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림산수갑천하, ‘산수’에 감정이입하고 ‘천하’를 두고 싸우고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계림산수 ② 이강 유람, 싱핑고진 300리 뱃길 이강(灕江) 유람을 떠난다. 구이린 동북 방향에서 발원해 시내를 통과하고 동남쪽으로 흘러간다. 160km에 이른다. 카르스트 봉우리가 띠처럼 잔뜩 이어진 양숴(陽朔)까지 구간이 가장 아름답다. 아침에 선착장에 도착해 배를 찾는다. 한참 헤맨 끝에 타야 할 배를 찾았다. 객실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 어수선하다. 한참 지나서야 뱃고동이 울린다. 2~3분 간격으로 배가 출발한다. 창문 밖으로 보니 시야에 보이는 배가 40대가 넘는다. {계속}
용과 호랑이가 포효하고 별과 달이 반짝이는 소수민족 다랑논 마을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계림산수 ① 다랑논 마을 핑안촌, 구이린 시내 인천에서 직항을 타면 구이린(桂林)까지 4시간 걸린다. 광시좡족자치구(廣西壯族自治區) 북부에 위치한다. 꽤 많은 사람이 찾는 인기 여행지다. 카르스트 봉우리가 멋지기 때문일까? 소녀의 젖가슴인 양 상상하는 매력이 풍성하다. 대한민국 땅에서 태어났다면 결코 본 적 없는 풍광이다. ‘계림산수갑천하(桂林山水甲天下)’는 감탄사다. ‘계림 경치가 최고!’ 남송 시대부터 회자됐으니 800년이나 유행어다. 봉긋한 봉우리를 연상하는 유람만 생각하기 쉬운데 꼭 그렇지 않다. ‘용과 호랑이가 포효하고 별과 달이 반짝이는’ 다랑논 마을이 구이린에 있다. {계속}
학과 원숭이도 차마 지나가지 못하는 검문관 조도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쓰촨 ⑤ 랑중고성, 검문관 조조가 한나라의 일등공신 한신에 비유한 장군이 있다. 정사 ‘삼국지’에 나오는 기록이다. 장합(張郃)이다. 서기 215년 선봉장 장합은 촉나라를 향해 파죽지세로 진격했다. 유비는 장비를 보내 맞서게 했다. 장합은 군대를 물려 후퇴했다고 담백하게 기록했다. 소설은 훨씬 드라마였다. 패장 장합은 조조의 사면령 덕분에 겨우 사형을 면했다. 장비는 조조의 ‘한신’을 물리치고 7년이나 랑중(閬中)을 지켰다. {계속}
얼굴이 팍팍 바뀌는 변검, 발원지에서 봐야 오리지널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쓰촨 ④ 촉풍아운, 팬더기지, 삼성퇴, 낭원선경 20년 전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변검(變臉) 공연을 처음 봤다. 후다닥 얼굴이 바뀌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다. 10여 차례 관람했는데 감탄은 한결같다. 리드미컬한 반주에 맞춰 순식간에 변하는 맛을 그 무엇도 흉내가 어렵다. 도포 휘날리며 얼굴이 사라지고 어느새 바뀐 얼굴. 처음 알려진 시기는 불분명하다. 청나라 건륭제 시기인 18세기 말에 시작됐다는 짐작만 한다. 발원이 쓰촨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청두에 전문 공연장이 많다. 친타이루(琴臺路)에 위치한 촉풍아운(蜀風雅韻)으로 간다. 매일 밤 1시간 30분 동안 공연한다. 홍등과 조명이 어울린 무대가 단정하다. 긴 주전자로 차 ..
노자를 만난 공자가 산비둘기를 데리고 간 까닭은?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제노 문화 ③ 취푸 공자가 노자를 여러 번 방문했다. 예(禮)에 대해 물었고 무위(無爲)라 답했다. “사기”, “좌전”, “공자가어” 등이 기록하고 있다. 노자 고향으로 추정되는 루이(鹿邑)에 가면 도관인 명도궁(明道宮)에 문예정(問禮亭)이 있다. 당시 최고의 석학인 노자를 찾아 문답하는 장면이 조각돼 있다. 오른손 검지를 곧추세우고 설명하는 노자다. 셋만 모이면 반드시 배울만한 스승이 있다고 공자가 말했다. 전국을 주유하던 공자가 노자를 만난 일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계속}
한여름의 피서지 공중초원에서 본 개기일식, 태어나서 처음이야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허베이 서부 ② 장자커우 공중초원과 바오딩 청서릉 태행산(太行山)은 북위 34도에서 43도에 걸쳐 있다. 허난성 서부를 시작으로 허베이성 북부에 이르며 직선거리로 대략 750km다. 동경 110도에서 114도 사이다. 우리나라로 수평 이동하면 ‘전라남도 진도군에서 함경북도 김책시 앞바다까지’라 생각하면 된다. 서쪽은 고원이며 동쪽은 평원이다. 최고봉은 해발 3,061m의 오대산이다. 남북으로 1,000m 정도 고도 차이가 나는 가파른 산맥으로 명산이 줄줄이 이어진다. 융기와 침식을 거듭한 지각운동으로 산을 넘어가는 지렛목이 생겼다. 예로부터 팔형(八陘)이라 했다. 산맥을 가로지를 수 있는 험로가 여덟 곳이라는 말..
역참에서의 하룻밤, 서태후와 광서제는 서로 등 돌리는 사이?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허베이 서부 ① 장자커우 계명역과 난천고진 1421년 명나라 영락제가 베이징 천도를 선언했다. 수도 방위를 공고히 하고 몽골 민족의 남하를 방어할 목적으로 경사북방선(京師北防線)을 구축했다. ‘경사’는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 ‘수도’라는 뜻이다. 만리장성 관문인 거용관(居庸關) 바깥으로 요새, 보루, 봉화대를 세웠다. 북방선 남쪽으로 자연스레 군사도로이자 무역로가 생겨났는데 경사북로(京師北路)라 부른다. 이 길을 따라 이자성 민란 군대가 하늘을 찌를 듯 깃발을 펄럭이며 수도로 진군했고 몽골계 오이라트 부족을 정벌하러 청나라 강희제의 전마(戰馬)가 출정했다. 1900년 8월 15일 새벽, 서방 8개 연합군이 침공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