간 지점에서 잠시 쉬어갈 타이밍에 딱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책자나 잡지도 많고 베이징 문화공연이나 찻집, 레스토랑 소식도 많아 넓은 유리창 사이의 넓은 시야를 만끽하며 쉬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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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8창고 바로 옆 노상에는 우리나라의 장(场)인 시지(市集)이 있다. 중국 내국인과 외국인들이 섞여 혼잡하다. 공예품 위주로 파는데 아마도 올림픽 기간이어서 특별히 이런 시장 공간이 생긴 듯하다. 평소에는 자주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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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다양하다. 남녀노소 누구를 막론하고 중국에서는 자신의 처지와 상관 없이 이렇게 돈을 버는 일이라면 바깥으로 나선다. 어찌 보면 밑바닥부터 고생해 한 푼 두 푼 벌어, 아껴가며 저축하고 점점 돈이 모이면 조금씩 큰 사업을 벌여 나중에 성공한다는 츠쿠(吃苦) 정신이야말로 중국 상인들의 기본적 정서이고 철학이다.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나이든 할머니, 10대 후반의 아가씨, 카메라를 들고 있는 청년, 예쁘장하게 생긴 아가씨. 모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열심히 물건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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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외국인들에게는 이국적인 상품들이 즐비하다. 어디서 물건을 가지고 오는 지는 모르나 나름대로 '창의적'인 물건을 내놓고 하루 종일, 덥건 춥건 팔아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느긋한 표정으로 앉았지만 막상 손님이 물건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아주 적극적으로 상품 품질과 가격을 제시하곤 하는 중국의 전형적인 장사기질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물건을 판다는 것은 돈을 버는 일인데, 내가 아는 중국 상인들의 마인드는 바로 '상품과 가격 앞에 누구라도 평등하다'는 신념이 강하다. 말을 잘 하면 흥정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말을 잘못하면 물건도 못사고 욕까지 들어야 한다.

거리나 일반쇼핑몰에서 물건을 흥정할 경우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다른 것은 다 몰라도 외국인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상인들과 싸우게 되는 가장 많은 일은 물건 값을 다 흥정해놓고 난 후에 물건을 사지 않겠다고 말하는 경우이다.

120위엔하던 값을 50위엔까지 깎아 놓고나서 '하오(好)' 또는 '청(成)'이 된 상태에서 물건을 사지 않으면 큰일이다. 이럴 때는 여지 없이 '미친 사람' 취급 당하게 된다. 중국 상인들의 오랜 전통은 물건 값은 흥정하되 값이 합의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사야 한다는 '흥정과 신뢰' 정신이 투철하기 때문이다. 상인들이 흥정을 시작하는 이유도 물건을 살 의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며 흥정은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좋지만 팔지 못하게 되면 그 시간이 엄청나게 아까운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물건 살 때 조심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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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8'이라는 숫자를 멋지게 도안한 티셔츠를 판다. 영상에서는 흰색과 검은색인데 사진은 빨간색만 찍었다. 생각해보면 사진과 영상 찍느라 매번 사고 싶은 것을 놓친다. 이 티셔츠도 한 벌 사야지 했다가 계속 다른 촬영을 하다가 그만 까먹고 말았다. 정신이 없는 것이다. 동시에 두 가지일을 생각하는 것이 갈수록 쉽지 않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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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인들은 정말 사람이 있는 곳마다 나타나서는 이익이 될만한 상품이라면 언제라도 판다. 798예술구는 젊은 작가들의 예술혼이 살아있는 작업공간이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전시공간이다. 원래는 군수공장이 자리잡고 냉전의 전쟁상품을 생산하던 곳이 이제 예술의 거리로 변하면서 더불어, 상업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점점 확대되고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