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며칠 남지 않았다. 매년 성탄절만큼 전 세계인의 마음을 흥분시키는 경우는 많지 않을 듯하다. 아마도 종교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산타클로스와 캐롤로 거리를 수놓는 갖가지 색채와 가락이 동심을 자극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단연, 산타클로스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좋은 캐릭터이다. 산타클로스의 기원이나 유래를 불문하고 누구나 싫어하지 않는 이미지가 아닐까. 이 산타클로스 캐릭터와 크리스마스 관련 상품들을 오랫동안 모아둔 곳이 있어서 찾아가봤다. 3호선 원당역 부근의 한 오피스 건물은 산타클로스 창고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산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문앞을 지키고 서 있다. 산타 할머니(헝겊 패널 속에는 MR. and MRS로 적혀 있음)도 있었던가? 하여간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지난 화요일(16일) 인천 연수동 청량산 초입에 있는 한 식당에서 '육사시미'와 '생갈비'를 먹었다. 그 한우의 고기 빛깔이 너무 싱싱하고 맛깔 나는 모양이다. 소고기를 생 날 것으로 먹는 나라는 정말 우리나라를 비롯해도 그다지 많지 않을 듯하다. '육사시미'라는 네이밍은 아마도 육회에서 비롯된 듯한데, 회처럼 얇게 썰어 먹는다는 것인데 '사시미'라는 말이 다소 귀에 거스리긴 한다. 중국에서 양고기 육회가 있다고 해서 지난 올림픽 당시에 베이징 근교에 찾아갔었는데, 올림픽 기간이라 당분간은 육회로 팔지 않는다고 해서 아쉬웠다. 나중에 꼭 한번 양고기 육회를 먹어 볼 생각이다. 정말 생고기의 빛깔이 입맛을 돋군다. 생고기 '육사시미' 한접시에 2만5천원인데 정확하게 한사람이 일곱점씩 먹는 분량이다. 스물여..
2006년 11월 16일, 다음블로그 시절에 쓴 글이 하나 있었다. 독일이 선정한 중국 '최우수 블로그'에 빛나는 '칼라풀한 세상'의 '쥐꼬리풀'을 쓰고 한참이 흘렀다. 이 '쥐꼬리풀' 위엔샤오쥐엔(原晓娟)은 미식가이면서 요리 전문기자이면서 방송에도 출연하는 다재다능한 블로거이기도 했다. 중국 최우수 블로그에 빛나는 의 쥐꼬리풀 위엔샤오쥐엔 나는 그녀의 재능에도 관심이 많았지만, 위암에 걸렸음에도 불굴의 의지로 투병하면서 그 생생한 이야기를 병상일기를 통해 많은 네티즌들과 공유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그래서, 그녀의 블로그 글들을 밤새 가며 다 읽었고, 이메일을 보내 회신을 받기도 했다. 얼마 전, 그러니까 지난 11월, 베이징에 갔을 때 문득 그녀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의 블로..
지난 금요일(12일)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이 주관한 1박 2일 강의 프로그램를 듣고 왔다. 낮에 좀 일찍 도착해 숙소 앞을 보니 바로 장흥조각공원(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석현리 397)이 있는 것이 아닌가. 무엇이 있을까 궁금한 것은 무조건 참지 않는다. 관람료 무료. 그냥 들어가면 된다. 공원 안에 어떤 조각들이 있을까. 빙 둘러보니 넓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자그마한 공원이다. 큰 다리가 있고 그 아래에는 졸졸 흐르는 개천이 있는데, 아마도 여름에 아이들의 물장난하며 놀기 딱 좋은 듯하다. 한바퀴 돌아보니 동물을 소재로 한 조각 조형물이 6가지 종류가 있었다. 길게 목을 빼고 있는 동물인데, 몸체를 보면 약간 흉물스럽다. 그런데, 얼굴은 거울처럼 반짝거리는 것이 자세히 보면 꽤 인자한 얼굴..
