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악보다 아름답다는 황산 가는 길에 있는 정감呈坎은 팔괘촌八卦村으로 유명하다. 주희朱熹가 '강남제일촌'으로 칭찬한 마을이다. 에 따르면 '음은 감이고 양은 정'이라는 이기통일, 천인합일의 팔괘풍수에 따라 마을이 구성됐다. 미로처럼 생겨 미혼진迷魂阵으로 조성됐다고도 한다. 당나라 말기에 거주하기 시작한 나씨罗氏 집성촌으로 천년 세월을 지니고 있다. 팔괘에서 감坎은 물을 상징하는데 마을에 들어서면 수량이 풍부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한, 정감 마을은 정呈 글자처럼 아흔아홉개의 골목으로 이뤄진데다 많은 가옥이 다닥다닥 붙어 서민들이 올망졸망 모여 산다. 마을로 들어서니 영흥호 호수를 지나 좁은 골목을 따라 13세대 조상 라동서罗东舒 선생의 사당에 이른다. 석조石雕와 채회彩绘도 강남제일사당에 어울리는 품격이다...
안휘 황산시 서현에는 당월패방棠樾牌坊이 자리잡고 있다. 포찬효행방鲍灿孝行坊을 비롯 '충효'와 관련된 7개의 패방군이 나란하다. 명청시대의 안휘 고촌락을 상징하는 멋진 패방이 있는 마을에는 두 개의 사당이 마주보고 있기도 하다. 명나라 시대 사당인 돈본당敦本堂은 병부좌시랑을 역임한 포상현鲍象贤을 모신 사당으로 남사男祠라 부른다. 여사女祠도 있는데 청의당清懿堂이다. 청나라 시기 세운 것으로 휘황찬란한 휘상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희생한 포씨 부녀를 모신 사당이다.
룽촨촌龙川村 호씨종사胡氏宗祠는 목조예술박물관木雕艺术博物馆이자 민족예술전당民族艺术殿堂이라 불린다. 지붕을 따라 내리는 비가 인상적인다. 사당 바로 동쪽에 작은 문으로 들어서면 정가사당丁家祠堂이 자리잡고 있다. 지붕에 마치 도깨비처럼 생긴 독특한 문양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호씨 촌락에 정씨가 함께 사는 이유는 풍수지리 관념과 관련이 있다는 전설이 있다. 나중에 기사 등으로 자세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룽촨촌은 이번 여행에서 꼭 보고 싶었는데 다행히 도로시설이 좋아서 다녀올 수 있었다.
안휘성 지시绩溪는 후진타오 전 주석의 고향(출생지 아님)이다. 이곳 룽촨촌龙川村은 호씨 집성촌으로 호씨종사胡氏宗祠가 있고 맞은 편에는 멋진 혁세상서방奕世尚书坊이 자리잡고 있다. 종이 공장도 예전에 있었나보다. 이 지역은 우리 한지처럼 유명한 종이가 생산된다. 명나라 병부시랑을 역임한 호종헌胡宗宪의 저택을 지나 종사가 지닌 위엄을 느껴본다. 향현사乡贤祠에는 고향을 빛낸 역대 성현을 봉공하고 있기도 하다. 후진타오는 주석 임기를 모두 마친 2013년 9월 부인과 함께 고향의 호씨종사를 방문한다. 방문 당시 재미난 이야기가 좀 있다. 이건 나중에 다시 담아야겠다.
중국 4대고성 중 한 곳인 서현歙县 휘주고성徽州古城을 찾는다. 수많은 고성 중 관청이 있으면 꽤 큰 마을이다. 새로 건축한 관청이라 옛 맛은 없다. 휘주고성의 상징은 마을 한 가운데에 있는 대학사 패방인 허국석방许国石坊이다. 보통 팔각패루八脚牌楼라고도 부른다. 명나라 시대의 학자로 대학사, 국자감 제주(교장)를 역임한 허국의 금의환향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다. 돌에 새긴 문양과 글씨 등이 예사롭지 않다. 관광객의 주목을 끄는 패방 거리는 서민의 주거지이기도 하다. 사람들과 마주치며 거리를 거닐어본다.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