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성 해안에 척계광 흔적이 많다. 최근 직항이 생긴 닝보(宁波)에서 동남쪽 약 100km 떨어진 바닷가에 석포어항(石浦渔港)이 있다. 명나라를 건국한 주원장은 해안 방어를 위해 관청을 설치했다. 군대가 주둔하고 주민이 늘었다. 6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어촌이다. ‘중국문화답사기’로 유명한 작가 위추위(余秋雨)가 “살아있는 고진(活的古镇)”이란 감상을 남기기도 했다. 고기잡이 선박을 위한 평화로운 항구다. 왜구 근거지 규슈에서 조류를 따라 남하하면 직선으로 900km도 되지 않는다. 석포에 고성이 자리 잡은 이유다. (계속)
빗장을 열어 재앙을 잉태한 복마전, ‘수호지’에 캐스팅한 도교 천사[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장시 ② 잉탄 상칭고진 징더전(景德鎭)에서 잉탄(鷹潭)까지 기차로 2시간, 시내버스로 다시 1시간 더 남쪽으로 달리면 상칭고진(上清古鎭)이다. 남방 도교인 정일도(正一道)의 본산이다. 북방의 전진도(全眞道)와 함께 양대 산맥이다. 도관(道觀)을 참 많이 다녔지만, 중국인이 본토 종교라고 생각하는 도교 발상지는 많지 않다. 시안에 있는 전진도 조정 중양궁(重陽宫)과 함께 천사부(天師府)는 도교를 대표하는 도관이다. 룽후산(龍虎山)을 따라 흐르는 루씨허(瀘溪河) 강변에 자리 잡은 천사부를 찾았다. {계속}
고령토가 나는 마을, 도자기 발원지에서 보낸 하룻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장시 ① 징더전과 야오리고진 상하이에서 징더전(景德鎭)까지 고속철로 4시간이면 도착한다. 도자기로 유명한 도시는 꽤 많지만, ‘세계에 알려진’ 자도(瓷都)는 징더전이 유일하다. 장시 동북에 위치하며 중국에서 가장 넓은 담수호인 포양호(鄱陽湖)와 가깝다. 장강과도 연결돼 물류도 유리하다. 명청 시대부터 20세기 민국시대에 이르기까지 4대 명진(名鎭)으로 불렸다. 도자기 덕분이다. 포산진, 한커우진, 주산진은 모두 시로 승격되거나 편입되면서 ‘진’을 뗐다. 징더전만 세 글자 시로 남았다. 북송 진종 때 도자기를 조정에 헌납했다. 바닥에 ‘경덕연제(景德年制)’라고 새겼다. 황제 연호만 그냥 쓸 수 없었으리라. {계속}
명나라 말기 민란 영웅 이자성, 대장정을 이끈 마오쩌둥과 닮았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산시 ④ 이자성 고향 미즈 사마천 고향 한청에서 이자성행궁(李自成行宫)이 있는 미즈(米脂)로 간다. 북쪽 직선거리로 260km 떨어져 있다. 두 도시 동쪽에는 거대한 황하가 북에서 남으로 흐른다. 황하를 거슬러 올라가야 해 대중교통이 아주 불편하다. 황하를 경계로 두 성이 나뉘어 있어 성을 넘나들어야 한다. 산시(陝西) 고도용문(古渡龍門)을 지나 산시(山西) 우문구(禹門口)로 가는 길이다. 명나라를 멸망시킨 이자성이 수도를 향해 황하를 건넌 지점이다. {계속}
'위대한 업적은 천년만년 지나도 불멸이어라'는 사마천에 대한 찬양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산시 ③ 사마천 고향 한청 사마천만큼 인문학 밥상에 많이 오르는 요리도 없다. “사기(史記)”를 인용하거나 언급해 인문학자 반열에 오른 사람도 꽤 많다. 간언, 궁형, 저술로 이어진 치열한 인생을 평가해 ‘중국 최고 역사가’로 부른다. 2천 년도 넘은 역사책이 입맛대로 번역, 종합, 분석돼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으니 그저 놀랍다. 사마천은 시안 동북쪽 230km 떨어진 한청(韩城)에서 태어났다. {계속}
임칙서는 왜 비림 편액에서 삐침을 생략했을까?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산시 ② 시안 비림 시안 시내에서 ‘가볼 만한 곳’ 추천하라고 하면 단연 비림(碑林)이다. 역사와 문화를 좋아하는 여행이라면 말이다. 한나라 시대부터 근대까지 4천 개에 이르는 비문, 천 개가 넘는 비석을 일곱 군데로 나눠 전시실을 운영한다. 북위부터 송대에 이르는 석각 150건은 별도 예술관에서 전시한다. 비림 역사는 천년에 이른다. 당나라 때 세운 공묘가 성곽 남쪽에 있었다. 북송 철종 1087년에 공묘를 옮긴 자리가 현재 비림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계속}
장장 6,300km,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해 중국을 북부와 남부로 가른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고 흘러 상하이까지 굽이굽이 흐르는 장강(长江). 수많은 지류를 모으고 모아 머나먼 항해를 한다. 세계에서 세 번째, 아시아에서 가장 긴 강이다. 쓰촨을 지나는 장강으로 흘러가는 적수(赤水)도 지류다. 적수는 구이저우 명주 마오타이(茅台)를 만든다. 쓰촨으로 들어오면 훌륭한 간장을 창조한다. 쓰촨 동남부 허장(合江)에 3백 년 전통을 지닌 간장이 있다. 선시장유(先市酱油)다. (계속)
쿠마라지바가 남긴 세 치 혀, 문성공주가 가져간 등신불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산시 ① 시안 초당사와 광인사 실크로드를 거쳐 동서양 문물이 전해졌고 낙타는 상업을 주도했다. 군마는 피를 뿌리는 전쟁을 수행했다. 종교가 오고가는 통로이기도 했다. 실크로드가 동아시아에 기여한 최고 선물은 어쩌면 불경일지 모른다. 현벽장성 아래 실크로드 조각상에 장건을 비롯해 곽거병, 반초, 현장, 마르코폴로, 임칙서, 좌종당이 나란하다. ‘사기성’ 농후한 마르코폴로를 빼면 대부분 ‘살인적’ 전쟁을 수행했다. 수많은 인물이 왕래했지만 쿠마리지바(Kumārajīva, 344~413)야말로 가장 위대한 ‘공간 이동’이라 말할 수 있다. 타클라마칸 사막 오아시스 구자왕국(龟兹王国)에서 실크로드를 따라 중원고도 장안에 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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