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란의 현장에서 다시 꺼낸 (04) 청와대는 구중궁궐인가? 조선이 세운 경복궁 후원에 ‘황제’처럼 자리 잡고 있다. ‘부도덕’과 ‘무능력’에 더해 ‘국정농단’, ‘헌법파괴’의 주범 박근혜 대통령은 수백만의 촛불과 함성에도 불구하고 ‘귀 막고, 눈 가리고, 입 다물고’ 있는 삼불후(三不猴) 원숭이마냥, 꼭두각시처럼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국민이 세운 집에서 ‘예가 아니면 삼불’하라는 ‘공자님 말씀’ 한 가닥에 기대는 것인지 도무지 내려올 생각이 없다. 기원전 한나라 무제는 동중서(董仲舒)의 ‘대일통’ 논리를 이용해 제자백가(诸子百家)를 ‘분서갱유’하고 오로지 ‘충 하라, 효 하라’는 한심한 유교만으로 통치이데올로기를 구축했다. 역대 왕조가 ‘공자’를 황제 대우로 격상해 ‘존중’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
민란의 현장에서 다시 꺼낸 (03) 경찰이 청와대를 차 벽으로 꽁꽁 에워싸고 있다. 백만 인파가 청와대로 가는 길을 향해 주말마다 진군나팔을 올리고 있지만 난공불락이다. 노동자, 농민, 학생, 시민단체 등 제각각 ‘퇴진’의 깃발을 향해 촛불이 환하게 빛을 내뿜고 있다. 대통령이 사는 곳은 황제가 거주하는 성처럼 철옹성이다. 민란의 역사는 물리력으로 성곽을 열어젖히기도 하고 민중의 힘에 놀라 황제가 수도를 버리고 도망가기도 한다. 민란의 성공은 수도를 점령하고 황제의 권위를 대신해 새로운 국가를 개창하는 일이다. 황제를 스스로 호칭하고 개국했지만 튼튼한 민심과 함께 하지 못하면 나라의 기틀을 세우기도 전에 멸망에 이르기도 한다. 백만 대군을 이끌고 수도를 함락했던 민란 영웅 황소(黄巢)를 기억하자. 중원 ..
“용용 죽겠지?” 신화나 전설에 등장하는 신비한 동물 용(龙)은 중국을 상징한다. 중화민족, 즉 한족을 대표하는 으뜸 동물이다. 갑골문(甲骨文)에 등장하는 용은 ‘하늘’과 ‘뱀’의 결합 형태다. 하늘을 날아다닐 정도로 패기에 넘치는 뱀을 토템으로 하는 부족이 아마도 한족의 옛 조상이었을지도 모른다. 뱀 토템 부족은 주위의 여러 부족을 굴복시킨 후 연맹으로 발전하지 않았을까? 용생구자(龙生九子), 용에게는 아들이 아홉이 있다. 명나라 학자 서응추(徐应秋)가 지은
민란의 현장에서 다시 꺼낸 (02) 11월 12일, 100만 명에 이르는 주권자 인파가 직접 청와대를 향해 시선을 직시했다. 대통령은 성난 ‘민란’의 함성을 듣고도 ‘나 몰라’로 일관하면 여파는 해일이 돼 다시금 전국을 ‘민주’의 깃발로 뒤덮을 것이다. 서울광장과 광화문 일대에 모인 국민의 날카로운 주인의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거세질 것이 분명하다. 현장에서 어깨를 스치며 지나치고 무언의 눈빛으로 공감한 국민의 마음은 모두 하나였다. 청계광장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우리나라 정당도 민중총궐기의 대의명분을 그냥 마냥 눈 돌리기 어려웠나 보다. 지역구까지 적은 깃발에는 왠지 기회주의자의 냄새가 나고 곧 엄중한 결단의 시기에 이르면 그 펄럭임은 파도의 포말로 부서져 ..
민란의 현장에서 다시 꺼낸 (01) “#하야하라 박근혜”, “#새누리도 공범이다”는 해시태그를 들고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현장. 대통령의 사과는 ‘사퇴’에 기름을 붓는 형세다. 전혀 사그라질 낌새가 아니다. 줄줄이 이어지는 ‘측근’의 검찰 수사, 조사만 제대로 맞물리면 구속도 잇따라 구치소 건물 한 동을 통째로 비워야 할 판이다. 20만 명에 가까운 국민이 나서 촛불을 들고 함성과 구호로 빛을 밝히는 현장은 ‘민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역사는 왜 자꾸 되풀이되는가? 2,857년 전 중국에도 박근혜 정부와 일란성 쌍둥이가 살았다. 사마천은 를 집필하면서 기원전 841년을 꺼내 들었다. 수많은 사건을 잘 배치하기 위해 시간 축을 기준으로 역사의 터미널로 삼은 것이다. 전기 코드를 꼽아야 불을 밝히듯 ..
최종명의 중국대장정(03) – 천년 염전을 터전으로 살아온 민족과 천주교 성당 티베트에 들어서면 마을에서 가장 좋은 호텔을 찾으면 마음이 놓인다. 최고의 호텔에서 묵는다는데 불만을 가질 사람은 없다. 간밤에 꼬불꼬불 산길을 20분이나 내려와 야외 온천으로 유명한 취쯔카(曲孜卡) 향(乡)에서 하루를 묵었다. 란창강(澜沧江) 줄기에 섭씨 80도까지 오르는 온천이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설산 아래 살아가는 사람에게 몸을 녹일 수 있는 온천이 곁에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천 년 역사를 품은 소금밭 옌징(盐井)의 아침이 밝았다. 간밤에 내려갈 때는 어두워 볼 수 없던 길을 가파르게 오른다. 지난밤에 이곳을 내려왔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염전으로 들어가는 길 입구는 차마고도 문화전시관이다. 차를 싣고 가..
삼국지에 나오는 검문관은 천혜의 협곡이 만든 군사 요새다. 당나라 시인 이백은 에서 ‘길이 험해 하늘조차 보기 힘들고 나무가 거꾸로 자라는 절벽’이라 ‘한 사람이 지켜도 만 사람이 통과하기 어렵다.’고 과장한 곳이다. 검문관의 지형만큼 유명한 음식이 있는데 바로 두부다. ‘검문관에 들러 맛보지 않으면 억울하다’는 속설이 전해질 정도다. 두부 요리가 백 가지가 넘어 맛 못지않게 보는 즐거움도 있다. (계속)
최종명의 중국대장정(02) – 티베트 사원 동죽림과 메이리설산 관망대 샹그릴라 고성에서 214번 국도를 따라 서북쪽 방향 289km를 가야 옌징(盐井)이 있다. 도로상태가 좋아 7시간이면 충분히 도착한다. 그 옛날 차마고도를 개척한 마방은 얼마나 걸렸을까 궁금하다. 직접 말을 몰고 가지 않고서야 고단한 여정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랜드크루저로 달린지 1시간 즈음 시구이대교(西归大桥) 앞에서 멈춘다. 맞은편 민둥산에 자란 나무가 푸르러 그나마 산다워 보인다. 뱀이 다닌 것처럼 하얗게 닦아놓은 길이 아마도 마방의 길인 듯. 협곡을 따라 산을 넘어가야 했던 차마고도의 흔적이다. 작은 가게 옆에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는 아이에게 인사를 한다. 낯선 이방인의 말투가 낯설었는지 아이는 그저 표정이 없다. Mp-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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