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녀산성의 신비한 자연 경관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5월26일 오녀산성의 하늘은 축복 그 자체였습니다. 오녀산성 곳곳에서 생활했던 고구려인들의 숨결이 느껴집니다. 자연이 주는 감흥만큼 역사로의 여행도 의미가 있습니다. 이씨엔티엔(一线天)은 정말 하늘과 닿아있는 줄인 줄 착각이 듭니다. 바위와 바위 사이에 좁게 난 틈이 바로 하늘로 향하는 길이라 생각하니 신비롭습니다. 정신없이 내달리다 넘어지기도 했습니다. 오녀산성의 옛 성터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고구려 유리왕이 만든 오녀산성 터의 발자취 앞에서 우리 조상의 기상을 흔적처럼 밟아가는 취재여행은 즐겁기 그지 없습니다. 앗~ 중국정부는 자기네 땅의 어느 한 지방정권인 양 '고구려정권'이라고 표기한 입장권을 뒤늦게 보고 혼자 흥분하고, 말도 못하고 심장을 ..
5월26일 집안에서 만난 택시운전사와 함께 환인 오녀산성 취재에 나섰습니다. 환인(桓仁)에는 오녀산성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산성을 오르려면 차를 타고 한참을 가야 하고 십팔반이라는 계단을 타고 끈기 있게 올라가야 합니다. 태산에서 만났던 지옥같은 십팔반 계단을 이곳에서 다시 만나니 감회도 새롭습니다. 오녀산성의 별미는 단연 나무입니다. 나무는 바람을 벗삼아 하늘을 향해 멋드러진 모습을 드러냅니다. 하오한송(好汉松)은 절벽 위에 생명의 빛을 굳게 뿌리 박고 섰습니다. 마치 산 아래 세상을 지배하는 듯한 자태로 말입니다. 계곡을 이어주는 다리는 이름도 귀엽게 자매교입니다. 자매교 아래 좁은 바위 틈새로 하늘과 나무는 멋진 향연을 부립니다. 너무 감동이라 한동안 머무르며 최상의 여행이 이런 것이 아닐까, 즐..
[중국발품취재61] 양숴 대나무 뱃놀이와 류싼제 공연 양숴(阳朔)의 씨제(西街)는 세계적인 여행책자들이 강력 추천하는 곳이다. 서양인들이 많이 찾는 거리라 양런제(洋人街)라 하기도 하는데, 거리 분위기가 굉장히 서구적으로 꾸며져 있다. 또한, 공예품 파는 풍물거리이면서 술집거리이고 배낭여행객들의 숙소가 아주 많다. 씨제는 보행 거리라 자동차나 자전거가 진입하지 못한다. 1킬로미터도 되지 않는 짧은 거리에는 온갖 형태의 술집(酒吧), 식당(餐厅), 호텔(饭店), PC방(网吧), 커피숍(咖啡厅), 공예품가게(工艺品店) 등 외국인들을 위한 거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등이 예쁘게 밝혀져 있는 작은 호텔에 숙소를 잡고 거리를 걸어 다니면서 둘러봤다. 초상화를 그려 파는 가게에는 '오사마 빈 라덴'도 있고 '히..
조선족 택시 운전사가 북한 땅이 아주 가깝게 보인다며 데려다 준 집안 시 외각의 강변에서 북한 아이들 다섯명이 놀고 있습니다. '애들아' 부르니 정겹게 손을 흔드네요. 빨래하는 아주머니들도 보입니다. 북한과 잇닿아 있는 강변도로를 달리니 주은래가 북한에 양도한 섬 하나가 보입니다. 국내성 터와 환도산성을 둘러보고 저녁에 해물조개구이를 먹었습니다. 택시운전사랑 나이가 같아 친해졌습니다. 술도 한잔 하면서 통일도 이야기하고 역사도, 고향도 이야기하고...그렇게 밤이 깊어갑니다.
5월25일, 단동에서 버스로 무려 6시간이나 걸려 집안에 도착했습니다. 집안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타고 장군총과 고인돌, 광개토왕 비석과 능을 봤습니다. 두 곳 입장료를 각각 따로 20위엔을 받습니다. 우리 민족의 역사를 관광수익으로 벌어간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을 리 없습니다. 장군총 무덤 안과 광개토왕 능 안은 사진 촬영도 금지돼 있습니다. 정말 무슨 이유로 그러는지 모르지만 광개토왕 비석은 유리로 가두어 두고 밖에서만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고구려'를 마음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드넓은 벌판을 말 달리며 기상을 떨치던 우리 민족, 우리 고구려 조상의 혼과 닿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광개토왕비의 비석에 새겨진 1775자의 글자 속에 고구려의 역사, 생생한 기상이 그대로 새겨..
'국가보안법'을 떠올리며 잽싸게 다른 배를 타고 끊어진 압록강 철교와 북한 어선과 주민들을 가까이 보고 되돌아 올 때까지 북한 땅을 밟으면 큰일난다는 착각에 휩싸였습니다. 북한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통일이 되면 서로 같이 배를 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습니다. 물론 중국 땅에서가 아니라 북한 땅에서 말입니다. 하여간 통일도 생각하고 여전히 살아있는 '국가보안법'도 떠올린 긴장되고 재미난 압록강이었습니다. 6.25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끊어진 다리, 단교에 올랐습니다. 북한 쪽 다리와 불과 100미터 거리도 안돼 보이지만 현실은 대단히 멀어보였습니다. 안개 속이라 더욱 분위기가 생생한 압록강 떠다니는 배의 엔진소리가 통일을 위한 북소리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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