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大理) 천룡팔부 영화성에서 재현된 데릴사위 결혼 풍습이다. 이 지역 두안자(段家) 집안의 결혼 적령기에 든 아가씨가 있어 슈쳐우(绣球, 공 모양으로 수 놓은 장식물)을 던져 그것을 받은 총각을 데릴사위로 들인다는 설정이다. 단청을 한 예쁜 2층 차이러우(彩楼)에서 아가씨의 아버지가 나와 이 사실을 발표하면 아래에 있는 총각들 가슴이 설렌다. "단가 집안의 아가씨가 장식물을 던져 데릴사위를 맞는다"(段家小姐抛绣球招婿)는 내용을 재미있고 익살스럽게 꾸몄다. 서로 맞절하고 교배주를 마시면 장식을 잡은 총각은 이 집안의 데릴사위가 된다. 그 옛날 이런 방식의 결혼풍습이 있었다는 것은 꽤 흥미롭다. 아마 이 지역 유지 또는 공친왕 정도되는 집안의 데릴사위가 된다는 것은 남자신데렐라일 것이니 사뭇 총각들이 평..
다리(大理) 천룡팔부 영화성 거리에 갖가지 공연이 벌어져서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민간절기(民间绝技)라고 이름을 걸고 하는 잡기, 서커스의 일종인데 고난도이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다. 우산을 이용해 공 굴리기를 하거나, 공이나 곤봉, 원판 여러개를 양손으로 올리고 받는 묘기를 선보인다. 창 묘기도 있다. 1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빠르게 여러 묘기를 보여주고 사라지는 것이 오히려 신선하다.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시간을 끄는 그런 공연보다는 심플해져 좋다. 하여간, 동그랗게 생긴 물건이라면 뭐든지 다 돌리지 싶다. 특히, 우산을 이용한 묘기를 싼지(伞技)라 하는데 동그랗게 생긴 물건에 불을 붙혀 돌리는 장면이 사람들 눈길을 사로잡는다.
묘족 원시 촌락인 먀오짜이(苗寨)에서 본 공연 하편이다. 둘로 나눈 건 양도 문제였지만 그 내용이 심각했다. 그리고 15세 이상 관람가 수준은 되는 듯 해서 이기도 하다. 묘족은 불과 아주 친한가 보다. 차력에 가까울 정도 불을 몸에 대기도 하고, 먹기도 하고 심지어 그 위를 걷기도 한다. 가장 경악은 뜨거운 불덩이를 혓바닥으로 핥는다는 것이다. 마지막에 불덩이를 입에 쏙 넣을 때는 아찔하게 소름이 싸~하게 오른다. 좀 소름 끼칠 공연인데, 이 묘족 친구들은 나름대로 관객들과 재미있게 호흡한다. 그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봤다. 아니~ 캠코더 화면만 봤다.
변할 변(变)자에 뺨 검(脸).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도 이 삐엔리엔(变脸)을 보거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아주 많을 듯하다. 나 역시, TV나 영화, 드라마 중에 본 것 말고도 베이징 등지에서 몇 번 봤다. 단골인 베이징의 라오써(老舍) 차관의 주요 메뉴이니 꽤 본 셈이다. 그리고 유명 고급식당인 따짜이먼(大宅门)에서도 본 적이 있다. 아들 우혁이도 두 곳에서 두 번 봤을 텐데, 넋을 잃고 무아지경으로 보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스촨에서 직접 보니 그 격이 다르다. 우선 등장하는 배우들이 아주 많다. 그리고 무대의상에서부터 음악, 동작의 세련된 맛과 다양한 기술이 등장하는, 그야말로 원조의 맛이 난다. 순식간에 얼굴, 즉 표정이 바뀐다. 아마도 삐엔미엔(变面)이라 하지 않고 삐엔리엔(变脸)이라고 하듯이..
[중국발품취재61] 양숴 대나무 뱃놀이와 류싼제 공연 양숴(阳朔)의 씨제(西街)는 세계적인 여행책자들이 강력 추천하는 곳이다. 서양인들이 많이 찾는 거리라 양런제(洋人街)라 하기도 하는데, 거리 분위기가 굉장히 서구적으로 꾸며져 있다. 또한, 공예품 파는 풍물거리이면서 술집거리이고 배낭여행객들의 숙소가 아주 많다. 씨제는 보행 거리라 자동차나 자전거가 진입하지 못한다. 1킬로미터도 되지 않는 짧은 거리에는 온갖 형태의 술집(酒吧), 식당(餐厅), 호텔(饭店), PC방(网吧), 커피숍(咖啡厅), 공예품가게(工艺品店) 등 외국인들을 위한 거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등이 예쁘게 밝혀져 있는 작은 호텔에 숙소를 잡고 거리를 걸어 다니면서 둘러봤다. 초상화를 그려 파는 가게에는 '오사마 빈 라덴'도 있고 '히..
[중국발품취재58] 따리 창산과 바이족 공연, 천룡팔부 영화성 7월 31일 오후 쿤밍(昆明)에서 버스를 타고 따리(大理)로 가는 길. 밤이 되자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다시 따리구청(大理古城)으로 이동해 숙소를 잡고 고성의 분위기에 빠졌다. 따리구청은 기대한 것보다 낭만적이지는 않았다. 다음날 아침, 드디어 8월이다. 예상과 달리 비가 내리지 않아 따리구청에서 약 5킬로미터 떨어진 곳의 창산(苍山)을 트레킹하기로 했다. 창산은 10킬로미터가 넘는 산악 트레킹 등산로가 있는 아름다운 산이다. 또한, 해발 3500미터 이상의 산맥이기도 하다. ‘몹시 덥고 뙤약볕이라 해도 눈이 녹지 않는다(炎天赤日雪不容)’는 눈 덮인 설산이 있다. 그 입구에 아담한 사원이 있으니 바로 깐통쓰(感通寺)이다. 깐통쓰에 오..
베이징에는 수도답게 중국대중예술을 맛볼 수 있는 곳이 많다. 그중 중국언론이 '대형쿵푸극'이라 소개하고 있는 '공푸촨치'(功夫传奇)는 화려한 원색조명과 역동적인 무술의 조화는 관객들에게 재미와 함께 감동을 준다. 몸의 예술로 창조된 '쿵푸'와 만난 건 신선한 충격이다. 베이징 숭문구의 공인문화궁, 즉 '홍극장'을 찾아가면 된다. 한국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홍교시장에서 걸어도 10분 정도로 가깝다. 붉을 홍, 극장 전면이 마치 불이 난 듯 붉은 색으로 뒤덮힌 극장은 좀 질린다. 막상 무공이 바탕이 된 '쿵푸극'이 시작되면 온몸이 떨릴 정도로 감동이 밀려든다. 중국어를 몰라도 전혀 지장없는 이 '공푸촨치'는 스토리가 있다. 어린 아이가 엄마 손에 끌려 소림사에 들어와서 자라는데, 그는 다른 아이들처럼 무술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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