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관(嘉峪关)에서 312번 국도로 안시(安西)를 지나는 길은 정말 사막 한 복판을 달린다. 아무 것도 안 보인다. 그저 황량한 벌판. 다시 안씨에서 둔황(敦煌)까지 두어 시간 달렸다. 그리고 둔황의 시장을 둘러봤다. 공예품을 파는 시장은 정말 이곳이 둔황이구나 하는 느낌을 물씬 풍긴다. 실크로드와 낙타, 그리고 막고굴 불상을 직접 현장에서 새겨 그려 파는 곳이 많다. 거리의 예술가들이 너무도 많다. 거리에서 은근하게 들려오는 악기소리가 흥미를 끈다. 가만히 보니 바로 쉰(埙)이다. 동그란 돌에 대 여섯 개 뚫린 구멍 사이에서 나오는 소리가 포근한 악기이다. 이 쉰으로 대장금을 연주하는 아저씨. 먹거리가 풍부한 야시장에 갔다. 둔황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싱피수이(杏皮水)가 참 시원하고 맛도 있다. 맥주도..
지난번 진저우(锦州) 취재 이야기에서 만난 적이 있는 융밍즈줘화(用名字作画)를 시닝 기차 역 앞에서 다시 보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70년대까지는 아마도 이런 길거리 모습이 있었던 듯하다. 이름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림 속에는 꽃, 새, 물고기, 곤충 등의 형상들이 서로 꼬매 듯 엮어지고 서서히 이름을 드러낸다. 붓(笔)은 보통 금속으로 만드는데 다양한 색을 표현하기 위해 그 사이에 스펀지를 끼워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스펀지가 바로 형형색색, 변화무쌍한 그림의 마술인 것이다. 그리고 종이 윗면에는 거의 중화이슈(中华艺术)라고 쓰여 있다. 아랫면에 써 있는 글씨는 찡핀즈화(精品字画). 자세히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민간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민속예술의 하나라고 보여진다. 하나 그리는데 약 5분..
청해성의 성후이(省会)인 시닝(西宁) 중심가 시먼(西门) 부근에 있는 공예품도 팔고 갖가지 먹거리도 파는 수이징샹(水晶巷) 시장이 있다. 공예품은 중국 전역 어디서나 비슷비슷하니 특별한 것은 없지만 역시 중국 서북쪽에 처음 오니 실크로드, 쓰루(丝路)와 둔황(敦煌)을 떠오르게 하는 분위기가 좋아 시장 이곳 저곳을 즐겁게 돌아다녔다. 양으로 만든 순대인 셈인 양창(羊肠) 한 접시를 사서 먹었다. 살아있는 닭 파는 것은 자주 봤지만 비둘기 파는 곳은 드물다. 비둘기 고기가 꽤 맛있다는 것을 아는지. 중국에서 처음 비둘기 요리를 먹고 이렇게 맛 있는 것을 왜 안 먹지? 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시닝 기차역 뒷산을 바라보고 있으니 서서히 하루 해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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