최근 국사교과서의 편향문제가 화제가 됐다. '좌와 우'라는 갈래를 나눌 수 있다는 것도 역사의 한 부분이라 생각하면 뭐 대수롭지 않을 지도 모른다. 우리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또다시 말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역사는 우리 민족이 걸어온 수많은 경험과 창의력의 산물이니 당연히 미래와도 긴밀할 것이다. 중학교 다닐 때 배웠던 국사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선사시대와 단군조선을 선두에 세운 국가의 성립으로 시작되는 것이야 대동소이한 듯하다. 인류가 기원하고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시대로 이어지는 문명의 발전과정을 이해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그런데, 국가의 성립에 이르러 한가지 아쉬운 점, 그렇지만 중국의 역사와 비교해 살펴볼 때 더욱 불안하고도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지난 주 월요일(12월 8일) 대전에 있는 식당 '반상'을 찾았다. 예전에 '바다의 의사' 개복치 요리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어찌어찌 유명해져 kbs무한지대를 비롯해 방송을 탔던 그 식당이다. 원래 서울 화랑대 부근에 있던 식당이 대전으로 옮겼으며 개복치 외에도 '돼지머리고기'를 연탄불에 구워 먹는 요리를 새로 개발했다고 해서 찾았던 것이다. 연탄불에 돼지머리고기를 구워서, 아니 태워서 먹는다니 어떤 맛일까 궁금했다. 돼지머리의 딱딱한 껍질을 벗기고 양념소스에 삶은 후 다시 삽겹살 정도의 크기로 썬다. 이것을 구워서 소주와 함께 먹는 별미. 돼지머리고기를 양념에 하루 정도 절인 것과 그렇지 않고 그냥 그대로 생머리고기로 한 것으로 나눠 구워 먹는다. 생고기 형태의 돼지머리고기의 쫄깃한 맛이 돋보이지만 ..
만주족이 발명한 한겨울 보양식 둔차이와 밀주 한겨울에 먹으면 좋을 중국요리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둔차이(炖菜)라고 하는 중국 둥베이(东北) 지방의 음식인데, '둔'은 '푹 삶다'라는 뜻이 있으니 '푹 삶아서 먹는 요리'인 셈입니다. 이런 둔차이를 둥베이 사람들이 많이 먹는데, 알고보면 만주족의 고유한 전통요리가 발전한 것입니다. 지난 11월 베이징에서 10여 명이 빙 둘러앉아 큰 솥에 소고기를 비롯해 감자와 야채 등을 몽땅 넣고 푹 고아내는 요리이니 이름하여 톄궈둔(铁锅炖)이라 합니다. 동영상에서 종업원이 말하고 있는 '농자(农家)테쿼둔'이란 말은 이 철판 솥의 둔차이로 농가, 즉 일반서민들이 즐겨먹는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습니다. 수렵생활에 익숙한 만주족이 발명하고 즐겨먹었다고 하는 이 둔차이에 들어..
이소룡(李小龙) 또는 브루스 리(Bruce Lee), 우리는 그를 어떻게 기억하는가. 그의 영화를 직접 본 세대는 이미 4~50대이긴 하다. 하지만 시대를 넘어 영원히 기억되는 영웅들이 그렇듯이 그는 어는 한 세대의 흘러간 인물이 아닌 듯하다. 서른을 겨우 넘긴 나이에 요절했지만 그가 영화 속에 담아낸 독특한 캐릭터는 몇 세대가 더 지나도 늘 회자될 지도 모른다. 그가 사망한 지 35년이 지나 중국CCTV가 제작한 50부작 초대형 드라마 로 다시 부활했다. 지난 10월부터 1달 베이징에 머물렀는데 황금시간대에 CCTV는 물론이고 각 방송채널마다 앞다투어 편성했으니 보지 않을래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는 CCTV1 채널을 통해 전국에 방영됐다. 8년 이래 최고의 시청율(약간 과장일 듯)을 기록했다고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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