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북쪽 지방 핑구(平谷)는 과일의 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베이징, 텐진, 허베이성의 경계에 있는 핑구는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곳입니다. 엄청나게 큰 호수이자 관광지인 진하이후(金海湖)를 가는 길가에는 풍성한 가을을 맞아 과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핑구지방에는 많은 과일이 생산됩니다. 그 중에서도 '핑구의 스얼궈(平谷12果)'는 이 지방의 자랑거리인 과일들을 말합니다. 계절마다 '제 철 과일'이 있듯이 가을에 익는 과일이 길거리에 등장했습니다. 베이징에서 징핑(京平)고속도로를 달려 핑구 시내를 지난 후 순핑루(顺平路)를 거쳐 핑지루(平蓟路)를 달립니다. 도로 양 옆으로 과일을 파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중국 국경절 연휴를 맞아 핑구의 진하이후나 경동대협곡(京东大峡谷) 등으로 가고 오는 사람..
중국 차기 국가주석이 될 시진핑의 아버지 시중쉰 지난 4월 25일, 홍콩 유력언론 봉황망(鳳凰網)은 를 출처로 중국현대사 인물 시중쉰(習仲勳)을 보도했다. 1979년 당시 광둥성장이던 시중쉰이 '눈물로 백성의 고충을 처리하다'는 내용이다. 혁명1세대인 수많은 중국 공산당 인물 중 유독 그의 이름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얼까. 바로 2012년 차기 주석이 될 시진핑(習近平)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잡지 의 제호는 원래 였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이하 당 중앙)의 전권을 받고 성장이 된 시중쉰은 1970년대 말 광둥 주민들의 '홍콩으로의 탈출(偷渡)'에 직면했다. 선전(深圳) 당 간부들과 시중쉰은 논쟁을 벌인다. '사회주의 계급투쟁'과 '생계의 현실'을 놓고 언쟁한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시중쉰은 쉴 ..
베이징에 남아 있는 팔대괴 흔적을 찾아서 베이징에 기이한 인물들이 있다. 괴물(怪物), 괴짜(怪才), 기인(怪傑)으로 불린다. 괴상하다는 뜻의 ‘괴(怪)’가 붙어 인물 캐릭터가 됐다. 중국 명나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업적인 대중적 시장이 생기기 시작했다. 난장에서 곡예(曲藝), 무술(武術), 잡기(雜技) 등으로 기예를 팔던 사람들이 함께 나타났다. 수백 명의 괴물들이 등장했다. 당연히 인기스타였다. 인기가 떨어지면 사라지고 스타 기질이 유지되면 대를 이었다. 팬들의 투표로 걸러지는 ‘위대한 탄생’은 아니었겠지만 대체로 8명으로 추려졌다. 팔대괴(八大怪)라 부른다. 중국 사람들이 팔(8)을 좋아하는 것은 전통이자 습관이다. 인물, 물건, 경치에 자주 가져다 쓴다. 의 기본도형인 팔괘(八卦), 도교의..
청 건륭제 단골 순행지 텐진 판산 중국은 땅덩어리만큼 산이 많다. 역사와 인물, 산이 함께 등장하는 일 역시 흔하다. 풍경도 일률적이지 않고 지방마다, 때로는 지질시대마다 생김새가 천차만별이다.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져 있는 명산을 두루 발 딛는 것은 평생 가능하지도 않다. ‘풍경’이자 ‘명승’으로 유명하면서 국가가 관리하는 명산이 208곳이나 된다. 수천 개에 이르는 입장료 받는 명산 중에서도 ‘국가급풍경명승구(國家級風景名勝區)’는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국립공원’이다. 국민들에게 무료로 산을 개방하는 우리와 달리, 아직도 중국은 유명할수록 입장료가 비싸다. 지난해 가을, 텐진(天津)의 유일한 국가급(5A급) 풍경명승구인 판산(盤山)을 찾았다. 텐진 시 지(薊)현 서북쪽에 위치한다. 베이징 시내와도 직선..
