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음을 내뿜는 악기인 나즈(呐子) 독주이다. 나즈는 날라리라고도 부르고 쒀나(唢呐)라고도 하는 태평소와 같은 악기의 통칭이다. 높은 소리를 내다보니 새소리를 자연스럽게 흉내 낼 수 있겠다. 그래서 연주하는 곡 이름도 바이냐오차오펑(百鸟朝凤)이다. 시작하자마자 마치 새가 날아드는 듯 슬프게도 울고 화들짝 거리며 날아오르며 울기도 한다. 혼신의 힘으로 태평소의 고음을 아주 절묘하게 불러내고 있다. 정말 신기한 것은 후반부이다. 여전히 태평소가 관객들의 귓가를 사로잡는다 싶더니 갑자기 태평소 대신에 왼손에 감춰진 작은 나즈의 소리이다. 그런데, 때로는 사람 목소리가 그냥 터져 나오는 듯 착각이 든다. 이러한 연주방식, 즉 한 사람이 여러 가지 나즈 악기를 불며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것을 카시(卡戏)라 부르는데,..
손으로 하는 그림자 놀이 셔우잉시(手影戏)다. 이것 역시 중국에서 아주 그 역사가 오래 되었다고 한다. 우리 어릴 때 할머니가 밤 불빛에 문풍지를 무대 삼아 해주던 아련한 기억이 있는데 그 동심을 일깨우기 충분한 공연이다. 그림자 놀이에도 여러 갈래가 있다. 손으로 하는 셔우잉씨도 있지만 종이인형으로 하는 즈잉시(纸影戏)도 있고, 가죽인형으로 하는 피잉시(皮影戏)도 있다. 그러나, 종이나 가죽으로 만든 인형으로 무대 뒤에서 조종하는 그림자놀이와 손으로 하는 그림자놀이는 근본적으로 좀 다를 것이다. 손의 마술과 손동작의 마술의 차이라 할 수 있겠다. 다 같은 손이라 하더라도 주연배우인지 조연배우인지 그 차이는 분명할 것이다. 셔우잉씨를 연기하는 배우는 참 젊고 단정한 인상이다. 그러나 그 모습은 나중에 인..
스촨(四川) 지방의 전통무대극을 사천극, 즉 촨쥐(川剧)라고 한다. 경극, 징쥐(京剧)도 그렇지만 여간 마니아가 아니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토막극 형식으로 재미난 부분만 골라 무대에 올리기도 하고 그러는 것이다. 슈펑야윈(蜀风雅韵)이 소개한 이 사천극의 이름은 징디엔시취(经典戏曲)라고 한다. 징디엔이란 말은 소위 클래식이라는 의미, 고전이란 뜻이고 시취는 놀아본다는 희(戏)와 노래가락이라는 곡(曲)인데 경극이나 사천극, 곤극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고전희곡이라는 것인데, 말을 그렇게 붙인 듯하고 실제로는 지루한 희곡을 보다 대중화하기 위해 곡예나 중국무술인 쿵푸의 동작을 곁들여 재창조한 것으로 이해된다. 관광지에서 맛 보는 이러한 희곡은 정통 중국 전통무대극에 비해 훨씬 재미있다. 물론, ..
무어우시(木偶戏) 또는 쿠이레이시(傀儡戏)라고 하는 꼭두각시 놀음이다. 손으로 인형을 조종하는 것이니 그렇게 부르는 것이겠다. 그런데, 장터우(杖头), 즉 나무막대를 가지고 조종한다고 해서 슈펑야윈(蜀风雅韵)에서 장터우무어우시(杖头木偶戏)라고 소개하고 있다. 원래 한나라 시대부터 전해내려 오는 것이라 하는데 스촨 지방 특유의 음감과 무대극이 접목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한다. 베이징을 비롯해 북방지역에 있는 퉈어우시(托偶戏)가 무대 뒤에서 인형을 조종하는 것에 비해 약간 차이가 난다. 가죽으로 만든 인형을 무대 뒤에서 조정해 그림자로 보여주는 피잉(皮影)이라는 것도 있다. (피잉은 윈난성 따리 천룡팔부성에서 취재했으니 조만간 기대~) 멀리서 보면 아리따운 아가씨가 간드러진 춤사위를 추는 듯 착각이 들기도 한..
