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황(敦煌) 시내는 아주 작고 좁다. 장거리 시외버스 터미널인 창투치처잔(长途汽车站)이 있는 밍산루(鸣山路) 거리에는 외국 여행객들을 위한 호텔이나 식당이 아주 많다. 그 중에서 두 군데 식당이 참 인상에 남아 소개한다. 한글로 ‘한국여행자들의 여행기록이 있습니다’라고 문 입구에 써 있어서 들어갔다. 테이블이 네 개 밖인 아주 작은 식당이다. 정말 2002년 7월부터 한국여행자들이 남긴 방명록이 있는데, 그걸 읽어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우리나라 요리를 시키고 기다리는 동안 아주 머리가 이미 배부르다. 정작 주인은 한국말을 못하고 대신 일본어를 좀 하는 듯하다. 이곳에서 만난 학생과 다시 우루무치에서 만났다. 그렇게 이곳은 한국 여행객들을 위한 연락처로 자리잡고 있다. 또 한군데는 John’s In..
‘삼국지(三国志)’가 유행이다. 중국 야사인 를 포함하는 대명사 ‘삼국지’가 중국 영화와 드라마에서 그 동안 참았던 봇물이 터지듯 쏟아지는 것을 보니 정말 중국을 대표해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문화콘텐츠의 원형인가 보다. 류더화(刘德华)와 홍진바오(洪金宝가 출연한 ‘용의 부활(见龙卸甲)’에 이어 우위선(吴宇森) 감독, 량자오웨이(梁朝伟)와 진청우(金城武), 장전(张震)이 출연한 ‘적벽(赤壁)’이 스크린을 찾아오고 있다. 이어 대형 역사 드라마 ‘삼국’도 캐스팅이 끝난 상태이다. 어린 시절 만화와 소설로 밤을 지새며 읽고 꿈으로 재 탄생하던 동화 같은 이야기가 직접 문화산업의 수백 억대 자본이 투자돼 화려하게 나타나니 즐거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용의 부활’에서 조명된 촉의 오호장군 조운의 이야기는 진..
밍사산(鸣沙山) 역시 관광지라 낙타와 모터자동차(ATV)를 탈 수 있다. 낙타를 타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꽤 낭만적이다. 고등학교 때인가 본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인가 막 그런 장면이 연상되고 그랬다. 사막을 가로질러 가는 실크로드 상인들의 모습 같기도 하다. 물론, 돈 내고 즐기는 여행이긴 하지만, 날씨가 더워서인지 그런 상상도 아주 금방이다. 이전에 네이멍구(内蒙古) 초원에서 탔던 모터자동차가 있어서 가격을 흥정(50위엔)하고 탔다. 울퉁불퉁한 사막을 넘고 넘는다. 운전사가 운전대를 나에게 건넨다. 부릉거리며 달렸다. 정말 신난다. 그리고 이게 참 말을 잘 듣다가도 안 듣는다. 사막을 넘어가는데 사막이 어디 똑바른 길이던가. 좌우로 확 기울다가 쓰러질 듯 불안하다. 다시 내려오는 길에 운전사 뒤..
밍사산(鸣沙山)은 사막 산이다. 둔황(敦煌)에서 남쪽으로 불과 5킬로미터 떨어졌으니 아주 가깝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도 20분이면 도착한다. 둔황 자체가 사막 가운데 조성된 도시임을 알 수 있다. 밍사산은 사람들이 사막모래를 밟으며 지나가면 모래가 흐르는 소리를 빗대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만큼 산도 꽤 높다. 동서로 40킬로미터, 남북으로 20킬로미터에 이르는 사막 사이에 우뚝 솟은 산이다. 해발은 1650미터 정도이나 가깝게 가서 보면 수십미터에 이르는 등산로가 보이기도 한다. 너무 더워 감히 오를 생각을 못했다. 밍사산에는 위에야취엔(月牙泉)이라는 오아시스가 있다. 밍사산에 둘러싸인 작은 샘인데 그 생김새가 초승달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위에야(月牙), 달과 이빨? 초승달을 말한다. ..
