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품취재 산시 2010 5회] 위츠 허우거우 고촌락을 가다 오래된 마을을 찾을수록 신기하고 정겹다. 중국에는 수많은 옛 촌락이 관광지로 개발돼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인구와 역사, 영토와 민족이 다양한 만큼 촌락도 각각 독특하다. 그래서 촌락만 전문으로 여행하거나 또는 연구하기도 한다. 안후이(安徽) 남부의 고촌락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전국 어디나 지형과 풍토에 어울리는 재미난 촌락이 많으니, 관심 가져보면 흥미롭다. 산시(山西) 진중(晋中)에 있는 허우거우(后沟)라는 이름의 촌락도 매우 특이하다. 성 수도 타이위엔(太原) 기차역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약 1시간 가면 위츠라오청(榆次老城) 종점이다.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가면 기찻길도 없고 국도도 먼 지방도로를 1시간 더 달려간 ..
[중국발품취재 산시 2010 4회-2] 영화 의 촬영지 홍스샤 홍스샤는 이름처럼 붉은 암석이 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협곡이다. 황토인지 홍암(红岩)인지 이 곁들여 있는 절벽에 지역 특색이 강한 동굴 집인 야오둥(窑洞)이 많다. 협곡 사이로 들어가니 거침 없이 흐르는 강물 소리가 귀청을 따갑게 한다. 절벽에는 185개나 되는 마애석각(摩崖石刻)이 새겨져 있으며 누워 있는 부처 조각상도 보인다. 석각이 많다는 것은 수많은 문인들이나 정치가들이 다녀간 흔적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름 짓기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이곳을 혼이 담긴 보물이라고 석각혼보(石刻魂宝)라 부른다. 이 협곡이 처음 역사 기록에 등장하는 때는 중국 북송(北宋)시대 강력한 경쟁왕조 서하(西夏)이다. 이 붉은 홍산(红山)에는 원래 동굴..
[중국발품취재 산시 2010 4회-1] 달팽아, 니가 만리장성을 알아? [전베이타이 장성] 만리장성만 보면 참 멋지다. 대체로 높은 산 위에 성벽을 쌓고 망루를 세워서 위성에서도 보인다지 않는가. 북쪽으로부터의 침입을 막고자 했던 역대정권들의 치열한 생존전략이었으며 수없이 많은 서민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엄청난 규모의 개발공사이기도 했다. 중국학계가 나서서 만리장성을 동쪽 끝과 서쪽 끝으로 '가는 데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무한정 확대해 '이만리장성'을 만들고 있지만, 명나라 한족정권이 재건한 산하이관(山海关)과 자위관(嘉峪关)에 이르는 장성만으로도 충분히 기나길다. 딱 중간에 전베이타이(镇北台)가 있다. 산시(陕西) 북단에 있는 도시이자 내몽골로 들어가는 입구에 위치한 위린(榆林)시에 바로 전베이타이가 ..
[중국발품취재 산시 2010 3회] 마오쩌둥의 정치적 고향 옌안을 가다 시안(西安)역 아침 9시. 기차가 서서히 산베이(陕北)를 향해 출발한다. 산베이는 산시(陕西)성 북부 지방을 이 지역 사람들이 흔히 쓰는 말이다. 산베이 중심에는 바로 옌안(延安)이 자리잡고 있다. 옌안은 중국공산당 홍군(红军)의 2년간의 2만5천리 장정(长征)의 종착지이다. 10여 년 동안 중국공산당 중앙이 있었으니 바로 마오쩌둥의 정치적 고향이라 할 수 있다. 시내를 벗어나면서부터 더욱 설레는 마음이 드는 것은 공산주의자이거나 혁명을 꿈 꾸던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나기 때문이 아니다. 역사의 현장에 다가간다는 느낌, 카메라 메고 가는 여행자의 기대감이리라. 350킬로미터, 4시간 반의 기차 여행, 아침에 출발하는 여행은 늘 맑아서 ..