두 줄로 이뤄진 현악기인 후친(胡琴) 독주이다. 그 소리가 바이올린보다 더 맑고 또 때로는 경쾌하다. 후친은 원래 서역지방에서 중국 중원지방으로 전해온 악기인데 거의 중국 한족화된 전통악기로 취급된다. 두 줄로 이뤄진 현악기는 몽골에서는 마터우친(马头琴)가 있는 등 소수민족들도 각자 자신의 전통문화를 연주하는 악기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후친은 두 줄 현악기의 통칭이며 중음을 내며 연주에 자주 사용하는 중후(中胡), 고음을 내며 찡쥐에서 많이 사용하는 징후(京胡), 광둥지방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오후(高胡), 송나라 이래 북방 지역에서 사용해 온 얼후(二胡), 동북지방에서 유래해 전해 온 반후(板胡)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보통 후친이라 하면 얼후를 말하고 우리도 보통 두 줄 현악기를 얼후라고 기억하고 ..
슈펑야윈(蜀风雅韵)에서는 촨쥐 중 정제된 부분만 골라 선보이는데 그것을 저즈시(折子戏)라 한다. 일종의 토막극이라 봐도 된다. 소개된 내용은 양(杨)씨 집안의 장수이야기라 해서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양자장(杨家将)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여자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으로 봐서 양문여장(杨门女将)인 듯하다. 등에 깃발을 꼽고 등장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전형적인 중국 경극, 천극 등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고 영화 패왕별희에서도 보았을 것이다. 중국 촨쥐(川剧)는 징쥐(京剧)와 유사하다. 경극의 유래는 원래 안후이(安徽) 지방에서 전래되던 것이 북경에서 발전된 것이라 해서 찡쥐라 하는데 비해 촨쥐는 쓰촨(四川) 지방에서 고유하게 전래되어 온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보기에는 크게 구..
그 옛날 촉(蜀)나라 땅이던 스촨(四川) 청두(成都)에는 예쁜 이름의 운치 있는 분위기의 공연장이 있는데, 바로 슈펑야윈(蜀风雅韵). 친타이루(琴台路) 문화공원 내, 건물 실외 공연장인 이곳에는 매일 밤 1시간 동안 아름다운 공연이 벌어진다. 아마도 지금껏 중국에서 본 대중공연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공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특집으로 소개한다. 모두 9가지 공연이다. 일년에 하루인 내 생일(음력7월27일) 기념이다. 후후~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는 변검을 소개한다. 공연장 분위기는 관객들이 많아 다소 어수선하다. 그러나, 홍등과 조명이 어울려 시작부터 마음이 설렌다. 공연 분위기를 띄우려 나오타이(闹台)를 시작한다. 뤄(罗), 구(鼓), 친(琴), 띠(笛)의 다양한 종류의 악기들로 이루어..
7월15일 저녁, 변검 등을 본 문화거리 친타이루(琴台路)를 잠시 거닐었다. 변검 공연 시간이 약간 남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맛 있는 사천요리도 먹었다. 문화거리 친타이루에는 식당도 많고 찻집도 많다. 각종 공예품도 팔고 유행 옷도 파는 거리이다. 서쪽 편에는 공연이 벌어지는 칭양궁(青羊宫)이 있고 남쪽 편에는 바이화탄구위엔(百花谭公园)이 있다. 이 작고 아름다운 공원으로 가는 길은 호수 위에 있는 작은 다리를 건넌다. 공원에서 사람들이 춤추며 놀고 있다. 엄마 아빠랑 산책 나온 한 꼬마 여자아이가 카메라에 관심을 가졌다. 춤 좀 춰 보라고 했더니 영 수줍어 하기도 하고. 공연장소가 있는 칭양궁으로 가는데 날이 어두워졌다. 도미토리에서 만나서 같이 간 일행들과 입구에서 사진도 찍었다. (아~ 사진 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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