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단 도시에서 시인 두보의 ‘호우시절’을 따라간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쓰촨 ③ 두보초당, 무후사, 금리고가 봄비 내리는 밤에 두보(杜甫)가 붓을 들었다. 춘야희우(春夜喜雨)다. 안녹산이 반란을 일으키자 관직을 잃고 처자와 정처 없이 떠돌다 청두(成都)에 정착했다. 미관말직 하나 얻어 초당을 짓고 살던 시절이다. 농부의 마음을 헤아리며 지은 시로 761년 작품이다. 첫 구절은 영화 ‘호우시절’로도 유명하다. 출장 온 정우성은 우연히 미국 유학 시절 친구로 두보초당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는 가오위엔위엔(高圓圓)을 만난다. ‘첫사랑의 로맨스’가 초당의 싱그러운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시절’을 알고 내리는 비는 영화로 살아나 때맞춰 온 사랑이 됐다. 영화의 여운을 지니고 두보초당으로 간다. {계속}

덩샤오핑 고거에서 ‘3차 결의’로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을 생각하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쓰촨 ② 룽창패방군, 장다첸기념관, 덩샤오핑고거 쓰촨 동남부 네이장(内江)에 가면 ‘입체사서(立體史書)’라는 건축물을 볼 수 있다. 별명도 잘 지으면 오래 기억에 남는다. 룽창(隆昌)에 위치한 패방군(牌坊群)이 ‘서있는 역사책’다. 패방은 공로를 세웠거나 과거 급제, 충성과 효도, 절개와 의리를 자랑하기 위해 짓는다. 마을의 자랑이고 인물에 대한 평가다. 역사에 대한 기록이고 건축 문화다. 철학과 수학, 문학과 미학을 새긴다. 톨게이트도 고풍스럽다. {계속}

자연 발효로 빚은 간장과 매운 양념 풍성한 고진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쓰촨 ① 센스장유, 야오바고진 4215번 국도는 구이저우 쭌이와 쓰촨 청두를 잇는다. 쓰촨 동남부 루저우를 지난다. 윈난에서 발원해 구이저우를 남북으로 흐르는 적수하(赤水河)가 루저우에 이르러 장강과 합류한다. 장강을 품은 루저우 일대는 수많은 명주의 고향이다. 10대 명주의 반열이라 누구나 손꼽는 루저우라오쟈오(瀘州老窖), 랑주(郎酒)와 우량예(五糧液)의 탄생지다. 장강 지류인 적수하는 누구나 추앙하는 국주(國酒)인 마오타이(茅台)를 증류한다. 톨게이트를 지나 적수하 강변의 센스(先市) 진을 찾아간다. 적수하가 빚은 또 하나의 명품을 만나러 간다. {계속}

13세기 남송 시대 형성된 천년고진, 멋과 맛이 풍성한 명품 마을 뜻밖의 명품 마을을 만나면 여행 기분은 몇 배 상승한다. 저장 남부 첸퉁고진(前童古镇)이 그렇다. 상하이에서 고속 열차를 타고 남쪽으로 2시간 45분, 싼먼현(三门县) 역에서 내린다. 북쪽으로 30km 떨어진 고진이다. 소박한 입구다. 안으로 들어서니 구수한 냄새가 진동한다. 마이빙(麦饼)을 굽고 있다. 다른 지방보다 밀가루 반죽이 유난히 얇다. 밀대로 종이처럼 만든다. 새우와 파래를 넣는다. 불에 올리고도 누르고 눌러서 익힌다. 종이처럼 접어서 주는데 향긋하고 담백하다. (계속)

상하이 서쪽 수향에 걸린 주판은 산수 대신에 인생의 셈법을 담았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상하이 ④ 주가각 상하이와 쑤저우의 경계에 전산호(淀山湖)가 있다. 3대 담수호인 태호(太湖)와 황포강(黃浦江) 수계를 연결하고 있다. 사방으로 물줄기가 뻗어나간다. 동쪽으로 흘러가는 전포하(淀浦河)를 따라 형성된 수향이 있다. 상하이 서쪽 끝에 위치한 주가각(朱家角)이다. 남송 말기인 13세기부터 마을이 형성됐다. 800년 역사를 지닌 고진이다. 명나라 중기에 이르러 사통팔달 수운 덕분에 상업이 발달했다. 21세기 상하이는 코앞까지 지하철을 연결했다. 공항과 기차역이 있는 훙차오(虹橋)에서 17호선을 타면 30분 거리다. {계속}

예원 담장 위의 용머리 앞에 보일 듯 말 듯 두꺼비 한 마리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상하이 ③ 난징루, 예원, 와이탄 난징에는 난징루(南京路)가 없다. 서울에 ‘서울로’가 있다면 웃길 테니. 부산이나 광주에 ‘서울로’가 있어도 이상할 듯하다. 중국은 도시를 도로 이름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난징루가 단연 인기가 많다. 상하이를 비롯해 텐진, 칭다오, 광저우, 허페이, 쉬저우, 쭌이, 웨이하이, 진창, 린이, 푸닝, 마카오에 있다. 타이완도 많고 일본 고베에도 있다. 1865년에 영국 조계 당국이 난징루라 지었다. 아편을 팔고도 전쟁을 일으켜 청나라를 굴복시켜 난징조약을 체결했다. 그 기념이었다. {계속}

백범일지 ‘피신과 유랑의 나날’에 남긴 두 여인에 대한 감사와 후회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상하이 ② 텐쯔팡, 임시정부, 난후, 김구피난처 탕웨이가 출연한 ‘헤어질 결심’이 개봉됐다.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고 나름 인기몰이 중이다. 배우 탕웨이는 2007년에 처음 우리 앞에 나타났다. ‘색·계’다. 포스터를 보면 ‘욕망, 그 위험한 색(色)’과 ‘신중, 그 잔인한 계(戒)’라 적혀 있다. 조금 난해하다. 한마디로 미인계다. 병법서 삼십육계(三十六計)는 성공 계책인데 영화는 실패로 끝난다. 심지어 체포돼 사형당한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상하이 푸둥(浦東) 공항 서남쪽 30분 거리에 영화 촬영지인 신창고진(新場古鎮)이 있다. 시내에서는 지하철 16호선을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색·계’ 촬영지 문짝에 가리워진 탕웨이, 배우는 죄가 없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상하이 ① 신창고진, 상하이박물관 청동기 탕웨이가 출연한 ‘헤어질 결심’이 개봉됐다.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고 나름 인기몰이 중이다. 배우 탕웨이는 2007년에 처음 우리 앞에 나타났다. ‘색·계’다. 포스터를 보면 ‘욕망, 그 위험한 색(色)’과 ‘신중, 그 잔인한 계(戒)’라 적혀 있다. 조금 난해하다. 한마디로 미인계다. 병법서 삼십육계(三十六計)는 성공 계책인데 영화는 실패로 끝난다. 심지어 체포돼 사형당한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상하이 푸둥(浦東) 공항 서남쪽 30분 거리에 영화 촬영지인 신창고진(新場古鎮)이 있다. 시내에서는 지하철 16호선을 타고 이동할 수 있다. {계속}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