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품취재79] 항저우 시후 1 샤오싱(绍兴)에서 항저우(杭州)까지는 불과 1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시후(西湖)의 낭만이 그리웠다. 2003년 출장 때 잠시 본 여유로운 풍광, 시원한 바람이 떠올라 터미널에서 후빈루(湖滨路)로 가는 동안 가슴이 울렁거렸다. 호반에 있는 호텔 가격이 꽤 비싸다.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모습을 상상해 물었더니 대부분 500위엔 이상이다.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1/5 가격으로도 깨끗한 호텔들이 많다. 짐을 놓자마자 만반의 준비를 하고 호수로 향했다.호수! 수많은 호수 중에서 서쪽에 있는 호수, 시후는 중국에 꽤 알려진 곳만 해도 어림잡더라도 50여 개나 된다고 한다. 그 중 누구라도 항저우를 대명사로 꼽는다. 시내 남쪽에 동쪽 바다로 흘러가는 치엔탕장(钱塘江) 하류 부근에 ..
[중국발품취재78] 루쉰의 고향 샤오싱 오후 2시 버스를 타고 샤오싱(绍兴)으로 갔다. 2시간 남짓 도로를 달리는 중에 비가 점점 그치고 있다. 7월에 시안(西安)에서 만났던 유학생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숙소를 정하고 나니 다시 비가 세차게 퍼붓는다. 약속 장소로 가서 한국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고 또 맥주를 한잔했다. 루쉰(鲁迅)의 고향. 이곳 정보를 많이 얻었다. 9월 19일 아침, 시내버스를 탔더니 금세 루쉰 고향 마을(鲁迅故里) 앞에 세워준다. 빗물에 젖은 거리에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많다. 입구 담벼락에 왼손에 든 담배의 연기가 피어나는 모습의 루쉰(1881~1936) 초상화가 있다. 여느 다른 곳의 휘황찬란한 모습과 달리 흑백의 판화 같은 분위기는 정말 대문호의 가치를 대변하는 듯하다. 루쉰은 필명..
[중국발품취재77] '비바람 속의 텐이거' 도서관에 잠입한 책 도둑 9월 17일, 오후 저장(浙江) 성 닝보(宁波)에 도착했다. 회원 호텔 주소를 확인하니 렌펑루(联丰路)라 한다. 터미널에서 눈대중으로 봐서 별로 멀어 보이지 않았다. 좀 무겁긴 해도 걸었다. 그런데 가도가도 렌펑루 팻말이 나오지 않는다. 지도를 꺼내 다시 봐도 바로 근처인 듯한데 생각보다 멀다. 지도 상 직선거리로는 가깝지만 직선 도로가 없어 약간 돌아가겠지 한 것이 1시간을 걷게 된 것이다. 게다가 가까스로 렌펑루에 접어들었으나 번지수 316호를 찾느라 1호부터 꽤 고생한 셈이다. 이렇게 고생일 줄 알았으면 비도 부슬부슬 내리는데 택시를 탈 걸 후회가 된다. 호텔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와 짐을 푸니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
자위관(嘉峪关)에서 312번 국도로 안시(安西)를 지나는 길은 정말 사막 한 복판을 달린다. 아무 것도 안 보인다. 그저 황량한 벌판. 다시 안씨에서 둔황(敦煌)까지 두어 시간 달렸다. 그리고 둔황의 시장을 둘러봤다. 공예품을 파는 시장은 정말 이곳이 둔황이구나 하는 느낌을 물씬 풍긴다. 실크로드와 낙타, 그리고 막고굴 불상을 직접 현장에서 새겨 그려 파는 곳이 많다. 거리의 예술가들이 너무도 많다. 거리에서 은근하게 들려오는 악기소리가 흥미를 끈다. 가만히 보니 바로 쉰(埙)이다. 동그란 돌에 대 여섯 개 뚫린 구멍 사이에서 나오는 소리가 포근한 악기이다. 이 쉰으로 대장금을 연주하는 아저씨. 먹거리가 풍부한 야시장에 갔다. 둔황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싱피수이(杏皮水)가 참 시원하고 맛도 있다. 맥주도..
자위관(嘉峪关) 관청은 그 건물이 웅장해 천하제일웅관(天下第一雄关)이라 하며 변방의 요새(连陲锁钥)라고도 한다. 명나라 시대 홍무 5년(1372년)에 세워졌다. 관청 성곽에 오르면 멀리 눈 덮인 설산이 보이고 우루무치로 가는 기차 길과 도로도 한눈에 보인다. 관청 내에는 재미난 볼거리가 많은데 그 중에 지스옌밍(击石燕鸣), 즉 돌을 치면 제비 우는 소리가 난다는 돌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제비 한 쌍이 있었는데 어느 날 숫제비가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암제비가 성벽에 부딪혀 죽었다 한다. 그 이후로 제비가 앉았던 돌을 치면 제비 우짖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사람들도 제비는 길조라 여겨 장군들이 전쟁터에 나갈 때 부인이 아이들과 함께 이 돌을 치면서 무사기원을 했다고 전..
자위관(嘉峪关)에는 명나라 시대 만들어진 현벽장성(悬壁长城)이 있다. 옛 한나라 시대부터 망루의 형태가 있어왔는데 명나라 시대에 군사적 목적으로 장성을 쌓은 것이라 한다. 동쪽 끝이 산하이관(山海关)이라면 서쪽 끝이라 할 수 있다. 가파를 계단을 타고 올라 꼭대기에 오르면 넓은 전망이 꽤 시원하다. 멀리서 바라보면 검은 빛이 감도는 민둥산에 파란 하늘, 흰 구름이 잘 어울린다. 생긴 모습이 베이징 부근 바다링(八达岭) 장성과 사뭇 비슷하다고 해서 '서부의 바다링'이라 부르기도 한다. 중국 각 왕조에게는 군사적으로 중요한 곳이기도 했고 실크로드의 옛길이기도 하다. 그래서 최근(2005년) 쓰처우구다오(丝绸古道)라고 써놓고 실크로드와 연관된 인물들의 동상을 세웠다.
15시간 버스 타고 겨우 장예(张掖)에 도착해 곧바로 다시 새벽 1시 19분 자위관(嘉峪关) 행 밤 기차표를 끊었다. 그래서, 시간이 서너 시간 남았다. 서민들이 즐기는 민속악기 소리에 이끌리어 시내 공원에 가니 노래하고 춤 추는 사람들의 저녁 풍경이 정겹다. 밥도 못 먹고 한참 동안 그들의 서민적 정서에 기대 피로를 풀었다. 근처 야시장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새벽 기차를 탔다. 옛 실크로드의 동단 길로 우웨이(武威), 쥬취엔(酒泉), 둔황(敦煌)과 더불어 4대 허시저우랑(河西走廊) 중 한 도시인 짱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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