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중국비즈니스포럼 송년회를 가려고 경복궁 역에서 내렸는데, 마침 [불조심 만화 포스터 입상작 전시회]가 열렸다.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일반부로 나누어 공모전이 있었고 이를 역사 내의 서울메트로미술관에서 전시 중이었던 것이다. 우수상, 최우수상을 비롯 장려상까지 미술관 벽 양 옆으로 늘어선 포스터를 보노라니 학교 다닐 때 꼭 때 되면 언제나 포스터를 그려오라는 숙제에 머리를 싸메고 고민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도 그렇게 하는 지는 몰라도, 하여간 예전에는 추운 겨울이 오려고 하면 반드시 이 엄청난 '불조심 포스터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 같다. 가장 인상적인 포스터는 초등학생부 장려상인 '1학년 1반 9번 불조심!'에 귀여운 소화기 캐릭터 그리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였다. 포스터 안의 흔..
베이징 싼롄(三联)서점을 찾았다. 베이징 둥청취(东城区) 미술관둥제(美术馆东街)에 있는 서점(동시에 출판사이기도 함)인데, 그 역사가 사뭇 오래 됐고 권위가 있다. 생활(生活), 독서(读书), 신지식(新知)이라는 3가지 모토를 지닌 서점이어서 싼롄이라 하고 베이징 사람들은 얼화(儿化)를 달아 '싼랼'이라 한다. 왕푸징 부근이고 미술관이 있어서 책과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이곳 서점 2층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아담한 까페가 하나 있다. 분위기가 아주 좋아서 앞으로 자주 애용해야 할 듯하다. 책을 사서 읽어도 되고 대중잡지도 많아서 커피 한잔하기 딱 좋다. 조명이나 내부장식도 오밀조밀하면서도 깔끔하다. 더 좋은 것은 금연이라는 점이다. 정 담배를 피고 싶으면 바깥에 잠시 나가서 피고..
베이징 5호선 지하철을 타고 둥쓰(东四)역에 내렸다. 후배(사회과학원박사과정, 중국당대철학전공)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낮부터 시내를 돌다가 한 서점을 찾아가는 길이다. 장기판 대국이 벌어지는 지하철을 나와 룽푸쓰제(隆福寺街)를 지나야 한다. 후배 왈, 이 거리에는 패션 의류가게들이 즐비한데, 일반적인 여성의류가 아니라 약간 야하고 튀는 의상이면서 저렴한 옷을 선호하는 패션걸들이 주로 오는 곳이라고 한다. 꽤 의미심장한 뉘앙스이다. 굳이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마치 '나가요걸'들이 자주 온다는 뜻인가? 하여간 골목 거리를 들어서니 옷가게들이 즐비하다. 서쪽으로 왕푸징다제(王府井大街) 북쪽 길인 메이슈관둥제(美术馆东街)에 이르는 좁은 골목길이다. 해가 저물어 서서히 가게 조명이 빛나기 시작한다. 하늘의 ..
베이징 지하철은 몇 년전까지만 해도 핑궈위엔(苹果园)과 쓰후이둥(四惠东)을 잇는 1호선만 있었는데 8통선과 2, 5, 10, 13호선에 공항고속 지하철과 올림픽 지선까지 복잡하게 됐다. 그만큼 시민들의 교통로서의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개통되는 지하철은 깨끗하기도 하지만, 외부와 내부 모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문화콘텐츠를 담고 있어 기분이 좋다. 얼마전 베이징에 갔을 때 5호선 둥쓰(东四)역에 내렸는데 플랫폼 한가운데 장기(象棋)가 놓여 있어 흥미로웠다. 대리석을 깔고 그 속에 장기판(象棋盘)의 선을 긋고 장기말(象棋棋子)을 새겼으니 정말 한판 장기 전쟁이 준비중이다. 장기는 중국역사에서 초한(楚汉)의 쟁투, 항우와 유방이 천하를 두고 경쟁하던 배경을 삼고 있음을 알고 있다. ..
