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四川) 청두(成都)에는 ‘세계 최대’라고 하는 판다 곰 생태공원이 있다.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로 국보(国宝)로 취급하고 있으며 그 행동이 아주 귀여워 사람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다. 7월16일 한창 더운 계절이었지만 마침 이슬비가 내려 날씨가 서늘했다. 그래서 날씨가 더우면 꼼짝하지 않는 판다 곰들이 아주 총출동했다. 운이 좋았던 셈이다. 판다를 중국에서는 슝마오(熊猫)라 부르는데, 다른 종류와 구분을 위해 다슝마오(大熊猫), ‘자이언트 판다’ 라고 부른다. 갓 태어난 아기부터 약간 작고 몸 빛깔이 붉은 샤오슝마오(小熊猫)인 ‘레드 판다’, 그리고 다슝마오 무리가 있다. 이 공원에는 따쓩마오를 유아기(幼年), 준 성인기(亚成年), 성인기(成年)에 따라 각각 분류돼 있기도 하다. ‘레드 판다’도 ..
[중국발품취재87] 수저우 2 - 타이후 스공산 10월 2일 오후, 수저우(苏州) 시내 호텔에서 인터넷으로 뉴스 읽고 자료 찾고 하다가 샤워도 하고 TV도 보고 과일도 깎아 먹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약간 지루해 시내 구경을 하고 싶었다. 바깥은 국경절 연휴로 시끄러웠다. 황진저우(黄金周)가 막 시작되었는데 많은 시민들이 몰려나와 매우 혼잡하다. 중국 춘제(春节), 라오둥제(劳动节)와 함께 3대 황금연휴이라 보니, '13억'의 나라답다 하겠다. '동방의 베니스'라 불리는 수향이며 예로부터 '수항저우메이런(苏杭州美人)'이라 했다. 미인이 많기로 유명한 도시. 상하이(上海)에서 불과 1시간 거리에 있는 소득수준이 꽤 높은 도시 중 하나이다. 황금연휴가 되면 백화점들은 바야흐로 갖가지 세일행사를 진행한다. 전통적..
변할 변(变)자에 뺨 검(脸).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도 이 삐엔리엔(变脸)을 보거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아주 많을 듯하다. 나 역시, TV나 영화, 드라마 중에 본 것 말고도 베이징 등지에서 몇 번 봤다. 단골인 베이징의 라오써(老舍) 차관의 주요 메뉴이니 꽤 본 셈이다. 그리고 유명 고급식당인 따짜이먼(大宅门)에서도 본 적이 있다. 아들 우혁이도 두 곳에서 두 번 봤을 텐데, 넋을 잃고 무아지경으로 보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스촨에서 직접 보니 그 격이 다르다. 우선 등장하는 배우들이 아주 많다. 그리고 무대의상에서부터 음악, 동작의 세련된 맛과 다양한 기술이 등장하는, 그야말로 원조의 맛이 난다. 순식간에 얼굴, 즉 표정이 바뀐다. 아마도 삐엔미엔(变面)이라 하지 않고 삐엔리엔(变脸)이라고 하듯이..
쓰촨(四川)의 어릿광대 무대극, 즉 샤오처우쥐(小丑剧)인 군덩(滚灯)이다. 머리에 흔들리는(滚) 촛불 등(灯)을 얹어서 부리는 묘기를 무대극으로 승화한 것으로 오랫동안 명성을 유지해 온 이 군덩은 스촨의 독보적인 절기이기도 하다. 연기가 시작된다. 어릿광대(小丑)로 분장한 세상물정 모르는 남편인 피진(皮筋, 또는 皮金)이 도박에 연연하는 것을 알게 된 부인(妻子)이 화를 내며 버릇을 고치려 한다. 머리 위에 등이 있는 사발을 올리고 나무걸상을 오르내리라고 벌을 주고, 불어서 등불을 끄라고도 하는 것이 이야기의 설정이다. 이 벌이 바로 군덩이라는 묘기로 둔갑한 것이다. 배꼽 빠질 정도로 웃기는 코믹한 연기이면서 신나는 묘기이다.