오마이뉴스 송고하기 위해 다시 고쳐 쓴 기사입니다. (2011. 4.13. 22:06) 문득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대체로 포털 뉴스 면을 통해 헤드라인을 훑으며 보는 스타일이다. 아마 많은 뉴스 마니아들의 공통점이기도 할 것이다. 과 등은 뉴스생산 언론을 통해 송고 받은 뉴스를 배치하는 미디어로서 책임이 있다. 물론 뉴스를 잘못 생산하는 언론에게 1차적인 문제가 있다. 제목의 기사이다. "중국 소후닷컴 등 주요 외신들은 유승준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경한2'가 지난 1일 개봉된 뒤 10일 만에 6천만 관객을 동원했다"고 하는 기사이다. 아무리 해도 너무 한다. 기사가 하나뿐이었다면 그냥 웃고 넘어갈 수도 있다. 중국 관련 기사의 오보에 흥분하면 오래 살 기 힘들다는 것이 나름 중국전문가들..
'황사 종결자' 중국의 '흑풍폭'을 아시나요? 2002년 3월 중순 어느 날, 당시 베이징에 머물렀던 기자는 여느 때처럼 아침에 일어나 아파트 창문을 열었다. 여전히 밤이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시계를 보니 아침 8시 조금 지났다. 저녁 8시처럼 바깥은 암흑이었다. 하늘은 온통 모래먼지로 가득했다. 일 보러 나가서도 종일 황사 때문에 낮을 잊은 하루였다. 물론 그 해 이후 그날처럼 심한 황사를 보지는 못했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대단하다. 얼마 전 올해 황사 예상 보도가 나간 이후 잠시 사람들은 마스크는 물론 눈만 빼고 얼굴까지 가리고 다녔다. 지금 베이징 날씨는 이상하리만치 맑다. 최근에는 비가 와서 그런지 구름 한 점 없지만 언제 어떻게 폭풍처럼 날아올지 모를 황사인지라 걱정이다. 중국은 ..
중국 금은화 재배단지 산골마을을 찾아서 하얗게 피다 노랗게 바뀌는 꽃. 은색과 금색이 번갈아 가며 꽃에 색깔을 입힌다. 그래서 중국말로 진인화(金银花), 금은화라 부른다. 이 꽃을 재배하는 중국친구가 있다. 재배한다는 것은 그냥 들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약초로 인기가 있으니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베이징에서 서남쪽으로 15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한때 허베이(河北) 성도(省都, 중국은 성회省会라는 말을 사용한다)이던 바오딩(保定) 시가 있다. 다시 약간 서북쪽으로 30킬로미터 거리에 만청(满城) 현이 나온다. 가던 방향으로 20킬로미터 지방도로를 달려가면 류자타이(刘家台) 향(乡)에 이르고 다시 산골 길을 4킬로미터 더 들어가면 창쟈오타이(长角台) 촌(村)에 이른다. 지난해 8월 말, 여섯 시간..
초 강풍 한파 속 베이징 최고봉 링산을 오르다 베이징은 평양보다 위도가 높다. 북방의 한파가 살을 파고드는 날. 한라산보다 해발이 더 높은 산이 베이징에 있다. 지난 1월 29일 한겨울 영하 10도의 날씨에 해발 2,000미터 고지를 등산하는 산악회가 있다고 해서 함께 의욕을 부렸다. 링산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공연한 욕심이 아닐까 염려가 된다. 베이징 서쪽 먼터우거우(门头沟) 구에 위치한 링산(灵山)이 목적지이다. 베이징최고봉(北京的第一峰) 링산은 베이링(北灵)과 함께 둥링(东灵), 시링(西灵)의 3개 거대한 봉우리로 이뤄져 있다. 다행인 것은 해발 1,600미터까지 도로가 있다. 차에서 내려 산으로 접어들자 엄청난 강풍이 분다. 7~8급 초 강풍이다. 중국말로 능선과 능선 사이 산 입구를 야커우(垭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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