[중국발품취재80] 항저우 시후 2 9월 20일 항저우 둘째 날이다. 숙소 체크아웃을 했다. 하루 더 묵을 예정. 하지만 멋진 시후를 바라볼 수 있는 베란다. 그런 호텔을 찾으러 몇 군데 돌아다녔는데 방이 없다. 비수기 평일인데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 오늘은 시후의 남쪽을 두루 감상할 생각이니 숙소를 구하러 후빈루(湖滨路) 남쪽으로 걸어갔다. 한참 만에 조용한 호텔 하나를 찾았다. 꽤 고급스런 분위기가 난다. 가격도 '착한'데 사람들도 친절하다. 터미널에 가서 버스 표를 예매하고 싶다고 하니 바로 앞 골목길 안에 있는 우체국에 가면 된다고 알려준다. 우체국에 가니 사람들이 줄을 많이 서 있다. 곧 추석이라 시골에 있는 부모, 다른 지방에 있는 친구나 친지에게 위에빙(月饼)을 보내는 사람들이다. 너무 ..
5개 블로그에 총 방문수 4억 중국 인구는 공식적으로 13억 2천만 명이 넘는다. 해외에서 중국어로 접속해서 정보를 이용하는 인구는 합하면 인터넷으로 접근할 수 있는 총 잠재인구를 15억 명은 될 듯하다. 중국 인구가 억~억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블로그 방문수도 억~억 하다는 것이다. 중국 유명포털 5곳에 블로그를 개설하고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지 1년 2개월 만에 총 방문 수(클릭 수)를 무려 3억9천5백만이나 기록했다. 과연 어떤 블로거가 4억이나 되는 방문 수를 기록할 수 있을까. 블로그 이름은 이고 이곳에 글을 쓰는 사람은 사민농(沙黾农)씨로 증권 및 주식전문가로서 증권 신문 기자를 거쳐 현재 부편집장이며 난징대학진링학원의 뉴미디어 학과의 객좌 교수이기도 하다. 1949년에 태어났으며 소수..
중국에서 인터넷을 한다는 것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비해 엄청난 인내를 필요로 합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는 많이 좋아졌는데 시골 동네로 가면 그것은 거의 고통에 가깝습니다. 제가 인터넷으로 다음을 접속하는 모습이 마치 슬로우비디오 보는 느낌입니다. ‘페이지 여는 중’이라는 메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찹니다. 메신저로 보내는 것도 16바이트씩 숫자가 보일 정도입니다. 게다가 해발고도 높은 곳에 오면 더 그렇습니다. 라사에서는 노트북 켜고 2~30분만 작업하면 갑자기 꺼져서 헉~ 드디어 노트북 고장이구나 걱정 무지하게 했는데, 다시 평지로 내려가니 괜찮았습니다. 노트북도 고산병으로 고생한 셈이지요. 하여간 이곳은 둔황입니다. 한 호텔에서 인터넷하면서 인간성 테스트 중입니다. 게다가 오프라인 동영..
시내 버스를 타고, 둔황 시내에서 동남쪽으로 약25킬로미터 떨어진 곳, 황량한 사막 벌판을 한 시간 가량 달려 세계적 보물이라는 모가우굴(莫高窟)에 이르렀다. 우선, 입장료가 160위엔이나 하고 가이드가 붙으면 20위엔을 더 내야 한다. 그리고, 카메라, 캠코더는 물론이고 가방조차도 못 가지고 들어가게 한다. 가방을 맡겨야 하고 그러면 다시 보관료도 내야 한다. 이것은 거의 강매 수준이다. 그리고 간혹 가이드에게 특별요금을 내면 더 많은 곳을 관람도 시켜준다고 하는데 이는 엄밀히 말해 사기에 가깝다. 실제로 이런 식으로 관람해, 꽤 감명 깊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세 군데 정도의 큰 굴과 웅장하고 세밀한 불교문화를 호흡하기에 나쁘지 않다. 다만, 그 외 많은 동굴들은 다 나무문으로 막았고 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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