고음을 내뿜는 악기인 나즈(呐子) 독주이다. 나즈는 날라리라고도 부르고 쒀나(唢呐)라고도 하는 태평소와 같은 악기의 통칭이다. 높은 소리를 내다보니 새소리를 자연스럽게 흉내 낼 수 있겠다. 그래서 연주하는 곡 이름도 바이냐오차오펑(百鸟朝凤)이다. 시작하자마자 마치 새가 날아드는 듯 슬프게도 울고 화들짝 거리며 날아오르며 울기도 한다. 혼신의 힘으로 태평소의 고음을 아주 절묘하게 불러내고 있다. 정말 신기한 것은 후반부이다. 여전히 태평소가 관객들의 귓가를 사로잡는다 싶더니 갑자기 태평소 대신에 왼손에 감춰진 작은 나즈의 소리이다. 그런데, 때로는 사람 목소리가 그냥 터져 나오는 듯 착각이 든다. 이러한 연주방식, 즉 한 사람이 여러 가지 나즈 악기를 불며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것을 카시(卡戏)라 부르는데,..
손으로 하는 그림자 놀이 셔우잉시(手影戏)다. 이것 역시 중국에서 아주 그 역사가 오래 되었다고 한다. 우리 어릴 때 할머니가 밤 불빛에 문풍지를 무대 삼아 해주던 아련한 기억이 있는데 그 동심을 일깨우기 충분한 공연이다. 그림자 놀이에도 여러 갈래가 있다. 손으로 하는 셔우잉씨도 있지만 종이인형으로 하는 즈잉시(纸影戏)도 있고, 가죽인형으로 하는 피잉시(皮影戏)도 있다. 그러나, 종이나 가죽으로 만든 인형으로 무대 뒤에서 조종하는 그림자놀이와 손으로 하는 그림자놀이는 근본적으로 좀 다를 것이다. 손의 마술과 손동작의 마술의 차이라 할 수 있겠다. 다 같은 손이라 하더라도 주연배우인지 조연배우인지 그 차이는 분명할 것이다. 셔우잉씨를 연기하는 배우는 참 젊고 단정한 인상이다. 그러나 그 모습은 나중에 인..
스촨(四川) 지방의 전통무대극을 사천극, 즉 촨쥐(川剧)라고 한다. 경극, 징쥐(京剧)도 그렇지만 여간 마니아가 아니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토막극 형식으로 재미난 부분만 골라 무대에 올리기도 하고 그러는 것이다. 슈펑야윈(蜀风雅韵)이 소개한 이 사천극의 이름은 징디엔시취(经典戏曲)라고 한다. 징디엔이란 말은 소위 클래식이라는 의미, 고전이란 뜻이고 시취는 놀아본다는 희(戏)와 노래가락이라는 곡(曲)인데 경극이나 사천극, 곤극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고전희곡이라는 것인데, 말을 그렇게 붙인 듯하고 실제로는 지루한 희곡을 보다 대중화하기 위해 곡예나 중국무술인 쿵푸의 동작을 곁들여 재창조한 것으로 이해된다. 관광지에서 맛 보는 이러한 희곡은 정통 중국 전통무대극에 비해 훨씬 재미있다. 물론, ..
무어우시(木偶戏) 또는 쿠이레이시(傀儡戏)라고 하는 꼭두각시 놀음이다. 손으로 인형을 조종하는 것이니 그렇게 부르는 것이겠다. 그런데, 장터우(杖头), 즉 나무막대를 가지고 조종한다고 해서 슈펑야윈(蜀风雅韵)에서 장터우무어우시(杖头木偶戏)라고 소개하고 있다. 원래 한나라 시대부터 전해내려 오는 것이라 하는데 스촨 지방 특유의 음감과 무대극이 접목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한다. 베이징을 비롯해 북방지역에 있는 퉈어우시(托偶戏)가 무대 뒤에서 인형을 조종하는 것에 비해 약간 차이가 난다. 가죽으로 만든 인형을 무대 뒤에서 조정해 그림자로 보여주는 피잉(皮影)이라는 것도 있다. (피잉은 윈난성 따리 천룡팔부성에서 취재했으니 조만간 기대~) 멀리서 보면 아리따운 아가씨가 간드러진 춤사위를 추는 듯 착각이 들기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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