[중국발품취재 산시 2010 2회] 고도 서안에 정착한 후이족 거리 고도 시안(西安)은 중국 패키지여행 코스 중 제법 인기가 높은 편이다. 실크로드나 티베트로 가려는 배낭여행자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중원 고도 시안은 진시황이나 병마용이 대표하지만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소수민족 거리인 후이민제(回民街)도 관광코스 중 하나이다, 기껏해야 한 두 시간, 야시장만 둘러보는 경우가 많은데 골목길이나 서민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아쉽다. 이슬람 문화를 간직한 채 중국에서 정착하면서 만들어먹던 요리들이 아주 많다. 그냥 중국요리라는 큰 범주에 넣어서 짬뽕처럼 섞어버리지 않는다면 중국 서북방면에서 살아온 이슬람교도들의 독특한 먹거리문화와 만날 수 있다. 시안 중심가인 중러우(钟楼)에서 구러우(鼓楼)를 지나면 바로 ..
[중국발품취재 산시 2010 1회] 천연기념물 따오기 천연 서식지 산시 성 양현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오기 노래에는 해와 달, 별이 돋는 ‘내 어머님의 나라’를 담고 있다. 한정동 동시, 윤극영 작곡의 이 동요, 한두 번 들어보거나 불렀으리라. 일제 시대 나라 잃은 슬픔을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노랫말로 애절하게 표현했다. 그런데, 이제는 정말 보기 힘든 새가 됐다. 천연의 자연환경에서만 서식한다는 따오기는 도시화, 산업화에 의해 멸종되기 쉬운 새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천연기념물 제 198호로 지정한 따오기는 1970년대 중반 사라졌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연 상태로 서식하고 있는 따오기는 중국에 있다. 따오기는 중국말로 주환(朱鹮)이라 한다. 산시(陕西) 성 양(洋)현에 있는 주환 ..
[진흙속중국영화캐기-08] 장양 감독의 로드무비 (落叶归根, 2007) 라오자오(老赵, 赵本山)는 나이 쉰이 넘은 농민으로 4년 넘게 고향을 떠나 션전(深圳)에서 공장 일을 하며 살고 있다. 멀리 충칭(重庆)에서 온 친구 라오류(老刘, 洪启文)와 공장에서 만나 외로움을 달래며 벗이 되었고 누가 먼저 죽든지 시체라도 고향에 데려다 주기로 약속을 한다. 어느 날 친구가 죽자 약속을 지키기 위해 먼 길을 떠나며 영화는 시작된다. 로드무비의 형식이지만 그 느낌은 사뭇 진지하면서도 코믹하다. 유머러스 하면서도 진솔한 캐릭터들과 주인공 라오자오가 만나게 되는 삶과 갈등을 풀어내는 영화이다. 서민의 삶이 진하게 묻어나고 있으며 고뇌와 아픔이 절절하게 배어 나오는 슬픈 코미디이다. 주인공 자오번산(赵本山)은 중국에서 ..
338년에 세워진 홍뤄쓰(红螺寺)라는 사원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다소 놀랐다. 역사책을 뒤져 보니 얼추 위진남북조 시대이다. 삼국시대가 끝나고 위(魏)와 서진(西晋)과 동진(东晋)을 거쳐 남북조 대립 이후 수(隋)가 중원을 통일할 때까지를 위진남북조 시대라고 한다. 약 1670년 전 불교사원이 베이징 외곽에 자리잡고 있다니 가보지 않을 수 없다. 시내에서 약 1시간 거리에 떨어진 화이러우(怀柔)로 달려갔다. 11월의 차가운 날씨이건만 홍뤄쓰는 홍뤄후(红螺湖)를 바라보고 홍뤄산(红螺山) 남쪽에 양지 바른 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그다지 추위가 느껴지지 않는다. 국가AAAA급 풍경구인지라 입장료가 다소 비싸 40위엔(약 8천원)이다. 표를 끊고 보니 동진 4년(338년)에 처음 건립된 사원이라고 한다. 33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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