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랑이였다가 용이 된’ 사상가, 벼슬 거절도 품격 있게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장쑤 ⑤ 쑤저우 졸정원, 쿤산 천등고진 ‘하늘에는 천당(天堂), 땅에는 소항(苏杭)’이라 했다. 청나라 중기의 사회비판소설 홍루몽 제1회에 ‘인간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부귀풍류(富贵风流)의 땅 고소(姑苏)’가 등장한다. 쑤저우의 옛 이름이다. 소설의 서두를 끄집어내는 진사은과 가우촌이 살던 장소로 서쪽 성문인 ‘창문(阊门) 밖 10리 산당(山塘)’에서 시작한다. 대보름날 밤 진사은은 애지중지하던 어린 딸 영련(英莲)을 잃어버리고 폭삭 늙는다. ‘항저우에 서호가 있고 쑤저우에 산당이 있다’라고도 한다. 수향 풍광이 아름다운 산당으로 간다. {계속}

오나라 왕의 무덤 입구인 연못, 세대를 뛰어넘은 서예가의 솜씨 경연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장쑤 ④ 우시 삼국수호성, 쑤저우 호구 태호(太湖) 북쪽 우시(无锡)에 영화 드라마 촬영장이 있다. 삼국성과 수호성이다. 1987년 개장 이후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했다. ‘삼국연의’, ‘수호전’은 물론이고 무협인 ‘사조영웅전’, ‘소오강호’와 ‘무미랑전기’, ‘미인심계’, ‘꽃 피던 그해 달빛(那年花开月正圆)’ 등이다. 예쁘게 색감을 입힌 드라마와 다르니 기대를 낮춰야 한다. 5A급 관광지라 입장료만 2만 원이 넘는다. 베이징 고궁보다 헝덴에 있는 명청궁원(明清宫苑)이 3배나 비싼 중국이다. 고궁은 ‘공짜’로 받았고 촬영장은 ‘수억’ 투자했으니 당연하다는 중국식 사고방식이다. {계속}
황제로 16년, 찰나처럼 지났다고? 시간은 높고 낮음의 구분 없이 모두에게 평등!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장쑤 ③ 창저우 엄성과 우시 혜산고진 양저우에서 경항대운하를 따라 남쪽으로 약 100km 내려가면 창저우(常州)에 이른다. 기원전 춘추 시대 오나라 땅이었다. 이미 마음속으로 약속한 심허(心许)를 지키고자 무덤 옆 나무에 보검을 남긴 계찰(季札)의 봉읍으로 연릉(延陵)이라 했다. 사마천도 ‘오태백세가(吴太伯世家)’에 인자하고 덕성이 풍부한 군자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계찰괘검(季札挂剑)’의 땅 창저우는 수나라 시대 처음 등장하는 지명이다. {계속}
오류를 가장한 파격, 풍류에 몰두한 당송팔대가 구양수를 지적하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장쑤 ② 양저우 수서호와 대명사, 최치원기념관과 개원 사실 양자강이란 강은 없다. 장강의 별칭이란 말도 어쩌면 틀렸다. 양저우를 지나는 구간을 부른다고 하지만, 그런 지명은 없다. 물산이 풍부한 장강삼각주의 역사문화 도시로 장강과 대운하가 교차한다. 한나라 시대에는 ‘장강과 회수의 물이 모두 모인다’는 강도(江都)였다. 1952년에 시작한 남수북조(南水北调), 남방의 물을 북방으로 끌어가는 사업의 발원지 중 하나다. ‘전대에 돈을 가득 넣고 학을 타고 양주로 가고 싶다’는 은운의 글이 생각난다. 돈과 명예, 장수를 상징하는 양주지학(扬州之鹤)의 땅으로 간다. {계속}
진시황의 망령인가? 6주 만에 30만 명이 학살된 난징의 운명[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장쑤 ① 난징 대학살기념관, 부자묘, 중산릉 1937년 12월 13일 일본군이 난징을 침공해 점령했다. 눈과 귀, 입으로 도저히 형언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난징대학살, 중국은 난징다투사(南京大屠殺), 일본은 난징즈껜(なんきんじけん)이라 한다. 대학살을 ‘대도살’과 ‘사건’으로 서로 달리 부르는 만큼의 거리, 즈껜은 ‘사건’의 일본말이다. 같은 시대 세 나라는 서로 달랐다. 그저 ‘사건’은 이듬해 1월까지 6주 동안 무려 30만 명을 ‘도살’했다. 난징은 당시 중국의 수도였다. {계속}
금면왕조 공연, 중원 문명에 대한 자랑은 그저 애교로 봐 줄만[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베이징 문화여행 ⑥ 국자감과 환락곡 원명청 왕조의 수도였던 베이징, 최고학부 국자감을 찾아간다. 내성의 안정문(安定门) 부근에 있다. 공자 사당인 공묘(孔庙)와 붙어 있다. 입장권을 사면 두 곳을 함께 본다. 한나라 무제가 대일통(大一统)을 선포하며 공자 사상에 기반한 왕도정치를 추구하며 유교를 국시로 삼았다. 송나라 이후에는 국교나 다름없었다. 베이징에 수도를 마련한 원나라도 1306년 국자감을 세우고 인재 발굴의 요람으로 삼았다. {계속}
‘다섯 수레의 책을 싣고 궁핍을 두려워하지 않는’ 팔대괴는 어디에?[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베이징 문화여행 ⑤ 선남문화와 조양극장 베이징 내성의 성문은 모두 9개다. 동, 서, 북쪽에 2개씩, 남쪽에 3개다. 남쪽에는 전문이라 불리는 정양문을 통해 천안문과 자금성으로 이어진다. 전문 동쪽에 숭문문(崇文门), 서쪽에 선무문(宣武门)이 있다. 고대의 예법에 맞춰 좌문우무(左文右武)를 따랐다. 베이징 최초의 불교 사원 법원사(法源寺)가 있고 전진도(全真道) 도관인 백운관(白云观)이 가깝다. 명청 시대 서민 문화가 활발하게 꽃핀 공간이다. 서민이 울고 웃던 서커스의 주인공 흔적도 있다. {계속}
해발 7,556m의 설산과 빙하.. 동티베트 여운을 되새기며[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동티베트 ④ 절다산, 해라구, 상리고진 타궁초원을 지나 남쪽으로 내려간다. 1시간도 걸리지 않아 도착한 마을은 신두챠오다. 쓰촨에서 가장 예쁜 풍광을 지니고 있어 계절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진작가가 꽤 동경하는 도시다. 동쪽 끝 상하이부터 서쪽 끝 티베트 3대 도시 시까쩨에 이르는 318번 국도가 지난다. 차마고도는 여러 갈래인데 윈난에서 라싸에 이르는 길이 많이 알려져 있다. 또 하나는 쓰촨에서 출발한다. 차마고도 흔적을 지닌 천장공로(川藏公路)다. 중국 한복판을 동서로 가로지른다. 국도 길이가 무려 5,476km, 경부고속도로의 13배다. 중국에서 가장 긴 국도다. 신두챠오 시내를 벗어나 동쪽으로 달린다. 쾌청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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