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옌고진青岩古镇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나서 다시 마을 안으로 들어선다. 어제 미처 다 보지 못한 여러 곳을 다시 한번 보기 위해서이다. 장원급제를 한 청나라 말기 조이형赵以炯의 장원고거를 찾았다. 마당 안 벽에는 100가지 수寿 자 필체가 있는 백수원百寿园이다. 특히 장원급제 당시 황제 앞에서 치르는 전시殿试 장면을 홀로그램을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롭다. 천주교당을 지나 다시 도교사원인 완서우궁万寿宫을 찾았다. 이 도관은 약 1,000평방미터에 이르며 도교의 교조인 태상노군太上老君을 봉공하고 있다. 도관은 대체로 사진 촬영에 너그러운데 이곳 관리자는 막무가내로 흥분하며 관여했다. 완서우궁 도관은 청암고진 입장료에 포함돼 있어서 자유로이 입장할 수 있는데도 여행자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서 안타깝다.
칭옌고진青岩古镇 정문으로 가는 중심거리 베이제北街 끝에는 룽취엔쓰龙泉寺가 있다. 그 사이 길이 가장 사람들이 많이 붐빈다. 족발 파는 가게를 비롯해 다양한 토속 먹거리를 많이 판다. 모자를 쓰고 담벼락에 앉아 무언가 열심히 쓰고 있는 사람은 이름의 사인을 해주고 돈을 받는다. 다양한 사인을 그려주고 1위안을 받는다. 거리를 산보하고 다시 객잔으로 돌아온다. 커다란 패방이 있는 문화광장과 둥제东街를 지나 서우포쓰寿佛寺가 바로 객잔이다. 객잔에 짐을 놓고 동문 밖으로 나가 족발을 안주로 밀주 한잔을 마신다.
칭옌고진青岩古镇은 구이양 시 남쪽에 위치한 구이저우 4대고진 중 하나다. 원래 군사요새로 개발된 마을이며 지금은 문화마을이자 4A급 풍경구로 각광받고 있다. 장원급제가 탄생한 땅이어서 장원족발로 유명하다. 고진으로 들어가는 문은 동서남북으로 설치돼 있다. 보통 정문은 북쪽 문이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동쪽 문으로 들어섰다. 이 마을에서 1박을 할 경우 동쪽으로 들어가서 객잔을 구한 후 여행을 즐기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것을 느꼈다. 동문으로 들어선 후 남쪽 거리를 거쳐 남문인 정광문定广门까지 왕복했다.
황야오고진黄姚古镇은 양숴阳朔에서 동남쪽으로 약 2시간 거리인 허저우贺州 자오핑昭平 현에 위치한다. 카르스트 지형을 품은 고촌으로 천년 세월을 이어왔다. 아담한 마을이지만 문화대혁명 시기의 벽화 등이 여전히 남아있는 4A급 풍경구이다. 계림 여행은 대부분 양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에 비교적 가까운 곳에 하루 묵기에 참 좋은 마을을 다녀오는 것이 좋을 듯하다. 종사와 사찰, 우물과 오래된 나무 사이로 작은 또랑이 흐르고 아치형 다리도 봉긋하다. 마을 가운데에는 문화거리가 조성돼 있는데 객잔과 공예품 가게, 술집과 찻집도 즐비하다. 양숴에 간다면 하루 정도 더 시간을 내어 꼭 다녀오기를 추천한다.
인상류싼제印象刘三姐"는 좡족壮族의 전설인 노래하는 선녀 이야기를 소재로 구현된 실경무대극이다. 2003년 국경절 기간에 시연됐다가 2004년 7월 1일 정식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인상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첫발이기도 했다. 갈 때마다 공연을 보지만 그때마다 느낌이 다소 달라지곤 한다. 2016년에 약간 실망했는데 2017년 4월에 본 공연은 레퍼토리를 보강해서 그런지 옛 감동이 다시 살아났다. 약 1시간 가량 펼쳐지는 호수 위의 멋진 공연, 7편으로 나누어 올린다. 즐감하삼~ 1. 보고 또 봐도 또 설레는 양숴의 인상 공연의 시작 2. 붉은 천과 조명으로 호수를 불바다로 만든 뱃사공들 3. 호수 건너편은 소박한 마을, 호수에는 가마우지 등장하고 4. 호수 위에 펼쳐진 초승달 위로 날아다니는 선녀 5...
위룽허遇龙河는 계림산수 리장漓江에서 가장 긴 지류다. 수이어디水厄底를 출발해 칭룽챠오青龙桥를 거쳐 종점에 이르는 대나무 쪽배 주파竹筏 유람은 약 1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잔잔한 호수같은 강이지만 카르스트 지형으로 돌출된 계림산수를 즐기며 가는 유람은 신선놀음과 다르지 않다. 가끔 가마우지도 만나노라면 공연히 슬픈 새의 운명도 생각해본다. 종점에 이르면 배가 바닥에 닿는데 조금 세게 부닥치면 들고 있던 핸드폰을 놓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번에 내리니 주변에 아름다운 꽃이 환영해주는데 이름을 알 길이 없다. 하여간 아주 예쁘다.
위룽허遇龙河는 계림산수 리장漓江에서 가장 긴 지류다. 양숴를 찾는 사람들은 모두 대나무 쪽배인 주파를 타고 표류漂流를 즐긴다. 마침 주말이라 관광객이 꽤 많아서 좀 기다려서 그런지 더 설렌다. 뱃사공과 탈 사람이 정해지면 안락한 의자에 조심스레 앉아야 한다. 출렁이는 대나무 위에 사뿐히 앉기란 쉽지 않다. 이제 서서히 물살을 헤지며 출발한다. 급류에서는 두 발을 들지 않으면 첨범 빠지는 대나무 따라 신발이 다 젖는다. 오솔길 같은 길 옆에는 맥주도 판다. 시원한 맥주 한잔 마시며 차분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가는 재미는 이곳 양숴 위룽허에 가지 않고는 맛 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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