10월 23일, 글로벌원정대원들과 함께 텐탄(天坛)공원에 갔다. 원래 일정은 바다링(八达岭) 장성이었는데, 바람도 몹시 부는데다가 시간도 넉넉하지 않아 가까운 곳으로 고른 것이었다. 5년만에 다시 갔는데 그 모습 별로 별할 리 없다. '탄'은 제단으로 제사를 올리는 곳. 이곳은 1420년 명나라 영락(永乐)제에 건축됐으며 명청 양대의 황제가 하늘에 예를 올리던 곳이니만큼 그 품격이 높고 세계문화유산으로 손색이 없다. 다만, 유명하다는 것이 그만큼 관광객들의 홍수 속에서 둘러봐야 한다는 이야기니 고즈넉하게 문화유람을 즐길 기대는 다소 접어야 한다. 입장료는 내부의 건축물들을 다 둘러볼 수 있는 통합티켓이랄 수 있는 롄퍄오(联票) 가격이 비성수기(淡 季, 단지)에는 30위엔, 성수기(旺季, 왕지)에는 35위..
대둔산에서 가장 멋진 곳은 구름다리일 것이다. 대둔산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곳이기도 하고 사실 이 구름다리때문에 이번 산행에 따라 나선 것이기도 하다. 안개가 자욱하다. 늦가을과 초겨울 어디에 섰는 지 모를 차가운 날씨에 온통 하얀 빛깔이 산 천지를 수놓았으니 나름대로의 새로운 맛을 찾아야 할 듯하다. 늦가을의 정취를 한껏 기대하고 온 보람도 없다. 금강구름다리 부근까지 치솟는 케이블카가 있다. 1시간에 두번 운행한다고 적혀 있어서 그냥 걸어오르려 했는데, 약속시간도 아닌데 운행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인적이 드물어서인가. 1~2명이라도 실어나른다니 잽싸게 올라탔다. 1인당 3,500원. 운행은 약 6분이니 아주 가깝다. 원경은 안개에 갇혀버렸고 케이블카 창문 사이로 위 아래로 그나마 남아있는 모습을 기억..
장샤샤(张沙沙)는 화장기 없는 애띤 얼굴로 자신이 가수이며 박진영의 JYP 소속인 것을 대단히 기뻐하고 자랑했다. 중국 동북지방의 치치하얼(齐齐哈尔)이 고향인 20살 아가씨이다. 노래가 좋아, 스타가 되고 싶어 박진영 사단에 들어왔으니 대단한 자부심을 지닌 듯하다. 지난 10월 23일, SK텔레콤 글로벌원정대와 함께 방문한 곳에서 그녀를 만났는데, 사실 장샤샤 뿐 아니라 많은 배우와 가수를 양성하고 매니지먼트를 하는 곳이었으니 바로 이곳에는 3개의 독특한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한 공간에 어우러저 있다. JYP 소속의 중국가수 쟝샤샤 방문한 회사 건물 SK텔레콤은 싸이더스HQ와 박진영의 JYP, 그리고 중국의 레이블 회사인 TR뮤직(타이허, 太合麦田)에 각각 투자해 중국에서 대중문화 비즈니스를 런칭했다. 더..
지난 주말 대둔산을 다녀왔다. 충청남도와 전라북도를 가르고 선 도립공원. 우리는 진산면을 거쳐 산 입구에 도착했다. 해발 878미터로 비교적 얕은 산이지만 동학혁명군이 마지막까지 항전을 할 정도로 산세가 가볍지 않다. 공원 입구에 박히어 선 장승들이 해학적이다. 이들은 지나는 사람들의 코 속으로 내음을 풍기려고 시선을 유혹하려는 듯하다. 처음 보면 '웃기는군' 하다가 보면 볼수록 속에서 웃음이 터져나올 정도로 잘 생겼다. 우체통 옆에 붙어있는 것도 이상한 아웃테리어가 아닌가. '사람과 산 쉼터'의 '산'도 산을 새겼다. '추억만들기'를 위해 '만남의 광장'에서 만나자는 것인가. 입 벌린 장승과 입 다문 장승, 둘 다 굉장히 웃긴다.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둘 다 웃겨죽인다. 이빨 달랑 두 개 남은(솟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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