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아웃사이드-2] 옌다이세제를 거쳐 허우하이를 걷다 패방 옌다이세제(烟袋斜街) 앞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경이다. 8월 9일 그날 중국인이 미국인을 살해한 현장인 구러우(鼓楼)를 지나왔는데 그 어떤 살기도 없이 말끔했다. 구러우를 지나고 나서 취재진들이 몰려들었던가 보다. '시간차'가 절묘했다. 어쩌면 옌다이세제에 가지 못하고 현장에서 바쁘게 움직였을 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고 아무런 눈치도 채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이 섬찟! 그런 느낌이다. 세제(斜街)는 ‘경사진 길’이고 옌다이(烟袋)는 ‘담뱃대’이니 이곳이 원래 무슨 동네인지 짐작이 간다. 구러우세제라 불리다가 청나라 말기에 이르러 지금의 이름으로 불렸다니 그 역사도 감지된다. 지금은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명소로 변해 유럽풍 음식..
[베이징올림픽아웃사이드-1] 문화거리 '난뤄구샹'에 가다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은 한여름이다. 개막식 다음날인 8월 9일, 최근에 알려지기 시작한 문화거리인 난뤄구샹(南锣鼓巷)을 찾았다. 1킬로미터가 채 되지 않는 짧은 거리이지만 후통(胡同) 사이로 베이징 전통가옥인 사합원(쓰허위엔, 四合院)이 가득한 곳이다. 베이징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거리 중 하나인 난뤄구샹은 일찍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지금은 술집도 생겼고 공예품을 파는 가게들이 들어섰지만 다른 곳에 비해 최근에 알려진 곳이라 외국인들의 손때가 비교적 덜 묻은 곳이니 여전히 옛스런 모습이 많이 남아있으리라는 기대가 많았다. 비교적 평범한 거리이고 한산하다. 베이징 집집마다 차량마다 걸린 오성홍기가 이곳에도 여지없이 올림픽 분위기처럼 펄럭..
진심 어린 사과야말로 올림픽 정신이다.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두고 '베이징 올림픽을 띄워주려는 의도'(SBS의 박재만 홍보팀장, 한국경제 7/31)를 가지고 '단독'으로 보도한 탓이, 생각보다 더 크게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정작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는 '아주 실망'했다고 하면서 여론의 동향을 보는 정도이다. 개막을 앞두고 조직위원회가 나름대로 '긴장'과 '염려'를 많이 하고 있는 것 때문일 것이기도 하다. 조직위원회가 나서지 않더라도 '국내외 언론'과 일반시민들이 이 사안을 정면으로 공박할 것이니 굳이 나서지 않다가 실질적 '제재'를 가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나 우리나라 방송통신위원회가 어떤 '조치'나 '불이익'을 주는 것에는 이미 관심이 없다. 누구나 인정하..
SBS 올림픽 개막식 보도, 심히 유감 지난 29일 SBS 8시 뉴스는 '단독'을 강조하며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장면을 보도했다. 중국 매체 상황을 어렴풋하게나마 조금 알고 있는 나로서는 뜻밖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언론은 일제히 SBS의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보도를 '누설(泄密)'이라는 말로 보도하고 있다. 누설이란 '비밀을 남에게 알리는 배신' 행위에 다름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미디어와 대기업의 연합 방식으로 많은 시민기자 또는 일반블로거가 베이징 현지에서 올림픽을 취재하는 것과 관련해 다소 우려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SBS 사건은 앞으로 블로거들의 현지 취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해외 매체는 물론이고 자국 내 취재진의 취재에도 매우 예민한 나라이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이 거의 다 됐다. 지난번 베이징 3박4일 자유여행 즐겨찾기 이후 중국발품취재 중 마지막 도시 베이징에 대한 영상과 사진을 묶었다. 왕푸징은 천안문광장 부근 우리나라 명동처럼 번화하고 서점, 백화점(호화 및 보통), 시장과 호텔, 성당, 공예품가게 그리고 동화문 미식 포장마차 거리가 있다. 이곳은 이미 우리 언론 등에 꽤 소개된 편이기도 하고, 패키지 여행 중 단골코스 중 하나이다. 이곳에는 전국 각지의 다양하고 희한하면서도 독특한 각종 먹거리의 총집합체인데 사실 사람들이 그 이름에 낯선 편이다. 물론 딱 보면 재료가 무엇인지 알 수 있긴 하지만 때로는 생판 모를 것도 많다. 영상을 보면서 간단하지만 자막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혹시, 왕푸징에 가면 사 먹으려면 이름을 알아야 ..
[중국발품취재89] 베이징에서 막을 내리다 치열하지는 않았어도 발걸음마다 기나긴 땀내는 담았나 보다. 어느덧 6개월을 10여일 앞두고 베이징에 다시 왔다. 머물렀던 시간을 다 합하면 거의 2년 반 정도 되니 '나의 중국 고향'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베이징은 정서적으로 나랑 잘 맞는다. 7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베이징원인(北京猿人)의 터전이었고 춘추전국 시대 이전 서주(西周)의 봉국이던 계(蓟)나라가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나중에 전국칠웅으로 성장하는 연(燕)나라의 영토였으며 전국을 통일한 진(秦)나라의 변경이 된다. 계성(蓟城)이라 불리던 이곳은 서기 938년 거란(契丹)의 요(辽)나라의 도읍 연경(燕京)으로 자리잡으면서 이후 금(金), 원(元), 청(请) 등 북방민족의 중원 도모의 수도였다..
이번 베이징올림픽 기간에 전국에 흩어져 있는 중국 국보 천여 점이 전시된다. 시안(西安)의 병마용을 비롯 전국 26개 성 55곳의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가 한 곳에서 전시하는 것은 사상 유래가 없다. 베이징 수도박물관은 21일부터 올림픽 및 장애인올림픽 기간 동안 의 문을 열었다. 야오안루(姚安如) 박물관장도 '이처럼 진귀한 보물을 진품으로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일생일대 단 한번의 기회'라고 할만큼 획기적이다. 전국을 다 돌아다녀도 '진품'으로 구경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안에서 1984년 '병마용(兵马俑)' 1호갱에서 출토된 말 한필과 4명의 병사용이 전시된다. 이것만으로도 세계인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중국문화유산을 상징하는 마크 도안이기도 한 '태양신조 장신구(太阳神鸟金饰)'는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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